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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축은행, 연이은 신용등급 하향…"조달 코스트 낮아지면 회복될 것"


입력 2025.04.09 15:52 수정 2025.04.09 15:54        박상우 기자 (sangwoo@dailian.co.kr)

바로·JT친애, 신용등급 'BBB/부정적→BBB-/안정적'

지난해에도 저축은행 17곳 '신용등급·전망' 하향 조정

"업권 갖고 있는 조달코스트 낮아지면 건전성 회복될 것"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생(PF)의 부실 여파로 저축은행의 신용등급이 연이어 하락하고 있다.ⓒ저축은행중앙회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생(PF)의 부실 여파로 저축은행의 신용등급이 연이어 하락하고 있다. 업권 내에서는 부실채권 매각에 박차를 가하고 있지만, 얼어붙은 시장 분위기에 좀처럼 속도가 나지 않고 있다.


9일 금융권에 따르면 저축은행들의 대외신뢰도가 떨어지고 있다. 한국기업평가는 지난 7일 바로저축은행의 기업 신용등급을 'BBB/부정적'에서 'BBB-/안정적'으로 하향 조정했다.


한기평은 브릿지론 중심으로 건전성 관리 부담이 지속되고 있는 점, 충당금 적립 부담 증가로 수익성이 저하된 점 등을 반영했다. 실제로 자산건전성 지표인 고정이하여신(NPL)비율은 2022년 말 기준 3%였지만, 2024년 말 17%까지 급등했다.


한기평은 "부실 PF(프로젝트 파이낸싱) 정리가 진행되며 2024년 대비 수익성 및 자산건전성이 개선될 것으로 예상된다"면서도 "부동산 업황 고려 시 신규 부실 발생과 이에 따른 충당금 부담이 지속되며 지표 개선 속도를 더디게 할 가능성이 크다"고 진단했다.


업권 15위인 JT친애저축은행의 기업 신용 평가도 지난달 21일 'BBB/부정적'에서 'BBB-/안정적'으로 하향 조정됐다. 한국신용평가는 하향 사유로 ▲자산건전성 지표의 높은 부담 수준 ▲순이자마진(NIM) 개선에도 수익성 회복 지연 ▲동종 그룹(Peer) 대비 자본적정성 지표 열위 등을 꼽았다.


JT친애저축은행의 경우 2024년 말 기준 연체율(4.8%)과 NPL비율(7.2%)모두 전년 동기(연체율 6.5%, NPL비율 8.8%) 대비 개선됐다. 또한 업계 평균(연체율 9.9%, NPL비율 12.68%)과 비교하면 낮은 편이다.


다만, 한신평은 3건 이상 다중채무자 비중이 약 78.8%로 차주의 채무상환능력이 낮고, 실물경기에 매우 민감해 국내 경기회복이 지연되는 현 상황에서는 건전성 부담이 지속될 것으로 전망했다.


아울러 영업 축소로 인한 자산 감소 기조에도 불구하고 당기순손실 발생 등으로 자본비율은 상승하지 않았다고 한신평은 분석했다.


저축은행들의 신용평가 하향 조정은 지난해부터 이어졌다. 3대 기업 신용평가사(NICE신용평가, 한기평, 한신평)는 지난해 17곳의 저축은행의 신용등급을 하향하거나, 신용등급 전망을 하향 조정했다. 신용평가사로부터 신용등급을 부여받고 있는 저축은행 30곳 중 절반이 넘는 수준이다.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생(PF)의 부실 여파로 저축은행의 신용등급이 연이어 하락하고 있다.ⓒ연합뉴스

이같은 신용등급 하락은 자금조달 수단이 제한적인 저축은행에는 치명적이다. 저축은행의 주요 수신 조달 방안인 '퇴직연금'을 운용할 수 있는 신용등급 마지노선은 'BBB-'이다. 실제 퇴직연금을 통한 수신 조달 비율은 업계 지난해 하반기 기준 평균 26% 수준이다.


저축은행들이 연이은 신용등급 하향을 맞은 것은 업황 악화와 부동산PF 부실 문제에 따른 건전성 악화 등이 주요인으로 꼽힌다. 이에 저축은행중앙회 1조원 규모의 'PF정상화 펀드'를 조성하는 등 적극적인 부실채권 정리에 나섰지만, 부동산 시장 침체로 좀처럼 속도가 나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


저축은행업계 관계자는 "저축은행들의 신용등급이 하향된 주된 원인은 ▲연체, 부실 비율 등 건전성 지표 악화 ▲수익 감소 ▲업황 악화 ▲부동산PF 부실 영향 등이다"라며 "이런 문제들은 경기가 좋아지면 자연스럽게 개선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시장금리가 떨어지면 부동산, 내수 등 경기 전반에 영향을 미칠 것이다. 차주들의 상환능력도 좋아지면 자연스럽게 건전성 지표도 회복될 것"이라며 "저축은행들도 나름의 노력을 하지만, 건전성 악화에 더 큰 영향을 미치는 건 대내외적인 환경의 문제다. 업권이 갖고 있는 조달 코스트가 낮아지면 자산건전성도 회복될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이정환 한양대 경제금융대학 교수는 "과거에 저축은행은 부동산PF, 운수사업자 대출 등 특화적인 모형을사용해 대출을 내줬다. 하지만 경제 상황이 어려워지면서 회복이 되지 않고 있는 상황"이라며 "저축은행 특성상 경기에 민감한 사업을 주로 진행하다 보니 어려움이 지속되고 있다. 금리가 인하되면 자연스럽게 회복될 문제지만, 그렇지 않으면 지금 같은 상황이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박상우 기자 (sangwoo@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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