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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처만 남긴’ 조광래-최강희 3년…무엇이 문제였나


입력 2013.06.23 10:14 수정 2013.06.23 10:17        데일리안 스포츠 = 이준목 기자

8회 연속 월드컵 본선진출에도 씁쓸한 뒷맛

내부적 불협화음 초래, 국내파 감독 불신 초래

최강희호는 이동국으로 대표되는 국내파와 '뻥축구'의 한계를 벗어나지 못했다. ⓒ 연합뉴스

한국축구의 8회 연속 월드컵 본선진출은 어쨌거나 결과로는 해피엔딩이었다.

하지만 마냥 들뜬 축제 분위기만은 아니다. 그 과정에서 치러야했던 시행착오가 너무 많았기 때문이다.

이번 월드컵 예선은 한국축구에 남긴 상처가 너무 컸다. 그 과정에서 희생양이 된 축구인들도 많았다. 생각지도 못한 3차 예선에서 탈락의 고비를 맞기도 했고, 결국 조광래 감독이 조기 경질되는 비극도 겪었다.

구원투수로 등장한 최강희 감독은 원치 않았던 대표팀 사령탑을 억지로 떠맡아 최종예선까지만 지휘봉을 잡고 물러나겠다는 초유의 시한부 감독 선언을 하는 해프닝도 있었다.

우여곡절 끝에 월드컵 본선행에는 근접했지만 대표팀 경기력을 둘러싼 퇴행 논란은 내내 끊이지 않았다. 팬들의 아쉬움은 단지 월드컵 본선진출이라는 그 자체에 안주하는 것이 아니라 한국축구가 과연 이대로 발전하고 있는가라는 근본적인 회의에서 비롯된다.

조광래와 최강희 감독은 모두 K리그를 통해 능력을 인정받은 감독들이다. 확실한 자신만의 색깔이 있고, 소신도 뚜렷했다. 그러나 대표팀 감독으로서는 모두 성공적이지 못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공통점은 모두 선수단을 장악하는데 실패했고 내부적으로 여러 가지 불협화음을 초래했다는 점이다. 최근 들어 끊임없이 제기되고 있는 대표팀 내 팀워크 문제나 파벌 논란은 이와 무관하지 않다.

조광래 감독의 가장 큰 실패 원인은 자신의 축구철학에 대한 맹신이 지나쳐 대표팀을 폐쇄적으로 바꾸어놓았다는 점이다. 바르셀로나식 패싱게임을 대표팀에 도입하겠다는 의욕은 좋았지만, '공상만화'축구라는 비아냥거림에서 보듯이 선수들의 개성이나 조화보다 자신의 축구스타일을 억지로 선수들에게 주입시키려는 일방통행으로 끝났다.

공정한 선수 선발이나 주전경쟁에 대한 개념 없이 자신의 입맛에 맞는 해외파 선수들만을 중용하며, 해외파와 국내파간들의 갈등설이 처음으로 불거지기 시작한 것도 바로 조광래 체제부터였다.

자만심에서 비롯된 융통성 없는 전술운용과 무리한 포지션 파괴로 한일전 삿포로 참사, 레바논 쇼크 등을 자처했다. 더구나 부진한 경기 이후에 선수와 외부환경 탓으로만 책임을 전가하는 면피성 태도도 팬들의 공분을 자아내기 충분했다. 레바논 전 이후 경질될 당시, 축구협회의 잘못된 절차적 문제와는 별개로 조광래호에 대한 팬들의 여론은 극히 비관적이었다.

최강희 감독은 조광래호의 시행착오를 반면교사 삼아 출범했지만 결과적으로 방향만 다를 뿐 똑같은 패착을 거듭했다. 선수단 장악 실패, 특정선수 편애논란, 융통성 없는 경기력 등이 그러하다.

조광래호가 박주영으로 대표되는 유럽파와 패싱게임에 대한 환상으로 자멸했다면, 최강희호는 이동국으로 대표되는 국내파와 '뻥축구'의 한계를 벗어나지 못했다. 갑작스럽게 대표팀 지휘봉을 잡아 매 경기 이기기 위한 벼랑 끝 승부를 펼쳐야했던 절박함은 이해가 가지만, 대표팀의 수준을 끌어올리기보다는 오히려 70년대로 퇴행시켰다는 비판에서 자유로울 수 없었다.

조광래 감독이 국내파를 제대로 활용하지 못했다면 최강희 감독은 유럽파를 제대로 끌어안지 못했다. 런던올림픽 동메달을 이끌었던 홍명보호의 주축멤버들이나 유럽파 선수들이 최강희호에서는 유독 빛을 발하지 못했다는 것은 생각해볼 부분이다.

이동국이나 김남일 같은 올드보이들을 활용한 팀 장악도 결과적으로는 실패였다. 여기에 시한부 감독이라는 태생적 제약까지 겹쳐 최강희 감독은 내내 어수선한 팀 분위기를 추스르고 선수단을 하나로 뭉치게 하는 데는 실패했다는 아쉬움을 남겨야했다.

조광래와 최강희 체제가 남긴 시행착오는 결과적으로 국내파 감독들의 역량에 대한 불신을 극복하지 못했다는 점에서 아쉬움으로 남는다. 허정무 감독이 남아공월드컵에서 국내파 지도자로는 최초로 원정 16강의 신화를 창조하며 국내파 감독의 역량에 대한 기대를 높였지만 아쉽게도 지난 3년간은 그러한 상승세를 이어가지 못했다.

후임 감독이 국내파가 되든, 외국인이 되든 전임감독들의 시행착오에서 분명한 교훈을 얻어야 할 대목이다.

이준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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