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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진선미 사퇴 "사탕으로 달래는건 이번뿐"


입력 2013.07.17 12:01 수정 2013.07.17 14:28        김수정 기자

'걸림돌' 없어져 국정원 국정조사특위 정상화

국회 국가정보원(국정원) 댓글의혹 사건 등의 진상규명을 위한 국정조사 특별위원회 위원인 김현·진선미 민주당 의원이 17일 특위 위원직 사퇴를 공식 발표하면서 파행을 거듭해 온 ‘반쪽’ 국정원 국조 정상화가 조속히 추진될 것으로 보인다.

이들은 이날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오직 국정조사가 새누리당의 발목잡기에서 벗어나 순행하기를 바라는 충정에서 특위 위원직을 내려놓는다”고 밝혔다.

기자 회견 즉시 한동안 말을 잇지 못하던 김현 의원은 “새누리당은 진실도, 정의도, 국민의 뜻도 원하지 않았다. 자신들의 안위와 추악한 권력만 원할 뿐”이라며 “진실규명의 소임을 빼앗으려 하고 있다. 이런 부당한 요구에 굴복할 수 없다”면서도 “대한민국의 미래를 위해 국정원 국정조사는 반드시 이뤄져야 한다”고 울먹이며 사퇴 배경을 설명했다.

김 의원은 이어 “이명박 대통령은 자신의 집사 같은 원세훈을 국정원장으로 취임시켰고 국정원은 정권을 보유하고 권력을 유지하는 기관으로 전락했다”며 “국가원수를 선출하는 대선에 개입해 민주주의를 유린하고 헌법질서를 파괴했다”고 쏘아붙였다.

그는 그러면서 “더 이상 (국조가) 늦춰지는 건 국조를 무산시키려는 새누리당에 말려드는 일”이라며 “(특위 위원) 직함만 내려놓고 진실규명의 임무를 내려놓는 건 아니다. 더욱 더 진실규명을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에 진선미 의원은 성철스님의 말을 인용해 “용맹 가운데 가장 큰 용맹은 옳고도 지는 것”이라며 “국민 여러분 걱정 마십시오. 그러나 국정원 대선개입 관련자는 걱정해야 할 것”이라고 꼬집었다.

진 의원은 또 “그 어느 때보다 진실규명에 대한 의지와 의혹이 넘친다. 새로운 시작”이라며 “새누리당이 떼쓰는데 사탕으로 달래드리는 건 이번이 마지막”라고 경고했다.

특히 이들은 그동안 강경하게 ‘사퇴 거부론’을 이어왔던 태도에서 돌변, 이날 자진사퇴를 한 것과 관련해 “당내 압박이나 갈등은 전혀 없었다”고 못 박았다.

민주당 김현, 진선미 의원이 17일 오전 국회 정론관에서 국회 국정원 국정조사특위 위원직 사퇴를 밝히며 감정을 추스르고 있다.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진 의원은 이날 기자회견 후 기자들과 만나 “일부 언론의 보도와 달리 지도부와 갈등은 단 한 차례도 없었다”며 “사회에서도 다양한 의견이 있는 것처럼 당 내에도 여러 의견이 있지만 이를 수용하고 결정하는 것은 우리의 몫이었다”고 설명했다.

그는 “스스로 처음에는 (새누리당의) 부당한 요구에 타협하는 것이 맞는지 고민이 있었지만 결국 최선책을 선택하게 된 것”이라며 “새누리당 생각에는 우리가 빠지면 투마이너스가 될 것이라 보겠지만 결국 투플러스가 될 것”이라며 향후에도 국정원 국조에 대한 직간접적 참여의사를 내비쳤다.

아울러 두 의원의 특위 위원직 사퇴 이후 그동안 ‘반쪽짜리 회의’로 이어졌던 국정원 국조가 조속히 정상화될 조짐이다.

민주당 소속 정청래 특위 간사는 이날 “기자회견 전 권선동 새누리당 간사와 통화를 했다”며 “오늘 중으로 국정원 국조 관련 기관보고와 증인채택 등에 대해 협의하자고 했고, 양 측이 요구하는 증인명단도 교류하는 등 속전속결로 국조를 진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현-진선미 "사탕으로 달래는 것, 이번이 마지막"

한편, 이날 두 의원의 ‘사퇴’를 두고 즉시 입장을 밝힌 여야 지도부도 사퇴의 당위성에 대해서는 극명하게 의견이 갈렸지만 양 측 모두 ‘국조 정상화’ 움직임에는 접점을 찾은 모양새다.

김한길 민주당 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두 의원이 자진사퇴를 결정한 것과 관련, “지도부로서는 두 분의 결단을 안타깝지만 고맙게 받아들인다”고 운을 뗐다

김 대표는 이어 “우리당 의원의 말실수 때문에 지도부가 유감을 표하는 것과 아무 잘못 없는 우리 당의 국조특위 위원을 물러나게 하는 것은 완전히 다른 일”이라며 “국정원 국조도 중요하지만 국정원 대선개입 밝혀내는데 가장 공이 큰 김현·진선미 의원을 국조 특위에서 빠지라고 말할 수는 없었다”고 비판했다.

그는 그러면서 “하지만 어젯밤 늦게 김현·진선미 의원이 선당후사의 자세로 자진사퇴를 결단했다는 말을 들었다”며 “앞으로도 두 분이 국조를 뒷받침하는 당 차원의 지원단에서 활약해주길 바란다”고 말하고 두 의원과 악수했다.

아울러 김 대표는 “국조 특위에서 두 사람이 빠지는 것이 오히려 두 사람이 늘어나는 셈이 되는 것”이라며 “이번 국정원 대선개입 국조에서 국민이 기대하는 성과를 이끌어내는데 큰 힘이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한편, 새누리당 지도부도 이날 두 의원의 사퇴 결정에 대해 “뒤늦었지만 다행스럽다”고 입장을 밝혔다.

최경환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중진연석회의에서 “국정원 국조가 답보 상태에 빠져 있던 원인이 해소됐다”며 “이를 계기로 국조가 원만히 진행돼 한 점 의혹 없이 사실관계가 명명백백히 밝혀지기를 기대한다”고 전했다.

그는 또 “경제가 대단히 어려운 상황에서 수해까지 발생했다”며 “여야는 이제 정쟁을 그만두고 민생살리기라는 국회 본연의 역할에 충실해줄 것을 야당에 촉구한다”덧붙였다.

김수정 기자 (hohokim@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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