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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촛불집회' 거리두는 안철수의 셈법은


입력 2013.08.10 10:10 수정 2013.08.10 10:15        조소영 기자

야권 필수코스 집회 참가 대신 중도층 겨냥 '민생탐방' 마이웨이

안철수 의원이 9일 오전 서울 지하철 5호선 광화문역에 위치한 장애인권리보장법 제정연대 농성현장에 방문한 후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데일리안 홍효식 기자

안철수 무소속 의원이 오는 10일 서울광장에서 열릴 예정인 대규모 촛불집회에 ‘불참’할 예정이다. 안 의원은 9일 광화문 해치마당 입구에서 열린 장애인권리보장법 제정연대 농성 현장에 참석한 뒤 촛불집회 참석 여부에 대해 “계획이 없다”고 답했다. 참석한 행사장에서 민주당의 ‘천막당사’는 500m 떨어져있었지만, 안 의원은 이 또한 찾아갈 계획이 없다 했다.

야권인사로 분류되는 안 의원이 직·간접적으로 쏟아지는 ‘촛불집회 참석’ 요구에도 ‘불참’을 고수하는 것은 ‘야권진영의 눈’으로 봤을 땐 다소 이례적인 일이다. 야권은 촛불집회 시작 때부터 크고 작은 촛불집회들을 직·간접적으로 거쳤다. 이 때문에 적어도 야권진영에 있는 인사라면 촛불집회는 한 번쯤은 거쳐야하는 ‘필수코스’로 자리매김했다.

지난 2002년 6월 중학생이던 효순·미선이가 주한미군의 장갑차에 깔려 숨진 뒤 사인 규명 및 추모를 목적으로 같은 해 11월 열린 촛불집회는 불합리한 권위에 대항하는 평화적 시위로 규정되며 주목받았다. 미군 법정이 장갑차 운전병들에 대한 무죄 판결을 내리면서 반미(反美)적 성격을 띠게 된 해당 집회에 현 야권인사들은 당시 적극적 지지를 보냈다.

이후 이 동력이 그해 대선까지 이어져 노무현 대통령을 탄생시키는데도 힘을 보탰다. 노 대통령의 탄핵이 있던 2004년 탄핵 반대 촛불집회로 탄핵을 주도한 한나라당이 17대 총선에서 참패하는 일이 벌어졌다. 정점은 2008년 미국산 쇠고기 수입 반대, 2011년 반값등록금·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반대 목적의 촛불집회였다. 이렇게 일련의 시간을 거치면서 야권에선 정동영·유시민·이정희 등 ‘야권의 거물’이라고 할 법한 정치인들도 대거 쏟아져 나왔다.

하지만 현재 ‘야권의 거물’ 중 한 명인 안 의원은 촛불집회와는 명확하게 선을 긋고 있다.

그는 9일 민주당의 촛불집회와 관련, “무더위나 폭우로 많은 고생을 하는 것으로 안다”며 “안타깝고, 이 정국이 제대로 잘 풀렸으면 하는 바람”이라고만 했다. 지난 7일 박원순 서울시장을 만났을 때도 촛불집회 원인이 된 국정원 정치 개입 의혹 사건을 두고 “책임은 당연히 여당에 있지만, 야당은 슬기롭게 대처하지 못하고 장외투쟁까지 하는데 비판적인 시각과 함께 책임감도 느낀다”고 여야를 싸잡아 비판한 뒤 자기반성 정도로 말을 맺었다.

민주당 '정신적 지주' 문재인도 불참할 듯

대신 안 의원은 ‘민생정치’로 뛰어든 모양새다.

여야가 국정원과 서해NLL(북방한계선), 2007년 남북정상회담 대화록 등으로 입씨름을 하면서 민생정치가 실종됐다는 비판이 나오는 가운데 안 의원은 9일 장애인권리보장법 제정연대 농성 현장 참석에 이어 10일에는 경기도 광주에 위치한 ‘나눔의 집’을 찾는다.

그는 나눔의 집 부설 일본군위안부역사관에서 피해 할머니들을 만난 뒤 역사관 개관 15주년 기념식에 참석한다. 여야와의 거리두기를 통해 돋보이는 이른바 ‘반사이익 정치’라고 할 수 있다. 여야 의원들은 안 의원의 이 같은 행보를 두고 동시에 반발의 목소리를 내는 중이다. 그러나 안 의원은 이와 상관없이 계속해서 중도층을 겨냥한 ‘마이웨이’를 할 것으로 보인다.

한편, 민주당은 지난 집회와 마찬가지로 10일 집회에서도 먼저 서울광장에서 국정원 개혁을 위한 범국민보고대회를 연 뒤 같은 장소에서 시민단체들이 주최하는 촛불집회에 합류할 예정이다.

당 차원의 적극적 참여 독려는 물론, 현재 회담 형식을 두고 영수회담(김한길 민주당 대표)→3자회담(황우여 새누리당 대표)→5자회담(박근혜 대통령)→영수회담 또는 3자회담(김 대표)→3자회담(황 대표)의 여야-청와대 간 ‘핑퐁게임’이 더해져 집회의 규모가 예상보다 더 커질 가능성이 높다.

다만 당의 ‘정신적 지주’로 일컬어지는 문재인 의원은 또다시 불참이 예상된다. 본래 당은 이날 촛불집회가 정점에 달할 것으로 보고 문 의원의 참석을 타진했으나 문 의원 측은 국정원 국정조사가 정상화되고, 문 의원이 참석할 시 자칫 대선불복으로 불똥이 튀길 수 있다는 점을 우려해 불참 방침을 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조소영 기자 (cho11757@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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