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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개 숙였으나 주먹쥔 노무현 ´상경중´


입력 2009.04.30 12:21 수정        

한달 칩거에 초췌한 얼굴로 노사모에 손 흔들고 버스 탑승

길엔 지지자 뿌린 노랑 장미꽃잎들…경호-언론차량 뒤따라

30일 노무현 전 대통령이 검찰에 출두하기 전 경남 김해시 봉하마을사저 앞에서 만감이 교차하는 표정으로 주먹을 불끈 쥐고 있다.
노무현은 주먹을 불끈 쥐었다. 위아래 입술을 입안으로 모아 넣고 굳게 다문 특유의 표정도 지어보였다.

취재진의 카메라를 피해 한 달 가량 사저 안에서 칩거한 탓인지 얼굴은 초췌했다. 그러나 눈과 표정에는 여전히 승부사의 표정이 묻어났다.

노 전 대통령은 버스에 오르기 전 취재진을 향해 대국민사과 형식의 짤막한 심경을 밝혔다.

20도 가량 고개를 숙여 인사한 뒤 “국민 여러분께 면목이 없습니다. 실망시켜 드려서 죄송합니다. 가서... 잘 다녀오겠습니다”라고 말했다.

간간히 알 듯 모를 듯 미소를 띄어보였다. 그러곤 주먹을 움켜쥐고 뚜벅뚜벅 대기 중이던 버스로 걸어갔다. 노란색 목도리를 맨 ‘노사모’ 회원들이 “노무현”을 연호하자 버스에 오르기 전 잠시 오른손을 들어 인사를 건네기도 했다.

청와대가 제공한 의전버스에 오른 노 전 대통령 곁에는 이날 검찰 수사석상에 배석할 문재인 변호사를 필두로 김경수 비서관, 전해철 전 민정수석, 문용욱 비서관 등이 동승했다.

이어 선도 차량의 에스코트를 받으며 노 전 대통령이 탄 버스가 출발했고, 경호차량과 언론사 차량 10여대가 뒤따랐다.

노사모 회원 수백명은 미리 준비한 노란색 장미꽃 수백 송이의 꽃잎을 일일이 떼어내 버스가 움직이는 앞길에 뿌렸다. ‘가시밭길을 잘 헤치고 오라’는 의미에서 꽃잎만 뿌렸다.

곳곳에서 흐느낀 이들은 노란색 풍선을 흔들며 “눈물로 보내지만 웃음으로 맞겠습니다”라는 구호를 외쳤다. 노 전 대통령 버스가 지나간 봉하마을 진입도로 옆 생가 공사 현장에도 ‘당신은 우리들 마음속의 대통령이십니다’ ’노무현 대통령님! 당신과 끝까지 함께 하겠습니다’라고 노사모 회원들이 내건 플래카드가 노란색 풍선과 함께 걸려 있었다.

노 전 대통령은 오전 11시 40분 현재 경부고속도로 남이분기점을 지나 충청북도 청주로 들어섰다. 잠시 뒤면 경기도에 진입할 것으로 보인다. 중간에 휴식을 취하지 않는다면 예정된 시각인 오후 1시 30분 검찰에 도착할 것으로 예상된다.

노 전 대통령의 도착 시간이 가까워지자 대검찰청 청사에도 긴장감이 감돌고 있다. 노 전 대통령과의 대질신문에 대비, 박연차 태광실업 회장도 대기시키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홍만표 수사기획관은 29일 “수사팀은 현재 조용하고 차분하다”고 분위기를 전한 뒤 “노 전 대통령의 혐의 사실을 입증할 수 있는 정황 증거가 100여개는 될 것”이라고 자신감을 내비쳤다.

노 전 대통령은 서초동 대검찰청에 도착하면 포토라인에 서서 기자들의 몇 가지 질문에 답한 뒤 곧바로 11층 특별조사실로 향한다.

노 전 대통령 신문을 담당하게 될 우병우 중수부 수사1과장 등은 소환 하루 전인 어제 검사 측과 노 전 대통령 측으로 편을 나눠 노 전 대통령의 방어논리를 깨기 위해 실제 상황을 방불케 하는 롤(역할) 게임을 벌인 것으로 전해졌다.[데일리안 = 김성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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