기존 사진을 일본 애니메이션 제작사 스튜디오 지브리의 스타일로 변환하고 이를 프로필 사진에 적용하는 일명 ‘지브리 프사’가 새로운 ‘밈’이 되고 있다. 가수 윤종신, 코미디언 이은형 등 연예인들까지 이 열풍에 탑승하면서, 스튜디오나 작가의 고유한 화풍을 모방하는 것에 대한 저작권 의식은 점차 흐려지고 있다.
‘지브리 프사’는 스튜디오 지브리와 디즈니 등 유명 애니메이션 스타일로 이미지를 변환해 주는 챗GPT 기능이 알려지며 생겨난 흐름이다. 윤종신은 자신의 SNS에 해당 이미지를 게재하며 “지브리에서 주연은 못 할 캐릭터다”라는 글을 게재했으며, 이은형은 남편과 아이의 사진을 변환해 게재하며 “재준 오빠 지브리가 아니라 놀부 아냐”라는 글을 남기는 등 하나의 유머 코드 또는 놀이처럼 해당 기능이 확산되고 있다.
방송인 홍석천, 전현무, 이현이, 설하윤, 장성규, 은가은, 허경환 그룹 슈퍼주니어 이특, 씨엔블루 이정신, 솔지, 손담비 등 다수의 연예인들도 이 흐름에 합류하며 이 기능이 얼마나 ‘대세’가 되고 있는지를 짐작케 했다.
다만 오픈AI가 해당 스튜디오들의 허락 없이 챗GPT에 특정 화풍을 학습시킨 것 아니냐는 지적과 함께 ‘저작권 문제’도 불거지고 있다. 특정 작품을 모방한 것이 아닌, 누군가의 화풍이나 스타일은 ‘표현 방식’이며 이에 이것을 모방하는 것만으론 저작권 침해가 되지 않는다는 저작권 문제의 구멍을 악용했다는 지적도 이어진다. 오픈AI와 지브리 측 모두 해당 사안에 대해 입장을 밝히지는 않았다.
연예인들까지 이 흐름에 합류하면서, 이미 창작의 영역에서 오리지널과 재창조의 영역이 흐려진 것도 사실이다. 미국 작가 단체는 오픈AI가 자신들의 저작 도서를 무단으로 사용해 AI 모델을 학습시켰다고 주장하며 집단 소송을 제기해 진행 중이며, 영화 ‘그녀(Her)’ 속 AI 목소리의 주인공인 배우 스칼릿 요한슨이 “오픈AI가 자신의 목소리를 모방했다”며 항의를 하는 등 저작권 침해 문제가 아직 해결되지 않은 뜨거운 감자인 것은 사실이다.
다만 이미 관련 법이 기술의 빠른 성장을 따라가지 못해 구멍이 생기고 있는 시점에서 더 새로운 담론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앞서 MBC에 입사한 AI PD 엠파고가 첫 연출로 입봉하는 과정을 담은 ‘PD가 사라졌다’를 연출하며 AI가 PD를 대체할 수 있을 지를 실험했던 최민근 PD는 “관련 규제 같은 것들이 따라가지 못하는 부분이 있다. 다만 이미 늦은 게 아닌가 싶다. 멀리 봤을 때는 결국 오리지널과 재창조의 경계가 무너질 수도 있을 것”이라며“다만 AI는 이제 함께 가야 할 존재로 봐야 할 것 같다. 나의 역할 또는 자리를 빼앗는 존재가 아니라, AI 기술을 얼마나 잘 활용하는지, 관련 능력이 필요해질 것 같다”고 전망했었다.
웹툰 시장에서도 AI를 활용해 웹툰 제작 시간, 비용을 단축하는 방안을 고민 중이며, 단편영화 ‘엠호텔’, ‘안녕 문희’ 등 AI를 활용한 영화들도 이미 관객들을 만났다. AI가 창작의 영역에 이미 침투해 있는 현재. I의 사회적, 윤리적 책임에 대한 법제화와 함께 AI와 창작자가 공존할 수 있는, 기술의 빠른 성장에 발맞추는 관련 연구와 정책 수립도 필요해진 시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