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물산 수주 박차…연간 목표 달성 ‘초읽기’
대우건설·현대엔지니어링·SK에코플랜트 0건
건설 경기 침체 속 선별 수주 전략도 ‘한 몫’
재건축·재개발 등 도시 정비 수주 시장에서 건설업계의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래미안’ 브랜드를 앞세운 삼성물산은 올해 누적 수주 규모가 벌써 5조원에 달했지만 아직 마수걸이도 못한 건설사도 여럿이다.
22일 도시정비업계에 따르면 삼성물산 건설부문은 전날인 21일 서울 성북구 장위8구역 공공 재개발 수주에 성공하며 역대 최대 도시정비 사업 수주액을 달성했다. 장위8구역은 서울주택도시공사(SH)가 시행자로 참여하는 공공재개발 사업으로 공사비 규모만 1조1945억원이다.
이에 따라 삼성물산의 올해 도시정비사업 수주 누적액은 4조7505억원으로 연간 기준으로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이는 수주 목표액(5조원) 대비 95.1% 수준으로 지난해 연간 수주액(3조6398억원)은 이미 넘어선 상태다.
삼성물산은 지난 1월 총 사업비 1조5696억원 규모의 서울 한남3구역 재개발사업 수주를 시작으로 ▲송파 대림가락아파트 재건축(4544억원) ▲강서구 방화6구역 재건축(2416억원) ▲송파구 한양3차아파트 재건축 (2595억원) ▲서초 신반포4차아파트 재건축(1조310억원) 등을 잇달아 수주했다.
오는 24일 시공사 선정을 앞둔 광진구 광나루현대아파트 리모델링까지 수주할 경우 목표액을 조기 달성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 외 압구정2구역, 영등포 여의도 대교아파트 재건축, 성동구 성수전략정비구역 재개발 등에도 참여를 예고했다.
이같은 삼성물산의 공격적인 행보는 선별 수주에 집중했던 지난해와 대비되는 모습이다. 계열사 부진으로 내부 거래 물량이 급감한 탓도 있지만 올해 사업성이 높은 재건축·재개발 사업장이 많아 공격적인 수주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롯데건설과 GS건설도 2조원대 수주고를 달성했다. 롯데건설은 지난 20일 7034억원 규모의 부산 가야4구역 주택재개발정비사업을 따냈다. 올해 5건의 정비사업을 수주하며 2조5313억원의 실적을 냈다. GS건설도 지난 1월 부산 수영1구역(6374억원)과 서울 중화5구역(6498억원) 등 2건의 재개발 사업을 유치하며 2조1949억원의 수주 실적을 기록 중이다.
그 뒤를 이어 포스코이앤씨(1조4532억원)·현대건설(1조780억원)·HDC현대산업개발(8565억원)·DL이앤씨(3993억원)등의 순이었다.
반면 대우건설과 현대엔지니어링, SK에코플랜트 등 일부 건설사는 아직 신규 수주를 신고하지 못했다. 부동산 경기 침체 장기화 속 선별 수주 전략을 취하는 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다만 2분기부터 대형 사업지에서 차례로 시공사 선정에 나서면서 속속들이 수주 실적도 채워질 전망이다.
대우건설은 경기 군포1구역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다. 현대엔지니어링은 상반기 시공사 선정 앞둔 성북구 장위15구역 수주를 검토 중이다. 대전 서구 변동A구역에서도 물망에 올랐다. 앞서 현엔은 대전 도마·변동재정비촉진지구에서 1구역과 4구역 수주를 따냈다.
SK에코플랜트는 면목7구역을 올해 첫 정비사업으로 노리고 있다. 지난 8일 2차 시공사 선정 입찰 마감 결과 SK에코플랜트와 현대건설 컨소시엄이 단독 입찰해 수의계약이 유력하다.
업계 한 관계자는 “건설사들이 공사비 상승 등을 이유로 당초 수주를 목표로 하던 곳에서 발을 빼는 경우가 늘어나고 있다”며 “사업성을 따져 보수적으로 수주전에 뛰어드는 경향이 짙어지고 있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