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하기

카카오톡
블로그
페이스북
X
주소복사

투기자본 부추기는 상법개정안에 '들끓는 재계'


입력 2013.08.22 13:26 수정 2013.08.22 21:12        데일리안=이강미 기자·최용민 기자

전경련 등 경제단체 19개 경제단체 한목소리로 재검토 요구

"감사위원 분리선출, 집중투표제 의무화 등 5개항 모두 문제"

박찬호 전국경제인연합회 전무(왼쪽)가 22일 상법 개정안과 관련해 기자간담회를 열고 발언하고 있다.ⓒ전경련

전국경제인연합회를 비롯한 19개 경제단체는 22일 공동 건의문을 내고 "상법개정안에 따른 지배구조 악화시 정상정적인 경영권마저 흔들리게 되고, 이에따른 투자규제 완화 효과가 반감될 것”이라며 정부의 상법 개정안 전면 재검토를 요구하고 나섰다.

특히 감사위원 분리선출 강화 및 집중투표제 의무화 확대 등을 골자로 한 개정안이 통과될 경우 국내기업의 글로벌 경쟁력이 약화될 수 있다는게 주장의 핵심 논거다.

박찬호 전국경제인연합회 전무는 22일 서울 여의도 KT사옥에서 ‘상법개정안에 대한 경제계 의견' 공동건의 발표(건의)문 낭독한 뒤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이번 상법개정안은 정상적인 기업의 경영권마저 흔들어 기업경영의 불확실성을 더욱 가중시킬 우려가 있다"며 반대입장을 분명히 했다.

박 전무는 "오후에 상법 개정안에 대한 경제계 의견을 법무부에 제출할 것"이라면서 “이 의견서에는 △감사위원 분리선출 △집중투표제 의무화 △집행임원제 △다중대표소송제도 △전자투표제 의무화 정책 등에 대한 문제점을 명시했다”고 밝혔다.

박 전무는 "상법 개정안이 개별기업의 경영환경은 고려하지 않은채 획일적인 지배구조를 받아들이도록 의무화하고 있으며 체형은 고려하지 않은채 모두에게 똑같은 디자인과 크기의 옷을 입도록 강요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특히 박 전무는 "개정안에 따라 감사위원 선임시 의결권을 제한해 별도 선임하게 되면 경영진 선임에 있어 대주주의 영향력은 대폭 축소될 수 밖에 없다"고 반발했다.

이어 "과거 소버린, 칼 아이칸과 같은 외국계 투기자본의 경영권 간섭으로 우리 기업들이 많은 어려움을 겪었다"며 "상법 개정안은 이같은 외국계 투기 자본에게 강력한 무기가 돼 경영권 간섭을 더욱 심화시킬 수 있다"고 덧붙였다.

여기에 집중투표제와 다중대표소송, 전자투표제 도입에 대한 반대입장도 분명히 했다. 경제계는 법무부가 마련한 상업 개정안 5개 조항 모두에 대해 문제를 제기한다는 입장이다.

집중투표제는 자산 2조원 이상 상장회사에 대해 2인 이상의 이사 선임시 현행 1주만 인정 하는 게 아니라 이사 수만큼 의결권을 인정해주는 제도다. 결과적으로 소액주주가 원하는 이사를 선임해 경영권 참여 가능성이 높아진다.

박 전무는 "집중투표제가 도입돼 2대, 3대 주주들이 자신들이 선임한 이사를 통해 정략적이고 당파적인 행위를 할 경우 이사회의 정상적인 운영이 어려워진다"며 부작용을 우려했다.

이어 "다중대표 소송 역시 남소를 부추겨 기업에 지나친 부담이 되고 국제 투기자본에 의해 악용될 수 있다"며 "전자투표제의 경우 아직 시스템에 대한 검증이 충분히 이뤄지지 않은 상황에서 해킹, 시스템 오류 등 문제와 각종 소송에 휘말리는 등 기업의 정상적인 경영의사결정이 침해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와관련 대기업들도 현재의 상법개정안이 통과될 경우 우리 기업들의 경영권이 외국계 펀드에 의해 농락당할 수 있다며 우려했다.

현재는 이사회 구성원 중에서 감사위원을 선임토록 되어 있는데, 개정안에 따라 대주주의 의결권을 3% 이내로 제한해 별도로 감사위원을 선임하게 되면, 경영진 선임에 있어 대주주의 영향력은 대폭 축소되고, 2대, 3대 혹은 4대 주주들이 경영권을 장악하거나 회사 경영에 심대한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A그룹 관계자는 “그동안 외국계 펀드는 국내 기업 지분을 인수한 뒤에는 단기 차익을 노리기 위해 경영권을 흔들어 왔다”면서 “이번 상법개정안은 외국계 펀드들이 더 쉽게 횡포를 부리도록 여건을 만들어주는 꼴밖에 안된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기업 입장에서 경영권을 방어하려다 보면 막대한 자금이 소요되고, 그러다 보면 투자 위축이 불가피하다”면서 “지속가능경영을 위한 투자에 사용돼야 할 자금으로 외국계 펀드 배만 불려주는 꼴이 된다”고 덧붙였다.

B그룹 한 고위 관계자는 "상법개정안의 주요 내용인 감사위원 분리 선출과 집중투표제 등이 시행될 경우 적대적 인수합병(M&A)이나 투기 세력 등으로 인해 경영권이 심각하게 위협받을 수 있다"며 "과거 SK그룹이 소버린으로부터 경영권을 지키기 위해 우호세력을 만드는 등 1조원에 이르는 비용을 쓴 것처럼 이번 상법개정안이 실제로 이뤄지면 기업들은 큰 위기를 맞을 수 있다"고 우려했다.

한편 법무부는 지난달 16일 감사위원 선출시 최대주주의 의결권을 3%로 제한하는 내용 등을 담은 상법 개정안을 입법예고한 상태다.

이강미 기자 (kmlee5020@dailian.co.kr)
기사 모아 보기 >
0
0
이강미 기자가 쓴 기사 더보기

댓글 0

0 / 150
  • 최신순
  • 찬성순
  • 반대순
0 개의 댓글 전체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