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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 강조하던 박 대통령 '귀태' 발언에...


입력 2013.07.12 11:36 수정 2013.07.12 11:44        김지영 기자

박 대통령 "신뢰를 쌓아가기 위해서는 말을 서로 조심해야" 평소 강조

홍익표 민주당 원내대변인의 ‘귀태(鬼胎)’ 발언으로 청와대가 충격에 휩싸인 분위기다. (자료사진)ⓒ연합뉴스

홍익표 민주당 원내대변인의 ‘귀태(鬼胎)’ 발언으로 청와대가 충격에 휩싸인 분위기다. 일반적인 정치권의 ‘막말공세’ 차원을 넘어 표현 자체가 도를 지나쳤기 때문. 특히 홍 대변인이 ‘귀태의 후손’으로 지칭한 박근혜 대통령도 적잖은 마음의 상처를 받았을 것이라는 관측이다.

앞서 박 대통령은 지난 10일 언론사 논설실장단과 오찬 자리에서 “북한에서 신뢰를 서로 쌓아가기 위해서 말을 서로 우선 조심해야 할 필요가 있다”면서 말의 중요성을 강조한 바 있다. 외교는 말이고, 말은 곧 생각이기 때문이다. 그만큼 박 대통령은 말을 중요하게 생각해왔고, 본인도 항상 말을 함에 있어 신중한 자세를 보여왔다.

이번 홍 대변인의 브리핑은 말을 통해 전해졌다. 박 대통령의 입장에선 대변인의 말을 야당의 생각으로 받아들일 수밖에 없다. 결국 야당과 야당의 입장에서 박 대통령은 ‘태어나지 말았어야 할 사람’이란 소리다. 설사 당의 생각을 반영한 말이 아니었다 해도 박 대통령에 대한 조금의 존중도 없는 처사다.

홍 대변인은 전날인 11일 국회 정론관에서 브리핑을 통해 박정희 전 대통령과 기시 노부스케 전 일본 총리를 ‘귀태(鬼胎)’, 태어나지 않아야 할 사람으로 표현하며 박근혜 대통령과 아베 일본 총리를 묶어 ‘귀태의 후손’으로 표현했다. 박 대통령은 박정희 전 대통령의 장녀고, 아베 총리는 기시 노부스케 전 총리의 외손자다.

한편, 홍 대변인의 발언과 관련해 박 대통령이 어떤 반응을 보였는지는 알려지지 않았다. 이정현 청와대 홍보수석비서관은 12일 춘추관에서 긴급기자회견을 갖고 청와대의 입장을 전하면서 박 대통령의 반응을 묻는 질문에 대해선 20초 가량 침묵을 지키다 기자회견을 마쳤다.

다만 이 수석은 “홍 대변인의 발언은 국회의원 개인의 자질을 의심하게 할 뿐 아니라 국민을 대신하는 국회의원이 했다고 볼 수 없을 정도로 폭언이고 망언”이라며 “이것은 국민이 선택한 대통령의 정통성을 부정하고 자유민주주의에 정면으로 도전하는 것으로 본다”고 비판했다.

아울러 박 대통령과 국민에 대한 홍 대변인과 민주당의 정중한 사과를 촉구하기도 했다.

홍보수석의 발표가 대개 청와대의 공식 입장임을 감안하면 이 수석의 발언은 박 대통령의 의중을 반영한 것으로 볼 수다. 의중이 직접 반영되진 않더라도 사전에 박 대통령의 동의를 얻은 발표라고 할 수 있다. 박 대통령이 이번 사태를 얼마나 심각하게 인식하고 있는지 짐작할 수 있는 대목이다.

김지영 기자 (jyk@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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