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자 성추행 민주-언론 사실 은폐에 급급
새누리 "진보 주장하는 민주-미디어오늘 행태는 이율배반"
민주통합당 한 고위 당직자가 전국언론노조가 발행하는 매체인 ‘미디어오늘’의 여기자를 술자리에서 성추행한 의혹으로 해임된 사실이 열흘이나 지나서 밝혀지면서 파문이 일고 있다.
같은 자리에 있었던 미디어오늘 남성 기자도 같은 이유로 회사에서 징계를 받은 것으로 드러났다.
신의진 새누리당 원내대변인은 이날 국회에서 브리핑을 갖고 “근래 민주당 주요 당직자가 여기자를 성추행한 사건이 공공연히 회자되고 있다”며 “해당 언론사와 민주당에선 이를 숨기고 함구령을 내린 상태”라고 은폐 의혹을 제기했다. 해임된 당직자는 국회의원 보좌관 출신으로, 당 상임위원회의 수석 전문위원인 것으로 알려졌다.
신 원내대변인은 “과거 한나라당에서 강용석 의원의 여성 비하 발언 때 어떤 일이 일어났는지 생각해보면 격세지감을 느낀다”면서 “민주당은 남이 하면 나쁜 일이고 본인들이 하면 조용히 쉬쉬하거나 교묘한 말장난으로 넘어가면 된다는 아전인수의 태도를 보이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러자 30분 뒤 김현 민주통합당 대변인도 기자간담회를 갖고 “민주당 소속의 국회 전문위원이 지난달 5일 미디어오늘 기자 여러 명과 가진 술자리에서 여기자를 성추행한 사건이 일어났다”며 성추행 사건을 시인했다.
김 대변인은 이어 “당은 지난달 24일 당사자 A씨를 불러 사건 경위를 조사한 후 31일 인사위원회를 열어 A씨를 해임하는 등 당으로서는 필요한 조치를 취했다”고 해명했다.
미디어오늘도 이날 자사 홈페이지를 통해 “사건 다음 날부터 회사 차원에서 진상조사를 시작해 지난달 24일 진상조사 결과와 여성민우회 성폭력상담소 상담확인서를 민주당 감사국에 제출하고 A씨 처벌을 요구했다”고 밝혔다.
이어 “이 자리에 동석했던 미디어오늘 남성 기자도 성추행이 인정돼 인사위원회에서 정직 5개월 처분을 받았다”고 덧붙였다.
민주당과 미디어오늘에 따르면 A씨는 지난달 5일 미디어오늘 여기자 B씨 등과 함께 저녁 식사 자리를 가진 뒤 인근 노래방으로 자리를 옮겼다. 미디어오늘의 남성 기자 C씨도 합류했다.
이 자리에서 A씨는 신체 일부를 만지는 등 성적 수치심을 느끼게 하는 행위를 했고, 직장 동료인 C씨도 원치 않는 어깨동무를 했다고 B씨가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미디어오늘 측은 해당 사건을 한 달 여가 지나도록 공개하지 않은 것에 대해 “있을 수 없는 명백한 범죄인 것은 명확하나, 2차 피해 방지를 위해 언론보도에 유념해 달라”고 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진보 언론비평 전문지’를 자칭하며 그간 정치권과 언론계의 성추행 등을 적극적으로 보도해 온 미디어오늘이 자신들의 문제는 ‘구렁이 담 넘어가듯’ 지나가려고 한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변희재 한국인터넷미디어협회 회장은 이날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만약 새누리당 당직자가 미디어오늘 여기자 성추행했으면, 1면에 기사 싣고, 특보 찍고 난리났겠죠”라며 “성추행은 친노종북이 하든 보수우파가 하든 나쁜 겁니다. 친노종북에 성추행 당하면 참고 넘어가라는 미디어오늘, 언론도 아닙니다”라고 비판했다.[데일리안 = 조성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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