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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푸 분패’ 추성훈…생존 위한 돌파구는?


입력 2010.10.18 09:41 수정         김종수 객원기자 (asda@dailian.co.kr)

[UFC120]비스핑전 초반 선전 불구 분패

전략 밑그림 헝클어질 때 긴급 대처법 절실

현재로서는 상대를 위협할 수 있는 경쟁력 있는 무기 장착과 다양한 상황에서 페이스를 끌고 갈 수 있는 전략 수립이 더 시급하다.

세계 최대 종합격투기 무대 UFC에서 활약 중인 ´풍운아´ 추성훈(35·일본명 아키야마 요시히로)이 연패에 빠졌다.

지난 7월 크리스 리벤(30·미국)에게 막판 역전패를 당한데 이어 16일 영국 런던 O2 아레나서 열린 ´UFC 120 Bisping vs. Akiyama에서는 마이클 비스핑(30·영국)에게 완패(심판 전원일치 판정패)했다. 이로써 추성훈은 UFC 전적 1승2패, 종합격투기(MMA) 통산 전적은 13승2패(2무효)를 기록하게 됐다.

추성훈의 패배가 더욱 안타까운 이유는 연패한 두 경기 모두 승산이 있던 경기였기 때문이다. 리벤전은 3라운드 막판 ´트라이앵글 초크(Triangle Choke)´에 걸리는 어이없는 상황만 아니었다면 근소한 판정승이 예상됐던 흐름이었고, 비스핑전은 초반 눈 부상이 뼈아팠다.

타격전 속에 눈 부상을 입기 전까지만 해도 추성훈은 비스핑을 상대로 선전했다. 리듬을 타면서 끊임없이 스텝을 밟으며 아웃파이팅을 구사하는 비스핑을 구사하는 비스핑을 맞이해 상대적으로 덜 움직이면서도 정타 횟수에서 우위를 점하기까지 했다.

더욱 놀라웠던 것은 ´잽(jab)´의 활용도. 전형적인 타격가 비스핑은 원거리에서 잽으로 거리를 유지하다가 다음 공격을 이어가는 스타일이다. 어찌 보면 잽은 비스핑의 주특기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초반에 오히려 잽을 효과적으로 활용한 것은 유도가 출신 추성훈이었다.

비스핑은 자신이 타격을 가할 때마다 반박자 빠르게 꽂히는 추성훈 잽에 곤혹스러워 했다. 10cm의 신장차를 고려했을 때 추성훈이 얼마나 거리-타이밍을 잘 유지했는지 알 수 있는 대목이다. 적어도 초중반까지의 흐름만 보면 추성훈이 훨씬 유리했다.

그러나 눈 부상 이후 추성훈의 리듬은 완전히 깨졌다. 시야에 이상이 생긴 추성훈은 비스핑의 잔 펀치를 수차례 허용했고, 결국 자신의 페이스를 잃은 채 궤도 큰 훅만 남발하며 자멸하고 말았다.

영리한 비스핑은 확실히 유리한 상황에서도 불의의 한방에 대비해 난타전을 피한 채 철저히 원거리를 유지했고, 더불어 ´테이크다운(take down)´을 간간이 섞어주며 추성훈을 곤경에 빠뜨렸다.

하지만 눈부상 여부를 떠나 추성훈의 단순한 리듬은 UFC에서 생존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보완해야 할 문제다. 추성훈은 거리를 잡은 채 깔끔하게 공격과 수비가 오가는 상황에서는 굉장히 강하다. 공격은 많이 시도하지 않아도 빠른 동체 시력을 바탕으로 카운터에 능하고 스탭으로 상대를 압박할 줄 안다.

문제는 리듬이 깨졌을 때의 대처 방안이다. 리벤은 타격 자체는 추성훈에 비해 투박하지만 맷집과 한 방을 무기로 끊임없이 압박해 들어와 승부 자체를 ´진흙탕 싸움´으로 만들어버렸다. 그 결과 추성훈은 어쩔 수 없이 상대의 페이스에 말려 많은 체력을 소모했고, 막판 서브미션에 걸리는 결정적 악재로 이어졌다는 분석이다.

비스핑전 역시 눈 부상이 안타깝긴 했지만, 페이스가 흐트러지자 일방적으로 끌려간 모습은 더욱 안타까웠다. 나름대로 경기에 대한 밑그림을 그리고 나오다가 그것이 엉켰을 때 더 이상 카드를 꺼내지 못하고 있다. 동 체급에 올라운더형 파이터들이 즐비하다는 점을 떠올릴 때, 돌발 상황에 대처하는 다양한 준비가 절실하다.

물론 추성훈의 체격이 동체급에서 상대적으로 작은 편에 속해 어쩔 수 없는 부분도 있다. 작은 신장을 커버하고자 웨이트를 통해 몸을 키웠고, 힘이 실리는 공격을 구사하기 때문에 체력적인 부담도 만만치 않다.

하지만 이것은 미들급을 택한 추성훈이 극복해야 할 부분이다. 더욱이 리벤과 비스핑은 그래플링 공방전을 즐기지 않고 타격전을 고집하는 스타일이다. 어찌 보면 이들과의 승부는 추성훈이 승수를 쌓을 수 있는 좋은 기회였다. 이들도 넘지 못한다면 타격은 물론 강력한 레슬링과 서브미션 능력까지 갖춘 선수들과의 대결에서는 더욱 고전할 수밖에 없다.

추성훈 연패 뒤 일각에서는 웰터급으로의 체급 전향에 대한 의견도 나오고 있다. 그러나 웰터급에는 레슬링과 타격을 고루 갖춘 강자들이 즐비해 되려 상대성 면에서는 난적 스타일들이 더 많다. 게다가 추성훈의 체격은 웰터급에서 압도적이지 못해 체급을 전향한다 해도 딱히 신체적인 우위를 살릴 수도 없다.

감량의 어려움을 감안했을 때 체력적인 문제 역시 장담하기 어렵다. 오히려 현재로서는 상대를 위협할 수 있는 경쟁력 있는 무기 장착과 다양한 상황에서 페이스를 끌고 갈 수 있는 전략 수립이 더 시급하다.

과연 추성훈은 앞으로 동 체급 강자들과의 힘겨운 경쟁에서 어떻게 생존할 수 있을지, 연패에 빠진 풍운아 향후 행보에 귀추가 주목된다. [데일리안 스포츠 = 김종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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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수 기자 (asda@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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