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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 10년’ LG·두산, 뒤바뀐 라이벌 위상


입력 2013.06.22 11:01 수정 2013.06.22 12:32        데일리안 스포츠 = 이경현 객원기자

두산, 최근 10년 한국시리즈만 5회 진출

10년 동안 가을잔치 못나간 LG가 올 시즌 크게 앞서

10년 만에 고착화된 구도를 깨고 있는 LG와 두산의 뒤바뀐 위상은 야구팬들에게 흥미진진한 긴장을 선사하고 있다. ⓒ 연합뉴스

프로야구 LG트윈스와 두산베어스는 전통의 잠실 라이벌이다.

하지만 최근 10여년은 라이벌이라는 평가가 무색할 정도로 위상 차이가 분명했다. 두산이 2000년대 포스트시즌 단골로 불리며 한국시리즈에만 5회 진출(1회 우승)한 반면, LG는 2002년 한국시리즈 준우승을 끝으로 10년 동안 가을잔치조차 나가지 못하는 암흑기를 겪었다.

시즌 성적에서 LG가 두산을 앞선 것은 정확히 10년 전이었던 2003시즌. 당시 LG는 60승2무71패(6위)로 두산의 57승2무74패(7위)를 제쳤다. 모두 포스트시즌 진출에는 실패했다.

올 시즌 실로 오랜만에 두 팀의 위상이 바뀌고 있다. 22일 현재, LG는 35승 26패로 포스트시즌 플레이오프에 직행할 수 있는 2위를 달리고 있다. 반면, 두산은 28승1무30패로 6위에 그치고 있다. 승차는 무려 5.5게임. 시즌 중반까지 LG가 두산보다 높은 순위를 유지하고 있는 것은 물론 승차가 이렇게까지 벌어진 것도 최근 10년 동안 처음 있는 일이다.

개막 전만 하더라도 두 팀의 대한 평가는 극과 극이었다. 탄탄한 선발진과 강타선을 보유한 두산이 우승후보로까지 꼽힌 반면, LG는 올해도 다크호스 정도로만 분류됐다. 시즌 초반 두산이 상승세를 타며 선두권으로 치고나가는 동안 LG는 한때 7위까지 추락해 올해도 ‘역시나’라는 평가가 나왔다.

하지만 5월을 기점으로 두 팀의 입지가 완전히 바뀌었다. LG는 이때부터 무려 8연속 위닝시리즈를 기록, 전혀 다른 팀으로 변신했다. 팀 타율 2위(0.282), 평균자책점 1위(3.55)의 안정된 투타 밸런스는 이제까지 알던 과거의 LG가 맞는지 눈을 의심할 정도다. 최근 6연승을 질주하는 등 이제 선두권까지 넘보고 있다. 선수 삼성과 불과 2게임차.

과거 스타급 선수들을 대거 보유하고도 부실한 팀워크로 고비용 저효율의 대표주자로 꼽혔던 LG는 올 시즌 신예들의 약진을 바탕으로 저비용 고효율 팀으로 변하고 있다. 김기태 감독의 유망주 육성정책과 신구조화가 빛을 발하고 있는 것. 불과 몇 년 전까지 ‘화수분 야구’로 명성을 떨쳤던 두산과 흡사하다.

반면, 두산은 여름 들어 롤러코스터 행보를 그리며 무너지고 있다. 팀 타율 1위(0.285)을 자랑하는 타선의 힘은 막강하지만 문제는 투타의 엇박자. 팀 평균자책점이 무려 4.88로 5점대에 육박한다. 타선이 터지면 마운드가 무너지고 마운드가 서면 타선이 침묵하는 형국을 반복했다. 믿었던 선발진의 붕괴는 경험이 부족한 불펜진에 과부하로 이어지며 마운드가 총체적으로 무너지는 양상이다.

두산은 6월 들어 6연패 수렁에 빠지기도 했다. 지난주 SK를 상대로 연패 사슬을 끊으며 기사회생하는 듯했지만, 19일 롯데전에서는 13실점하는 등 올 시즌 유독 대량실점 경기도 많다. 시즌 초반의 우승후보라는 위상은 온데간데없이 이제 4강 진출도 장담하기 어렵다는 불안감에 휩싸여있다. 팀 분위기를 주도해야할 베테랑들의 역할도 아쉽다.

10년 만에 고착화된 구도를 깨고 있는 LG와 두산의 뒤바뀐 위상은 야구팬들에게 흥미진진한 긴장을 선사하고 있다. 과연 두 팀의 위상이 시즌 끝까지 계속될지 아니면 다시 반전이 일어날 것인지 주목된다.

이경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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