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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명보호 무난한 첫 걸음…과잉 찬양은 독


입력 2013.07.23 09:12 수정 2013.07.23 09:20        데일리안 스포츠 = 이준목 기자

호주전 이후 일각에서 과도한 찬양 ‘눈총’

목표는 월드컵, 아직 멀고도 험한 길 남아

홍명보 감독은 지휘봉을 잡자마자 과감한 변화를 통해 비교적 짧은 시간에 대표팀의 분위기를 바꾸는데 성공했다. ⓒ 연합뉴스

홍명보 감독이 비교적 무난하게 국가대표팀 A매치 데뷔전을 마쳤다.

유럽파가 빠진 가운데 홍명보호는 20일 서울월드컵경기장서 열린 ‘2013 동아시안컵’ 남자부 호주전에서 첫 A매치를 경험하는 선수를 3명이나 내보내면서도 압도하는 경기 내용을 선보였다.

비록 골은 터뜨리지 못해 0-0 비겼지만 만족스러운 경기를 했다. 한층 활기 넘치고 짜임새 있는 경기력을 통해 이전 대표팀과는 차별화된 가능성을 보였다.

홍명보호 첫 출항이 남긴 의미는 바로 분위기 전환이다. 대표팀은 최근 지난 월드컵 최종예선의 부진과 기성용 SNS 파문 등이 겹치며 여러모로 침체된 상황이었다. 흐트러진 대표팀을 바라보는 팬들의 여론도 그리 곱지 못했다.

그러나 홍명보 감독은 지휘봉을 잡자마자 과감한 변화를 통해 비교적 짧은 시간에 대표팀 분위기를 바꿨다. 젊은 선수들의 중용을 통한 경쟁체제의 부활, 복장규정의 도입, 호주전에서 보여준 압박과 속도의 부활 등은 홍명보 감독의 체질 개선이 어느 정도 성과를 보였다는 증거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불과 첫 경기 마친 시점에서 대표팀과 홍명보 감독을 향한 과도한 찬사는 격려 차원이라고 하기에는 다소 민망할 정도로 과장된 느낌도 없지 않다.

겨우 1경기만으로 대표팀이 환골탈태라도 한 것처럼 비약하거나 '한국형 축구‘를 운운하기에는 경솔하고 섣부른 느낌을 지울 수 없다. 지나친 비난만큼이나, 과대포장도 대표팀의 발전에 큰 도움이 되지 않는다.

호주전은 더도 말고 덜도 말고 딱 합격점을 주기에 무난한 정도였다. 어차피 이번 대회는 결과가 그렇게 중요하지 않다. 동아시안컵이 공식적인 A매치 데이에 포함되지 않기 때문에 중국을 제외한 다른 참가국들은 모두 유럽파 없이 현재 자국리그에서 활약하는 젊은 선수들 위주로 라인업을 꾸렸다.

한국과 호주 모두 A매치 경험이 없는 신예들을 대거 선발에 배치했다는 점은 비슷한 상황이었지만, 양국을 비교하면 한국이 훨씬 유리한 입장에 있었다.

한국은 현재 K리그가 한창 시즌 중인 데다 비록 경험은 적지만 현재 가장 절정의 경기감각을 유지하고 있는 선수들 위주로 구성된 팀이었다. 반면 호주는 유럽파와 노장에 대한 의존도가 높고, 그나마도 아시아에서 뛰고 있는 선수들 일부도 소속팀의 차출 거부로 합류하지 못했다. 한국이 1.5군이라면 호주는 거의 2군에 가까운 전력이었고, 한국은 홈 어드밴티지도 업고 있었다.

'감독교체' 효과도 있었다. 꼭 홍명보 감독이 아니라도 통상적으로 새로운 감독이 부임하게 되면 선수들이 자연스럽게 신임 감독 눈에 들기 위해 긴장감과 집중력이 높아진다. 그만큼 일시적으로 경기력도 향상되는 효과가 나타나기 마련이다.

더구나 이번 동아시안컵은 월드컵 예선전의 부진으로 인한 여파도 있어 선수들이 더 분발할 수밖에 없는 조건이었다. 이처럼 모든 조건에서 한국이 유리할 수밖에 없는 상황인데도 호주가 우세했다면 그게 더 이상했을 경기였다.

어차피 대표팀은 2014 브라질월드컵 본선을 향한 준비 과정에 있다. 동아시안컵과 호주전은 그 대장정에서 이제 경우 첫 걸음마를 무난하게 뗀 정도에 불과하다. 1년이라는 짧은 시간 동안 대표팀이 완성단계로 가기 위해서는 적지 않은 고비와 시련을 넘겨야 한다. 한두 경기 결과에 지나치게 일희일비 하는 것은 크게 의미가 없다.

중국전(24일 오후 8시 화성종합경기타운)이나 일본전(28일 오후 8시 잠실올림픽주경기장)같이 여론의 폭발력이 강한 경기들을 앞두고 있는 홍명보호에 필요한 것은 일관성 있게 목표를 향해 전진할 수 있는 여유와 뚝심이다.

이준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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