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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종신 '독도송'…가요계 솔직한 시선


입력 2013.08.16 08:38 수정 2013.08.16 08:55        민교동 객원기자

독도송 제작에 따른 가요계 기대감↑

참여 가수와 불참 가수 속 갈등 우려

서경덕 교수와 가수 윤종신 '독도송' ⓒ 서경덕 교수 제공

윤종신이 만드는 독도송은 어떤 노래가 될까. 그리고 또 누가 부를까. 서경덕 교수와 윤종신이 함께 준비한 ‘독도송’이 독도의 날에 맞춰 공개될 예정이다. 13일 독도학교 초대교장 서경덕 성신여대 교수와 가수 윤종신이 오는 10월 25일 ‘독도의 날’에 맞춰 독도송 음원을 공개하겠다고 밝혔다.

서 교수는 “원래 이번 광복절에 맞춰 음원을 공개 하려고 작곡과 작사는 거의 마무리됐지만 노래를 부를 가수 섭외가 아직 결정 나지 않아 좀 미뤄지게 됐다”고 밝혔다.

또한 작곡을 담당한 윤종신은 “독도는 당연히 우리 영토이기 때문에 ‘독도는 한국땅’을 주장하기보다 섬이라는 문화관광적인 측면을 강조해 밝고 경쾌한 대중가요를 만들어 보려고 몇 달 동안 노력했다”고며 “아름다운 독도경관도 영상으로 담은 뮤직비디오도 만들 예정이며 많은 가수들이 함께 노래 할 수 있는 합창곡이나 듀엣곡도 고려중”이라고 말했다.

작사 작업은 서 교수도 함께 참여했다. 서 교수는 “뮤직비디오를 영어로도 번역해 유튜브에 올려 전 세계인들에게 ‘K팝’으로 우리의 독도를 자연스럽게 홍보할 예정”이라고 밝히며 “독도송이 완성되면 휴대폰 벨소리, 컬러링 등 남녀노소 누구나 일상생활에서 무료로 편안히 즐길 수 있는 다양한 문화 콘텐츠로도 개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계획처럼 10월 25일 ‘독도의 날’에 맞춰 음원과 뮤직비디오를 무료로 공개하려면 9월말까지 녹음 작업 완료돼 10월엔 뮤직비디오 작업에 돌입해야 한다. 이제 마지막 단추는 ‘독도송’을 부를 가수가 누구냐에 달려 있다. 독도에 대한 대한민국 국민들의 무한한 애정을 감안하면 독도송을 부른 가수는 ‘국민가수’의 반열에 오를 수도 있을 만큼 폭발적인 반응을 이끌어 낼 수 있다. 그렇지만 세계무대, 특히 일본 무대를 감안한다면 ‘독도송 가수’는 분명 쉽게 수락하기 힘든 제안이 될 수밖에 없다.

서 교수와 윤종신이 밝힌 독도송의 기본 구상은 ‘밝고 경쾌한 대중가요’이며 ‘유튜브에서 통할 수 있는 K팝’이다. 독도는 당연히 대한민국 영토인 만큼 ‘독도는 우리 땅’이라 언급하는 노래는 아니라며 대신 독도의 아름다움 등 문화관광적인 측면을 강조한 노래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다시 말해 ‘독도는 우리 섬’이 아닌 ‘독도는 아름다운 섬’이 가사의 주요 내용일 될 것이라는 얘기다.

그럴지라도 한류 열풍에 동참해 세계무대로 나가고자 하는 가수들 입장에선 어지간히 부담이 될 수밖에 없다. 아직까지 한국 가요의 주된 수익원이 되는 해외 국가는 단연 일본이다. 유럽과 미국 등 서구권에서도 K 팝의 폭발적인 인기가 입증됐지만 여전히 국내 가요기획사의 주요 시장은 일본과 중국이다. 한 대형 가요기획사 관계자는 “음반 시장 규모가 세계 2위인 일본과 엄청난 인구를 바탕으로 잠재 시장이 엄청난 중국에 집중하는 것이 우리 회사 뿐 아니라 한국 가요계의 현실”이라며 “미국이나 유럽 등에서 공연을 가지며 현지 팬들과 직접 만나는 것은 수익을 위해서라기보다는 일종의 미래에 대한 투자이며, 현지 팬들에 대한 순수한 감사의 이벤트에 가깝다”고 설명한 바 있다.

최근 일본에 보수 우익 정권이 들어서며 우경화가 심해져 한일 관계가 악화일로에 있다. 일본 내 한류 열풍 역시 서서히 그 위세를 잃어가고 있다. 일본 수출길이 막힌 뒤 한국 드라마 시장 역시 신음하고 있다. 그렇지만 치명타는 역시 가요계다. 일본에서 음반을 발매하고 일본 활동에 매진하던 그룹들도 최근에는 대부분 일본 활동을 중단했다. 하루 빨리 한일 관계가 정상화 돼 다시 일본 내 한류 열풍이 재점화 되길 바라는 연예관계자들이 많은 이유 역시 여기에 있다.

이런 상황에서 독도송은 일본 진출을 노리고 있는 가수들에겐 매우 어려운 선택이 될 수밖에 없다. 물론 그럼에도 당당히 독도송을 부를 가수가 한국 가요계에 분명히 있을 것이다. 이로 인해 일본 활동이 어려워 질 수도 있겠지만 밝고 경쾌한 독도송을 통해 전세계인에게 대한민국 영토인 독도의 문화관광적인 장점을 홍보할 가수는 분명 있을 것이다.

문제는 그 역풍이다. 독도 문제는 일본인들만큼이나, 아니 그보다 더 대한민국 국민들에게 중요한 문제다. 몇 년 전 독도를 둘러싼 한일 양국의 대립이 심화됐을 무렵 일본에서 인기를 얻고 있는 한 걸 그룹이 독도 문제에 대한 명확한 입장을 밝히지 않아 구설수에 오른 바 있다. 일본 내에서 엄청난 영향력을 갖고 있는 ‘욘사마’ 배용준이 독도가 대한민국 영토임을 분명히 밝혔던 것과 비교가 되기도 했다.

만약 계획 가운데 하나인 독도송을 합창곡으로 만들 경우다. 이렇게 되면 한국을 대표하는 가수들과 아이돌 그룹과 걸그룹 등이 참여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그 얘기는 곧 합창곡 독도송에 참여하지 않는 가수와 그룹도 생길 수밖에 없다는 부분이다.

이렇게 될 경우 독도송에 참여한 가수와 불참한 가수가 분명하게 구분될 수밖에 없다. 국내 네티즌들은 독도송 참가 가수와 그룹에 박수갈채를 보내는 동시에 불참 가수와 그룹에 엄청난 비난을 쏟아낼 가능성이 크다.

문제는 엄청난 악성 루머가 창궐할 가능성이다. 어느 가수가 ‘독도송’ 제안을 받았는데 거절했다, 어느 아이돌 그룹이, 또 어느 걸 그룹이 ‘독도송’ 제안을 받았지만 거절했다는 식의 루머가 확산된다면 한국 가요계는 엄청난 혼란에 휩싸일 가능성이 크다. 또한 누구는, 어느 그룹은 너무 친 일본 성향이라 아예 처음부터 섭외조차 하지 않았다는 식의 루머까지 나돌 수도 있다.

한명 내지는 두 명(듀엣송일 경우) 내지는 몇 십 명(합창곡일 경우)의 독도송을 부른 가수와 그렇지 않은 대다수의 가수로 명확한 구분겨 네티즌의 칭송과 비난이 엇갈리는 형국은 분명 한국 가요계에 치명타가 될 수밖에 없다. 자칫 밝고 경쾌한 독도송으로 인해 한국 가요계는 어둡고 둔중하게 만들 수도 있다는 얘기.

따라서 독도송은 이제부터가 중요하다. 가수 섭외 과정은 최대한 소리 소문 없이 조용히 진행돼야 하며 독도송을 부를 가수가 결정된 뒤에는 섭외 이유와 과정 등을 명확하게 공개해 오해의 요지가 없도록 해야 할 터다. 독도 문제를 두고 한일 갈등은 불가피할 지라도 이로 인한 한한갈등은 없어야 하기 때문이다.

물론 그 동안 독도 문제를 적극적이면서도 합리적으로 풀어 온 서 교수와 가요계에서 선배 역할을 잘 해내고 있는 윤종신이 주도하는 ‘독도송’인 만큼 이런 우려 자체가가 쓸 데 없는 일일 지도 모른다. 부디 그러기를 바라는 마음이다.

민교동 기자 (minkyodong@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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