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기준 호주산 소고기 시장 점유율 45%
향후 요리사·푸드 콘텐츠 크리에이터 협업 지속
국내산 한우 가격이 여전히 고공행진 중인 가운데, ‘대체재’ 정도로 여겨졌던 호주산 소고기가 조용히 K-식탁을 장악해가고 있다. 한때 미국산에 밀렸던 호주산 소고기는 최근 몇 년 사이 프리미엄 마케팅과 안정적 공급망을 앞세워 국내 수입육 시장의 맹주로 자리 잡았다.
한국육류유통수출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로 수입된 소고기는 44만5723톤 규모다. 이 중 호주산이 약 45%(19만9220톤)를 차지했다. 미국산은 2022년 26만3455톤에서 지난해 21만5161톤으로 18% 줄어든 반면, 같은 기간 호주산은 16만2084톤에서 19만9220톤으로 24% 수입이 늘었다.
공급 안정성이 강점으로 작용한 탓으로 분석된다. 호주는 가축 질병이 거의 발생하지 않는 ‘청정국’으로, 사육 환경이 넓고 자연친화적인 데다 대규모 생산 시스템을 갖추고 있다. 국내 유통업체 입장에선 지속적이고 안정적인 물량 확보가 가능하다는 점에서 매력적이다.
반면 미국산 소고기는 공급부족을 겪고 있다. 미국 내 주요 축산 지역에서 지속적인 가뭄이 발생해 목초의 질이 저하되고 사료 비용 상승으로 사육이 중단되면서다. 여기에 상호 관세 영향 및 고환율로 인한 지속적인 물가 상승 등의 영향을 직접적으로 받고 있는 상황이다.
가격 경쟁력도 점유율 상승에 주효했다. 한우자조금관리위원회에 따르면 평균 한우 지육 도매가격이 1kg당 1만8500원에 달하는 반면, 호주산 곡물비육 소고기는 1kg당 8000~1만원 선에서 형성된다. FTA에 따라 대부분의 부위에 무관세가 적용되는 점도 영향을 미쳤다.
무엇보다 마케팅 전략의 전환이 먹혔다는 분석이다. 과거 ‘값싼 대체재’라는 인식을 벗고, ‘지속가능한 축산’과 ‘동물복지’, ‘친환경 사육’ 등을 전면에 내세우며 ‘가치 소비’를 키워드로 리브랜딩에 속도를 낸 전략이 긍정적인 효과를 가져왔다.
관계자에 따르면 이달 칸타 코리아(Kantar Korea)와 함께 진행한 ‘칸타 캠페인 평가 조사’ 에서 호주청정우는 접근성, 신뢰도‧품질, 맛, 신선도 등 전 항목에서 78점 이상의 높은 평가를 받았다.
호주축산공사 관계자는 “변화하는 세계 무역 환경과 불확실성 속에서도 호주는 한국의 신뢰받는 무역 파트너로 자리매김했다”며 “2028년에는 소고기 관세가 완전히 철폐되고, 2029년에는 세이프가드 조치 폐지로 한국 소비자들이 호주산 소고기를 더 쉽게 접할 수 있을 예정이니 지속적으로 많은 관심 부탁드린다”고 전했다.
이와 함께 호주산 양고기도 수입이 다시 늘고 있는 추세다.
공사 관계자에 따르면 국내 양고기 시장에서 10년 이상 95% 이상의 점유율을 보인 호주청정램의 경우, 외식 시장 위축으로 작년 수입량이 감소세를 보였으나 올해 1분기에 다시 회복세를 보이는 중이다.
이에 공사는 올해도 호주산 고기 수입 확대를 위해 국내 시장에서 요리사·푸드 콘텐츠 크리에이터·프리미엄 유통업체와 협업을 지속해 나갈 예정이다.
외식업계와 손잡고 레시피를 제안, 개발하는 것이 대표적이다. 스타 셰프와 손잡고 간편식 개발에도 속도를 낸다는 방침이다.
고혁상 호주축산공사 지사장은 “2025년에도 호주산 소고기와 양고기의 생산량이 강세로 전망됨에 따라, 올해 역시 호주산 축산물의 안정적인 공급과 더불어 국내 수입육 시장에서 점유율이 증가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이어 “호주축산공사는 건강하고 청정한 호주산 축산물을 공급하는 것을 넘어, 호주청정우와 호주청정램이 더욱 신뢰받고 친숙한 브랜드로 자리매김할 수 있도록 변화하는 육류 소비 트렌드와 국내 소비자 니즈에 부합하는 다양한 활동을 지속해 나가겠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