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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어진 뉴진스의 법적 공방, 사라진 민희진 [D:이슈]


입력 2025.04.18 14:48 수정 2025.04.18 14:54        이예주 기자 (yejulee@dailian.co.kr)

'뉴진스 엄마' 자처하더니, 뉴진스 코너 몰린 상황에서는 안 보여

그룹 뉴진스가 활동 중단을 선언한 가운데, 민희진 전 어도어 대표와 하이브 간 법적 공방은 여전히 진행 중이다. 멤버들은 최근 가처분 심문에 출석해 "저희는 무대에 다섯 명이 서지만 여섯 명으로 이뤄진 팀"이라고 언급하며 민 전 대표에 대한 변함없는 신뢰를 드러냈지만, 대중의 시선은 싸늘한 상황이다.


ⓒ데일리안 방규현 기자

뉴진스와 어도어 간 갈등의 시발점은 지난해 4월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하이브는 민희진 전 대표가 경영권 탈취를 시도했다고 주장했고, 민 전 대표는 두 차례의 기자회견을 열어 해당 의혹을 전면 부인할 뿐 아니라 '아일릿의 뉴진스 카피', '뉴진스 차별 대우' 의혹 등을 제기하며 여론전을 이어갔다. 양측의 의견 차는 좁혀지지 않았고, 지난해 11월 민 전 대표는 어도어와의 결별을 발표하며 경영 일선에서 물러났다.


이때부터 민 전 대표는 사실상 대중의 시선에서 사라졌다. 공식 석상 대신 법적 대응에 집중했고, 템퍼링 의혹이 일었음에도 제대로 된 해명 대신 하이브 전 대표이사와 일부 취재진을 명예 훼손 혐의로 고소하겠다는 입장 만을 정했다. 그나마 언론을 통해 알려진 것은 직장 내 괴롭힘으로 인해 노동청으로부터 과태로 처분을 받았다는 소식, 주주 간 계약 해지 확인 청구 소송에서 풋옵션 행사를 주장했다는 소식 뿐이다. 이 과정에서 뉴진스의 언급은 없었으며, 이는 논란 초반 '뉴진스 엄마'임을 강조하던 태도와는 확연히 다른 행보다.


뉴진스 멤버들은 민 전 대표의 퇴장 이후에도 지속적으로 그를 언급하며 독자적 활동을 이어갔다. 라이브 방송을 통해 "대표님이 돌아왔으면 좋겠다"고 말하는가 하면 전속계약 해지를 요구하며 기자 회견을 열었고, 새로운 SNS 계정을 개설했으며 'NJZ'라는 새 활동명도 발표했다.


그 사이 뉴진스는 점점 더 법적 싸움의 최전방으로 내몰렸다. 여기에 해외 매체와 인터뷰에서 한국 가요계 시스템을 넘어 한국 사회 전체를 '이상한 사회'로 만드는 혐한 발언을 하는 등 외부 이슈가 더해지며 여론마저 악화됐다. 멤버들을 강력하게 지지했던 팬덤 또한 '현재 상황 유지'와 '하이브와 대화해야 한다'는 등의 분열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도 민 전 대표는 보이지 않는다. 기자회견과 각종 입장문 등을 통해 끊임없이 뉴진스 멤버들을 소환했던 민 전 대표는 결국 멤버들을 전면에 내세운 후 뒤로 물러난 모양새다. 이러한 민 전 대표의 행보를 두고 "멤버들을 방패막이 삼은 것이 아니냐"는 비판이 이어지고 있다.


하이브와 민희진의 싸움이 하이브와 뉴진스의 싸움으로 변질되며, 가장 큰 대가를 치르게 될 쪽은 뉴진스 멤버들일 가능성이 높다. 천문학적인 액수의 위약금을 제쳐둔다 하더라도, 법적 분쟁의 장기화로 발생할 이미지 소비와 팬덤 결집력 약화, 브랜드 손실 등의 피해를 멤버들이 고스란히 짊어지게 됐다.

이예주 기자 (yejulee@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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