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 재보선 '새' 여유 '민' 초조 '안' 글쎄
수도권 4 충남 1 전북 1 경북2 등 총 8곳 예상
손학규 안상수 등 복귀 여부 주목 '안 신당' 변수
6월 임시국회가 2일 마무리되면서 사실상 9월 임시국회까지 두달여간의 짧은 휴식기에 들어가게 됐다. 하지만 곧이어 다가올 10월 재보선을 향한 정치권의 움직임은 본격화 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오는 10월 30일 실시되는 국회의원 재·보궐 선거의 판은 ‘미니 총선’이라는 당초 예상과는 달리 7~8곳 가량으로 점쳐지고 있지만 여당은 내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박근혜정부의 중간평가라는 점에서, 야당은 안철수 무소속 의원 세력과의 전면전이라는 점에서 서로 한 치도 물러설 수 없는 승부가 펼쳐질 전망이다.
특히 민주당의 경우 최근 각종 여론조사 결과에서 안철수 신당이 창당될 경우 상당수의 지지자들이 등을 돌릴 것으로 나타나면서 이번 재보선의 성적표에 따라 당의 운명이 걸린 그야말로 벼랑 끝에 몰린 상황이다.
이를 의식한 듯 민주당은 일찌감치 기획단을 꾸린 상태이며, 새누리당도 6월 국회가 끝나는 대로 10월 재보궐 선거 준비 체제를 본격 가동할 예정이다.
2일 현재까지 항소심에서 의원직 당선 무효형이 나와 10월 재보선에서 국회의원 선거가 치러질 가능성이 있는 지역은 경기 평택을, 인천 서구·강화을, 경북 구미갑, 충남 서산·태안(이상 새누리당 지역구), 인천 계양을, 경기 수원을, 전북 전주·완산을(이상 민주당 지역구), 경북 포항 남·울릉(무소속) 등 총 8개다.
이에 따라 주인이 사라질 위기에 처한 지역구에 발을 들여놓기 위한 움직임도 서서히 수면 위로 드러나고 있다.
경기 수원을의 경우 새누리당에서는 해당 지역 당협위원장을 맡고 있는 배은희 전 의원이, 민주당에서는 손학규 상임고문의 출마설이 흘러나오고 있다. 하지만 손 고문의 경우 이미 경기 광명에서 14대부터 16대까지 내리 당선된 전력이 있으며, 18대에서는 경기 분당을에서 의원을 지냈다.
정치권의 한 관계자는 “손 고문의 경우 광명에 이어 분당에서도 출마한 경험이 있다”며 “또다시 같은 경기도인 수원으로 지역구를 옮길 명분이 부족하다. 수원에 뚜렷한 연고도 없다”고 지적했다.
인천 서구·강화을에서는 새누리당 소속의 안상수 전 인천시장이, 경북 구미갑에서는 해당 지역에서 3선 의원을 역임한 김성조 전 새누리당 의원이 관심을 보이는 것으로 알려졌다.
경북 포항남·울릉에서는 이춘식 전 새누리당 의원이, 경기 평택을에서는 해당 지역 3선 출신인 정장선 전 민주당 의원과 김문수 경기도지사의 정책 브레인인 이세종 경기도 정책특별보좌관이 출마를 준비 중이거나 하마평에 오르고 있다.
‘친박 원로’인 서청원 새누리당 상임고문과 지난해 새누리당 대선후보 경선에 출마했던 임태희 전 대통령 비서실장, 안철수 무소속 의원의 측근인 금태섭 변호사도 출마를 준비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선거 예상 지역에 대한 여야 판세 분석도 벌써부터 시작되고 있다.
우선 민주당은 ‘발 등에 불’이 떨어진 상태다. 바닥까지 추락을 지지율을 끌어올리기 위해 6월 임시국회에서 ‘을(乙)을 지키기’를 내세웠지만, 효과는 미비하다. 오히려 민생과는 거리가 먼 NLL(북방한계선) 공방에만 매몰됐다는 비판만 제기되는 상황이다.
특히 선거예상지역 가운데 자신들의 텃밭으로 꼽히는 지역에서 안철수 의원 측에게 패배할 경우 야권 개편 주도권에서 밀리는 것은 물론 당 자체가 존폐기로에 처할 가능성도 높다.
이에 비하면 새누리당은 상대적으로 여유롭다고 할 수 있지만 안심할 상황은 아니다. 재보선 결과에 따라 자칫 잘못하면 국회 의석 과반이 무너질 수도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예상 지역 8곳 가운데 기존 자신들의 지역구 4곳과 새누리당에서 탈당한 무소속 의원 지역구 1곳 등 총 5곳에서는 승리할 것으로 자체적으로 분석하고 있다.
가장 셈법이 복잡한 곳은 안 의원 측이다. 호남의 경우 새누리당의 당선 가능성이 없는 지역이기 때문에 민주당과의 맞대결이 성사될 가능성이 크다. 최근 각종 여론조사에서 우위를 보이는 만큼 안 의원 측의 우세가 예상되지만 조직의 힘을 무시할 수 없기 때문에 섣불리 결과를 예측할 수가 없다.
수도권의 경우 새누리당도 물러설 수 없는 곳이기 때문에 새누리-민주-안 의원 측의 3파전이 될 가능성이 크다. 하지만 민주당과 안 의원 측이 동시에 후보를 낼 경우 표가 갈리게 돼 새누리당에게 유리하게 작용, 야권의 승리 가능성이 크게 낮아질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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