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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철수, 국정원-NLL 공방에 '안끼어들래'


입력 2013.06.27 10:51 수정 2013.06.27 10:57        조소영 기자

시끌벅적 여의도 벗어나 '김근태 고문치유센터' '노원콘서트' 등 나대로 행보

안철수 무소속 의원이 국가정보원(국정원) 정치·대선 개입 의혹 사건으로 촉발된 NLL(북방한계선) 논란과 2007년 남북정상회담 대화록 공개 등과 관련, 일정 정도 ‘거리두기’를 하는 모습이다.

최근 안 의원은 진주의료원 폐원 및 한국일보 편집국 폐쇄 사태 등 현안에 대해 목소리를 내왔으며, 국정원 사건과 NLL논란에 대해서도 입을 연 바 있다. 하지만 여야 간 ‘NLL공방’이 가열되면서 정상회담 대화록이 공개된 뒤부터는 자신의 행보에 더욱 집중하는 모양새다.

안 의원이 국정원과 NLL논란 등에 대해 입을 연 것은 11일과 21일, 25일까지 세 차례.

안 의원은 지난 11일 검찰이 국정원 사건을 두고 원세훈 전 국정원장과 김용판 전 서울경찰청장 등을 불구속 기소했다고 하자 즉각 보도자료를 내고 “법과 제도는 기득권을 보호하는 기둥이 아닌 정의를 바로 세우는 울타리여야 한다”면서 해당 결정을 비판했다.

뒤이어 국정원 사건이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의 ‘NLL발언’ 진실공방으로 흘러갔을 땐 21일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국정원 국정조사는 이미 여야가 합의했으니 진행돼야 한다”면서 “(두 사안은) 개별사항이기 때문에 별도로 진행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국정원을 통해 정상회담 대화록이 공개된 바로 다음날인 25일, 여야 간 국정원 국정조사 실시가 합의된 뒤에는 “세계 경제 위기 등 정세가 심상치 않아 소모적 정쟁을 할 때가 아닌 상황에서 일단은 다행”이라면서도 “국정조사에서 실질적 결과를 내고, 이런 일의 재발을 막는 제도까지 마련돼야 한다”고까지 언급했다.

여기까지 안 의원의 일련의 발언들을 살펴보면, 안 의원은 민주당 및 야당의 손을 들어주면서도 누구나 언급할 수 있는 ‘일반적인 선’은 넘지 않는 모습이다. 특히 안 의원은 국정원 사건과 NLL질문을 동시에 받아도 전자의 답변에 더 힘을 쏟아 상대적으로 공방의 여지가 적은 쪽에 초점을 맞춰 답하는 인상을 준다.

무엇보다 안 의원은 여야 간 대화록 공개 여부에 대한 위법 논란 및 그 내용을 해석하느라 입씨름이 심화된 25일, 굳이 다툼에 끼어들지 않고 조용히 고 김근태 전 민주당 상임고문 측을 찾았다.

이날 저녁 서울 성북구 정릉동 성가소비녀회에서 열린 ‘아직도 드러나지 않은 이 땅의 수많은 국가 폭력 피해자들을 위한 김근태 기념 치유센터’(김근태 치유센터) 오픈 기념회에 참석한 것.

안 의원은 김 전 고문과 개인적 친분은 없지만, 김 전 고문이 사망했을 당시 빈소를 찾은 것은 물론, 4.11총선 때 김 전 고문에 이어 서울 도봉갑에 출마한 김 전 고문의 부인인 인재근 당시 후보를 공개적으로 지지해 도움을 준 바 있다. 대선 당시 안 의원을 지근거리에서 보필한 유민영 전 대변인과 박선숙 전 의원도 모두 대표적인 ‘GT계’(김근태계).

안 의원과 ‘GT계’ 간 이러한 인연을 살펴봤을 때 이날 안 의원의 행보는 일반적인 것으로 볼 수 있다.

다만 안 의원이 직전 최장집 고려대 교수 등을 영입해 싱크탱크격인 ‘정책네트워크 내일’ (내일)을 발족하고, ‘진보적 자유주의’를 천명하며 ‘독자세력화’ 준비에 각고의 노력을 했던 만큼 이 행보 또한 독자세력화의 일환으로 해석될 여지를 준다.

아울러 안 의원은 근래 보도자료를 통해 오는 29일 자신의 지역구(서울 노원병)에서 두 번째 ‘노원콘서트’를 연다고 알렸다. 주제는 ‘세상을 바꾸는 여름방학’. 안 의원은 지난달 25일 첫 번째 노원콘서트를 가진 자리에선 학교폭력 및 사교육 문제 등에 대해 자신의 철학을 나타낸 바 있다. 당시 그는 이를 통해 대중의 긍정적인 호응을 이끌어냈다.

안 의원은 향후에도 여야 간 다툼과는 상관없이 이러한 ‘나대로 행보’에 올인할 가능성이 높다.

여야 간 다툼이 심화되면서 안 의원이 기존에 갖고자 했던 ‘중도 입장’을 정치권 안팎으로 효과적으로 관철시킬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된 것은 물론, 안 의원의 제1기조였던 ‘인재영입’에 있어서도 어느 곳의 견제도 없이 자유롭게 활동할 수 있는 길이 열렸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여야 간 국정원과 NLL 공방이 심화되는 것과 관련, 일각에서는 “여야가 대중의 관심이 적은 이념 논쟁으로 박 터지게 싸우면서 결국에는 안 의원에게 힘을 실어주고 있다”는 말이 나오고 있다.

조소영 기자 (cho11757@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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