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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저스 갈 류현진 차출 '불편한 시선'


입력 2012.11.14 08:48 수정         데일리안 스포츠 = 김윤일 기자

대표팀 차출 후 이듬해 부진의 늪

환경 적응 등 태극마크보다 개인

류현진은 대표팀에 차출된 이듬해 부진한 모습을 보였다.

‘뛰자니 무리고, 안 뛰자니 대표팀이 걱정이고.’

메이저리그 진출을 가시권에 둔 류현진(25)의 WBC 대표팀 합류 여부가 초미의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다.

한국야구위원회(KBO)는 12일, 내년 3월 개최되는 제3회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의 국가대표팀 감독, 코칭스탭 및 참가선수 28명의 예비 명단을 발표했다. 투수 부문에서 가장 눈에 띄는 이름은 역시나 류현진이다.

예비명단 발표에 앞서 김인식 KBO 기술위원장은 “현재 대표팀에는 확실한 에이스감이 없다. 류현진이 빠지면 타격이 크다”라며 일찌감치 포함시킬 뜻을 내비쳤다. 류중일 대표팀 감독의 입장도 마찬가지다. 류 감독은 “일단 예비 명단에는 포함시킨다. 지금 류현진의 이름을 빼놓으면 나중에 데려가고 싶어도 구단과 협상을 할 수가 없다. 구단 측에서 안 된다면 그 때 대체선수를 뽑아도 된다”고 밝힌 바 있다.

류현진도 대표팀에 공헌하고 싶은 바람은 매한가지다. 류현진은 출전의사를 묻는 류중일 감독과의 통화에서 “당연히 가야죠”라며 대표팀 에이스다운 포부를 나타냈다. 하지만 현실은 결코 녹록치가 않다.


빡빡한 일정, 구단 측 의사가 중요

류현진은 앞으로 한 달 간 LA 다저스와 단독 협상을 벌인다. 류현진의 에이전트인 스캇 보라스는 자신만만하다. 보라스는 “류현진은 육성 프로젝트가 아니다. 최소 3선발급 이상”이라며 “일본서 뛰었더라면 포스팅 비용은 훨씬 컸을 것”이라고 엄포를 놓을 정도다.

다저스 역시 구단주가 바뀐 뒤 공격적인 선수 영입에 나서고 있는 터라 류현진이 생각하는 것 이상의 금액을 안겨줄 수도 있다. 대박을 꿈꾸는 선수 측과 대박 꿈을 이뤄줄 수 있는 구단과의 만남이라 계약은 일사천리로 진행될 전망이다.

일단 계약이 성사되면 류현진은 아메리칸드림을 이루기 위한 본격적인 몸만들기에 돌입한다. 여기에 새로운 문화와 팀 분위기에 익숙해져야 하며 동료들과의 원활한 의사소통을 위해 영어도 배워야 한다. 공교롭게도 WBC 본선 일정은 메이저리그 스프링캠프 기간과 겹친다.

결국 류현진의 WBC 출전 여부의 칼자루는 다저스 측이 쥐고 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하지만 구단 입장에서는 기존 선수가 아닌 새로 합류하는 선수가 스프링캠프를 뒤로 하는 것이 결코 달가울 리가 없다.

류현진 통산 성적.

빅리그 성공 위해 WBC 출전 과감히 포기해야

그동안 류현진은 대표팀 차출 후 적지 않은 후유증에 시달려왔다. 지금까지 류현진이 출전한 국제대회는 2006 도하 아시안게임을 시작으로 2007 대만 아시아 야구선수권, 2008 베이징 올림픽, 2009 WBC, 그리고 2010 광저우 아시안게임 등이다.

피로누적으로 인한 후유증은 다음 시즌 곧바로 드러났다. 평균자책점은 루키 시절 2.23을 기록한 뒤 2.94→3.31→3.57로 치솟았고, 승수는 줄어만 갔다. 국가대표 차출이 없었던 지난 2010시즌, 겨우내 충분한 휴식을 취한 류현진은 16승 4패 평균자책점 1.82로 커리어 하이를 찍었다.

하지만 광저우 아시안게임에 출전한 이듬해인 지난 시즌에는 각종 부상에 시달리며 데뷔 후 최소 경기 등판(24경기)은 물론 규정이닝을 넘기지도 못했다. 이후 몸 상태가 온전했던 올 시즌에도 류현진은 한대화 전 감독의 철저한 관리를 받으며 등판 간격을 조절 받았다.

무엇보다 이번 WBC가 시즌 개막을 코앞에 둔 3월에 열린다는 점을 감안할 때 류현진의 무리한 출전은 오히려 독이 될 가능성이 높다. 특히 류현진은 제2회 WBC에 출전한 2009시즌, 평균자책점이 자신의 커리어 사상 최악인 3.57에 머문 바 있다.

2013시즌은 류현진 개인은 물론 한국프로야구의 자존심이 걸린 중요한 한 해다. 류현진의 성공여부는 앞으로 메이저리그 구단들이 한국 야구를 평가할 바로미터라는 점에서 의미하는 바가 크다.

과거 일본프로야구는 노모 히데오에 이은 스즈키 이치로의 성공으로 메이저리그 진출 붐이 일어난 바 있다. 일본 야구를 다시 보게 된 메이저리그 구단들이 최근 마쓰자카 다이스케와 다르빗슈 유에게 거액의 돈다발을 안겨준 이유도 이들의 활약이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류현진이 태극마크를 달고 WBC에서 활약할 기대감, 이번에는 잠시 내려놓아야 하는 이유다.

김윤일 기자 (eunice@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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