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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준석 "윤창중 사과, 상대가 미안할 정도로 해야"


입력 2012.12.26 15:21 수정         김현 기자

보수 네티즌들 "당 나가 비판하라" 주장에 반박도

이준석 전 새누리당 비상대책위원과 보수 성향 네티즌들이 윤창중 인수위원회 수석대변인을 둘러싸고 논쟁을 벌여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자료 사진)
이준석 전 새누리당 비상대책위원과 보수 성향 네티즌들이 윤창중 인수위원회 수석대변인을 둘러싸고 논쟁을 벌여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논쟁의 발단은 이 전 비대위원이 25일 JTBC의 한 프로그램에 출연해 윤 수석대변인이 대선 기간 문재인 민주통합당 대통령후보를 지지한 정운찬 전 총리 등을 ‘정치적 창녀’로 비유한 것에 대해 “(윤 수석 대변인의 말에) 상처를 받을 사람은 새누리당 안에서도 많다. 진영을 옮겨서 박 당선인을 도운 사람도 많다. 당내에서 마음이 불편한 사람도 있을 것”이라며 “사과의 과정 자체가 또 나중에 발목 잡힐 수도 있을 것 같다”고 지적하면서부터다.

이를 두고 일부 보수 성향 네티즌들이 “이 비대위원의 자유로운 의견은 좋지만, 박 당선인의 인사를 비판한 것은 보기가 영 민망하다”, “이 비대위원의 주군은 박근혜다. 주군의 선택을 받은 윤창중을 못 마땅해 하는 것은 이해가 가지 않는다”며 이 비대위원을 비판하기 시작했다.

이 같은 보수 성향 네티즌들의 비난에 이 비대위원이 정면으로 반박했다. 이 비대위원은 “(방송에서) 진영을 옮긴 것 때문에 정치적 창녀라는 표현을 쓰신 것이라면 우리 당에 오신 분들 중에도 상처받을 분들이 많다고 한 것”이라며 “저는 김경재, 한광옥 등 대통합 행보에 참여한 분들이 정치적 창녀가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그는 문 전 후보 캠프에 합류했던 윤여준 전 환경부 장관을 거론, “윤 장관도 충분히 ‘이동’에 대해 설명했다. 심지어 찬조연설로. 그 내용에 공감하는가는 판단의 문제지만, 비난할 여지는 없을 것 같다”면서 “저는 윤여준, 김경재, 한광옥 어느 분도 정치적 창녀가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재차 강조했다.

그는 ‘당을 나가서 얘기하라’는 일부 트위터러의 지적에 “왜 제가 새누리당을 나가느냐”, “당에 적을 두고 있으면 당의 인사를 비판하지 못한다는 말씀이냐. 당원이 당에 대한 얘기를 왜 당 밖에서 하느냐”고 되받았다.

그는 “인수위원들이 어떻게 인선되는지는 저도 모릅니다만, 당원의 입장에서 당의 가치와 안 맞는다면, 필요하다면 비판해야지요. 오히려 저는 일반 시민보다 비판 역치 자체는 굉장히 높다”고 말했다.

이 전 비대위원은 또 당내 인사들이 익명을 통해 이번 박 당선인의 인사를 비판했던 것을 소개하면서 “저도 ‘익명보도’를 요청해서 지적할 수 있겠지만 익명 뒤에 숨진 않겠다”고 했다.

이 전 비대위원은 “저는 ‘48%를 포용하겠다’는 당선인의 말에 공감한다. 상대를 악으로 규정하면 48%를 포용할 수 없다. 당선인이 원하는 것은 대통합인데, ‘문재인의 나라? 정치적 창녀가 활개치는 나라!’라는 칼럼 제목을 통합의 파트너들이 보고 결심할 수 있겠느냐”며 “그래서 이번 인사에서 윤 대변인님이 좀 더 확실한 사과를 해주셨으면 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자유 민주주의를 수호하고자 하는 것은 지향점이고, 만약 그 과정에 문제가 있었다면, 또는 불필요한 과도한 표현이 있었다면 사과해야 한다는 것이 제 입장”이라고 밝혔다.

이 전 비대위원은 윤 수석 대변인이 전날 기자회견을 통해 ‘제가 쓴 글과 방송에 의해 마음에 상처를 입은 많은 분께 송구스러운 마음’이라고 사과한 것에 대해선 “윤 대변인의 사과의 형식이나 내용이 부족했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으니까 아쉬운 것”이라며 “지금 칠종칠금(七縱七擒, 7번 잡았다가 7번을 풀어준다)하자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원래 사과는 진정성이 있다면 상대가 미안할 정도로 격식과 내용을 갖추는 것이 옳다”고 비판했다.

그는 “당선인의 첫 인사가 깔끔하게 마무리되길 원하고, 그래서 박 당선인 레벨이 아니라 당사자 레벨에서 상대가 부담스러울 정도의 사과를 해 마무리지어야 된다는 생각”이라면서 “(배우) 강만희씨 파문 때 (박근혜) 후보가 사과해야 됐던 아픈 과거를 생각해 보라”고 상기시켰다. 대선 기간 박 당선인의 찬조연설에 나섰던 강씨는 안철수 전 무소속 대선후보를 ‘간신’으로 비유한 뒤 “죽여버려야 한다”고 했다가 박 당선인이 직접 사과한 바 있다.

한편, 또 한 명의 보수논객인 변희재 주간 미디어워치 대표는 이 전 비대위원과 보수 네티즌들간의 논쟁과 관련해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이 전 비대위원 수준에서 조갑제, 정규재, 김문수에 대해 함부로 매도하면 안 되는게, 이 분들 생각의 근간을 알려면 최소한 이분들이 쓴 책, 칼럼, 강연 다 검토해봐야 된다”며 “대체 뭘 공부해놓고, 대놓고 시대착오적 낡은 보수라 규정하느냐”라고 질타했다.

변 대표는 또 “이 전 비대위원이 페북에서 쉴 새 없이 저는 물론, 조갑제, 정규재 선생을 낡은 보수, 김문수를 변절자 수준으로 인신공격하고 있는데, 비대위 계파에서 정치적 승부수를 띄운 거 같다”고 의혹을 제기하기도 했다.

김현 기자 (hyun1027@eb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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