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수경에 막말 들은 학생 "모욕감에 잠못잤다"
<직격인터뷰>탈북 대학생 백요셉씨 "의원 입에서 탈북자를 변절자라니..."
"탈북자들에게 변절자 새끼라니 그럼 김일성에게 변절했다는 말인가"
“우리 탈북자들이 대한민국 국회의원으로부터 ‘변절자’라는 소리, ‘개××’라는 소리를 들어야 하는 것이 너무 억울했다.”
임수경 민주통합당 19대 국회의원으로부터 막말을 들은 사연을 공개한 탈북 대학생 백요셉(28, 한국외국어대) 씨는 3일 <데일리안>과의 통화에서 “북한인권운동을 하는 탈북자는 이유로 국회의원으로부터 신변의 위협을 받은 사실이 충격적”이라고 말했다.
백 씨는 “임 의원이 승낙해서 함께 찍은 사진을 그의 보좌관이 신경이 쓰여 삭제했다고 하니까 북한식 개그로 ‘총살’이라는 표현을 쓴 건데 임 의원에게서 ‘몸조심해라’는 말까지 들으니 원통했다”고 토로했다.
백 씨는 지난 1일 서울 종로에 있는 모 식당에서 남성 2~3명과 함께 술을 마시고 있는 임 의원을 우연히 만났고, 북한에 있을 때부터 ‘통일의 꽃’으로 잘 알고 있던 임 의원과 기념사진을 찍고 싶어 요청을 했다.
처음 흔쾌히 승낙해서 다정하게 사진을 찍어줬던 임 의원은 이후 웨이터를 통해 백 씨의 핸드폰에 저장되어 있던 자신과 찍은 사진을 전부 삭제해버렸다는 것.
백 씨가 항의하자 웨이터는 “임 의원 보좌관들의 요구였다”고 해명했고, 이에 백 씨가 다시 임 의원에게 “선배님이 사진 삭제를 직접 말씀하셨는가요?”라고 묻자 임 의원은 “아니 난 그런 적 없어”라며 “나에게 사소한 피해가 갈까봐 (보좌관들이) 신경 쓴 것이라 이해하라”라고 했다고 한다.
이에 백 씨는 “알겠습니다”라며 임 의원의 해명을 수긍한 뒤 농담으로 “이럴 때 우리 북한에서는 어떻게 하는지 아시죠? 바로 총살입니다. 어디 수령님 명하지 않은 것을 마음대로 합니까”라는 말을 덧붙였다는 것이다.
당시 임 의원은 백 씨의 농담이 끝나자마자 얼굴 표정이 굳어지면서 ‘너 누구냐’라고 물었고 이후 백 씨가 ‘작년 말 TVN 백지연의 끝장토론에 임 의원님과 함께 출연했었다’고 답했다.
이때부터 임 의원의 입에서 막말이 시작됐다. 임 의원은 “어디 근본도 없는 탈북자 ××들이... 대한민국 국회의원한테 개겨”라며 “너 그 하태경하고 북한인권인지 뭔지 하는 이상한 짓 하고 있다지? 하태경 변절자 새끼 내 손으로 죽여버릴 거야”라는 막말도 쏟아냈다.
지난 끝장토론 방송에선 임 의원과 백 씨가 국가보안법 존치냐 폐지냐를 놓고 반대편으로 나뉘어 격렬한 논쟁을 벌였던 적이 있다.
백 씨는 “끝장토론 얘기를 꺼내자 제가 탈북청년연대 사무국장을 맡아 북한인권운동을 하고 있는 것을 임 의원이 기억해낸 것 같았다. 하태경 의원 역시 열린북한방송을 운영하며 북한인권운동가로 활동해왔기 때문에 싸잡아서 비난하려는 것으로 들렸다”고 말했다.
처음 임 의원의 막말을 멍하니 듣고 있던 백 씨는 ‘변절자’라는 대목에서 도저히 넘길 수가 없었다고 한다. 백 씨는 “저기요 선배님, 누가 누구를 변절했습니까? 당신이 아버지라고 부른 그 살인마 김일성을 하태경 의원님이, 그리고 우리 탈북자들이 배반했다는 말씀이십니까?”라고 반문했다.
이에 임 의원은 백 씨의 말이 채 끝나기도 전에 극도로 흥분해서 마구 고함쳤다고 한다. “급기야 ‘변절자 ××들아 조용히 살아. 몸조심해 알았어?“라는 폭언이 튀어나왔다”며 백 씨는 함숨을 내쉬었다.
백 씨는 “마지막 순간까지 ‘선배님, 누구 대신 경고해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절대로 몸조심해서 끝까지 살아남겠습니다’라고 물러났지만 집에 돌아와서 잠을 이룰 수 없었다”고 토로했다.
백 씨는 “우리 탈북자들이 이 나라 대한민국에 와서도 ‘김일성, 김정일을 반역했다’는 말을 들어야 하고, 이로 인해 노동당에 대한 죄의식으로 살아야 하나. 수백만 동포들이 굶어죽고, 맞아죽고, 얼어죽는 북한의 참혹한 현실을 보고 허황된 독재주의사상을 과감히 버린 하태경 의원을 변절자라고 하는 것은 과연 어느 쪽의 논리인지 묻고 싶다”고 말했다.
한편, 임 의원은 언론을 통해 파문이 확산되자 이날 정오쯤 자신의 트위터에 “신입 보좌관 면접 자리에서 보좌관에게 총살 운운한 학생을 꾸짖은 것이 전체 탈북자 문제로 비화되었군요. 하태경 의원과는 방식이 다를 뿐 탈북주민들이 안전하고 안정적으로 대한민국에 정착하도록 노력하는 측면에서는 관심사가 같습니다. 정책으로 일하게 해주세요”라는 궁색한 해명글을 올렸다.[데일리안 = 김소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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