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종된 성재기 "자살방조하다니" vs "오죽하면"
마포대교 주위서 수색작업 재개…네티즌들 '투신 퍼포먼스' 놓고 논란 가열
성재기 남성연대 대표가 26일 오후 서울 마포대교에서 투신, 27일 오전 10시 현재까지 실종된 가운데 그의 ‘투신 퍼포먼스’를 두고 네티즌이 설전을 벌이고 있다.
성 대표는 앞서 25일 남성연대 홈페이지에 “남성연대 부채 해결을 위해 1억 원만 빌려달라. 내일 한강에서 뛰어내리겠다”며 한강 투신을 예고해 논란이 일었다.
그러자 성 대표는 같은 날 자신의 트위터에 “왜 다들 투신하면 제가 죽을 것이라 생각하십니까? 거뜬히 살 자신 있다”고 말하며 투신 의지를 거듭 내비쳤다.
이후 그는 이튿날인 26일 오후 3시 15분경 자신의 트위터에 “정말 부끄러운 짓입니다. 죄송합니다. 평생 반성하겠습니다”라는 글과 함께 마포대교 난간에서 손을 떼며 뛰어내리는 성 대표의 모습이 담긴 사진이 올렸고, 곧바로 그가 투신했다는 사실이 보도를 통해 확인되면서 인터넷 여론의 이목이 집중됐다.
네티즌들 상당수는 이번 사고를 두고 “경솔했다”는 입장을 내놓고 있는 가운데 일각에서는 이번 기회에 “남성인권 목소리를 재조명할 필요가 있다”며 맞서고 있다.
네이버 아이디 ‘bl******’ “생명을 갖고 퍼포먼스를 한 자체가 미친 것 아니냐”며 “죽어도 한심하게 죽는거다. 꼭 살아라. 살아서 지탄 받아야 한다”고 비난했고, ‘nh****’ “많은 성재기추종자들도 따라할까 무섭다”고 꼬집었다.
또 다른 네이버 아이디 ‘yon****’ “의지는 높게 살만하나 어쩔 수 없는 민폐”라고 지적했고, 아이디 ‘kg***’는 “퍼포먼스도 정도껏 해야지”라며 쏘아붙였다.
반면, 성 대표의 방식은 잘못됐지만 그 의도는 이해가 된다는 지지자들의 목소리도 나왔다.
네이버 아이디 ‘ca******’ 는 “방법이 점점 과격해지고 오버하는 경향이 있긴 했지만 남녀평등이라는 미명하에 남성에 대한 역차별을 당연한 듯이 여기는 이 사회에 그나마 쓴 소리를 날려주는 사람이었는데. 안타깝다”고 옹호했다.
아이디 ‘ace***’ “여자가 차별을 시정해달라고 요구하는 건 당연한 자기 권리 찾기이고, 남자가 차별을 시정해달라고 요구하는 건 그저 찌질이의 외침쯤으로 몰아가는 대한민국! 이게 진짜 남녀평등이냐?”고 주장했다.
한편, 이날 사고 당시 현장에 남성연대 회원과 방송사 카메라기자 등이 있었던 것으로 알려져 ‘자살 방조’ 논란이 확산되고 있다.
실제로 당시 현장을 지나던 한 네티즌이 찍어 공개한 이 사진 속에는 성 대표 주변에 소형 캠코더를 든 남성과 카메라를 든 남성, 방송사 카메라 기자 등 3명이 성 대표 주위에서 촬영하고 있다.
이에 서울 마포경찰서는 26일 오후 6시경부터 성 대표의 투신 장면을 목격한 남성연대 사무처장 한승오(35)씨 등 직원 3명과 지지자 박모(28)씨 등 4명을 참고인 신분으로 불러 조사했다.
경찰에 따르면 인명구조자격증 소지자인 박 씨는 만일의 상황에 대비해 한 씨와 함께 유속을 계산해 투신지점에서 200∼300m 떨어진 한강둔치에서 대기했지만 손 대표가 손쓸 틈 없이 떨어져 미처 대응할 수 없었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참고인들은 또 이날 조사에서 “성 대표가 자신이 수영을 잘한다며 완곡하게 말려 차마 말릴 수도 없었다”고 진술해 자살방조 의혹을 부인했다.
이에 대해 경찰 관계자는 “현장 동영상 등을 확인한 결과 적극적으로 말리는 사람은 없었던 것으로 보인다”며 “이들도 애초 대중의 관심을 끌어 모금 이벤트 정도로 끝내려고 했으나 사고로 이어져 발생시각과 누가 신고를 했는지 여부도 기억하지 못할 정도로 경황이 없는 듯 보였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계속해서 ‘자살방조’ 논란이 확산되자 당시 현장에 있던 카메라기자가 소속한 방송사 KBS측은 공식 트위터를 통해 “불행한 사태를 방지하고자 사건 발생 직전 경찰과 수난구조대에 1차 신고를 했고 사건 발생 이후 긴급한 구조를 요청하는 2차 신고까지 했다”며 자살 방조가 아니라고 해명했다.
KBS는 또 “현장에는 남성 2명이 있었지만 성 대표를 제지하지 않는 상황이었다”며 “인터넷에 유포된 사진은 취재진이 현장에 막 도착했을 당시 모습으로 정황상 구조에 나설 시간적 여유가 없었다”고 적극 해명했지만 당분간 논란은 계속 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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