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태’ 의 출처 ‘기시 노부스케와 박정희’ 보니...
말뜻‘귀신이 낳은 아이’로 유교문화권에서 혼외자식 이르는 말
홍익표 민주당 원내대변인의 '귀태(鬼胎)'발언에 청와대와 여당은 물론 여론에서도 ‘막장 발언’이라는 비난이 터지는 가운데, 각종 포털에는 연일 ‘귀태’가 검색어 순위 상위권을 차지하고 있다.
귀태(鬼胎)는 ‘귀신(鬼 귀신 귀)이 낳은(胎 아이 밸 태)아이’로, 유교사상이 강한 우리나라에서 인간 대접은 커녕 지역 사회와 공동체로서부터 퇴출당할 수밖에 없었던 ‘혼외자식’을 이르는 말이다.
그러나 수많은 전쟁과 침략을 받는 과정에서 힘없는 부녀자들이 원치 않는 아이를 배는 일이 허다했으며 민간뿐만 아니라 궁에서조차 비밀스런 이유로 과부나 처녀가 임신을 하는 경우도 많았다.
따라서 ‘귀신과의 사이에서 낳은 아이’라는 인식을 통해 부도덕을 언급하지 못하게 하는 동시에 인명을 살리는 방도로 삼은 것이다.
즉, ‘귀태’는 단순히 ‘태어나지 않아야 할 사람’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출생과 정통성 자체가 수치심과 거짓 위에 세워졌음을 의미하게 된다.
이 단어는 지난해 국내에 번역된 '기시 노부스케와 박정희'에 등장했으며, 이 책의 원제는 ‘대일본 만주제국의 유산’이다.
작가에 따르면 1931년 일제 관동군이 세운 만주국이 전후 한국과 일본의 원류이며 그 대표자가 박정희와 기시 노부스케라는 주장이다. 그들이 각각 전후 한국과 일본을 만들었다는 것이다. 기시 노부스케는 2차 세계대전의 A급 전범이자 아베 신조 일본 총리의 외할아버지다.
이 책은 각 장의 소제목에서 ‘귀태’란 단어를 쓰고 있으며 특히 제1장에 박정희를 두고 “‘제국의 귀태’라고까지 불러야 마땅할 이런 만주 인맥 ‘동창회’”라는 구절을 쓴다. 그리고 귀태에 대한 설명으로 “‘태어나서는 안 될, 사위스러운, 불길한’ 같은 부정적 뉘앙스가 강한 말이다.”라고 각주를 달았다.
작가는 이 두 사람을 중심으로 전후 일본과 한국의 국가전략 형성을 이룬 주요 인맥들을 분석한다. 그 결과 전쟁 전후의 일본과 한국은 체제 및 지배세력이 달라지지 않았으며 두 나라의 양자관계 역시 크게 바뀌지 않았다고 주장한다. 겉모습만 달라졌을 뿐 본질상 전혀 단절되지 않은 채 연결됐다는 뜻이다.
한편 12일 홍 대변인의 귀태 발언 파문으로 새누리당이 모든 국회 일정을 잠정 보이콧 하면서 공공의료 정상화 국정조사특별위원회 마지막 전체회의가 오후로 연기, 결국 무산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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