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반기 2.28’ 류현진…커쇼급 진화 요인은?
충분한 휴식 얻고 나온 후반기서 벌써 5연승
상대 에이스 하비 침몰시키며 큰 경기 강한 모습
후반기 들어 몰라보게 달라진 류현진(26·LA 다저스)이 5연승과 함께 시즌 12승 달성에 성공했다.
류현진은 13일(이하 한국시간), 다저 스타디움에서 열린 ‘2013 메이저리그’ 뉴욕 메츠와의 홈경기에 선발 등판해 7이닝 5피안타 1실점으로 승리 투수가 됐다.
이로써 류현진은 후반기 등판한 5경기를 모두 승리로 장식한데 이어 시즌 12승째를 거둬 팀 내 최다승 투수로 올라섰다. 다저스 역시 7연승에 성공하며 애리조나와의 승차를 7.5경기로 유지, 내셔널리그 서부지구 선두 자리를 굳게 지켰다.
전반기 막판만 해도 체력적 어려움을 겪었지만 올스타 브레이크 이후엔 그야말로 승승장구다. 류현진은 전반기 18경기서 7승 3패 평균자책점 3.09를 기록, 메이저리그 연착륙에 성공했다는 평가를 받으며 휴식기에 들어갔다.
하지만 하이라이트는 여기서 끝이 아니었다. 체력을 보충하고 나온 후반기 5경기서 모두 승리를 챙긴 류현진은 평균자책점에서도 2.27을 기록, 팀 동료인 클레이튼 커쇼(11승 7패 평균자책점 1.88) 못지않은 피칭을 선보이고 있다.
류현진이 확 달라진 요인은 역시나 체력적으로 큰 문제를 겪지 않기 때문이다.
구속 변화에서도 찾을 수 있다. 전반기 류현진의 직구 평균 구속은 90.8마일(약 146km) 정도로 형성됐지만 후반기에는 91.3마일(147km)로 상승했다. 여기에 주무기 체인지업은 80마일에서 79마일로 오히려 낮아졌다. 즉, 구질 간 속도가 벌어지다보니 타자들이 타이밍 잡기가 어려워졌다.
구위에서의 자신감은 제구력에도 영향을 미쳤다. 전반기 2.38(39볼넷-93탈삼진)에 불과하던 볼넷과 삼진 비율은 후반기 들어 무려 7.00(4볼넷-28탈삼진)으로 치솟았다. 전반기 애로사항 중 하나였던 볼넷의 숫자가 크게 줄어들며 이렇다 할 위기도 자초하지 않고 있다.
구질 선택에서도 직구의 사용을 줄인 반면, 변화구(체인지업, 슬라이더) 비중을 크게한 점도 눈에 띈다. 류현진은 전반기 55%대 직구 구사율을 보였다. 하지만 후반기 들어서는 49%대로 낮춘 대신 체인지업과 슬라이더 비중을 크게 높여 큰 재미를 보고 있다. 실제 이날 메츠전에서 류현진의 체인지업은 춤을 추듯 포수 미트로 향했고, 상대 타자들은 아예 타이밍을 잡지 못했다.
또 달라진 이유는 다름 아닌 ‘멘탈’이다. 데뷔 초만 하더라도 상대의 장타를 잔뜩 의식해 종종 도망가는 피칭을 하기도 했지만, 자신의 구위가 통한다는 것을 깨닫자 상대가 누구든 자신감 있는 피칭을 이어가고 있다.
이번 맷 하비와의 승부가 가장 좋은 예다. 맞상대를 펼친 하비는 커쇼와 함께 올 시즌 강력한 사이영상 후보로 거론되는 투수였지만 류현진은 아랑곳하지 않고 자신의 페이스를 꾸준히 유지했다. 특히 1회 유일한 실점이던 홈런을 허용하자 승리욕은 더욱 불타올랐다.
이는 돈 매팅리 감독의 입에서도 거론됐다. 매팅리 감독은 경기 후 기자회견에서 “류현진이 초반에 홈런을 맞았지만, 경기를 잘 끌고 갔다. 우리 타선이 처음에 침묵했음에도 하비와 동등하게 경기를 이끌었다. 멋졌다”고 평가했다.
이어 “류현진은 추신수와의 맞대결에서도 그랬듯 큰 경기에서 강했다. 메츠전 역시 기대한 대로 였다”며 초반 홈런 허용에 대해서는 “1실점은 큰 문제가 아니다. 커쇼같은 투수도 실점할 수 있다”고 류현진에게 신뢰를 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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