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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석기 국회입성, 자유롭지 못한 민주당


입력 2013.08.30 11:17 수정 2013.08.30 23:47        조소영 기자

지난 4.11 총선 야권연대 위해 16곳 양보

이로인해 통진당 총 13명 대거 당선

‘민주당이 이석기 통합진보당 의원을 당선시켰다?’

국가정보원(국정원)으로부터 내란예비음모죄 혐의를 받으며 ‘유명인사’가 된 이석기 통합진보당 의원을 두고 민주당은 ‘철저한 수사’를 언급하며 거리두기를 하고 있다. 사실상 민주당과 이 의원은 전혀 관계가 없어 보인다. 하지만 이 의원의 ‘출신’을 보면 민주당이 그의 당선에 한몫을 했다고도 볼 수 있다. 이 의원은 지난해 4.11총선에서 비례대표로 당선됐다.

비례대표는 정당 득표율에 비례해 당선자 수를 결정하는 제도다. 이 수를 늘리기 위해선 당이 유권자에게 어필하는 힘이 있어야 하는데 군소정당으로선 쉽지 않은 일이다. 하지만 통진당은 4.11총선 당시 결코 적은 숫자가 아닌 6명을 당선시켰다. 그 배경은 다름 아닌 ‘야권연대’였다. 야권 간 공조를 통해 여당을 견제하자는 야권연대는 4.11총선 당시 민주당이 주도했고, 야권 유권자들의 마음을 빼앗았다. 통진당은 이때 세(勢)를 넓혔다.

지난 2012년 3월 6일 당시 한명숙 민주통합당 대표와 이정희 통합진보당 대표가 국회 귀빈식당에서 야권의 4.11 총선 운명을 가를 ´야권연대´협상에서 만나 인사를 나누고 있다.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통진당은 민주노동당, 국민참여당, 진보신당 탈당파 등이 주축이 돼 만들어졌으며 가장 큰 지분을 차지하던 당은 민노당이었지만, 대중에게 각인되지는 못한 터였다. 민노당은 17대 대통령 선거에서 권영길 의원을 후보로 내보냈지만 참패했고, 간첩사건인 ‘일심회 사건’과 연루된 세력이 당 내부에 있는 것으로 파악된 뒤 내부 갈등을 겪다가 쇠락의 길을 걸었다.

심기일전한 통진당은 이를 물었다. 19대 국회에서만큼은 달라지자고 생각한 통진당은 4.11총선에서 원내교섭단체 진입(20석)을 목표로 세웠다. 마침 든든한 지원군도 얻었다. 당시 제1야당이었던 민주당이 여당인 새누리당에 대항한 야권연대에 적극적 의지를 보이면서 통진당을 향해 손을 내민 것이다. 민주당과 통진당은 이렇게 ‘정략적 파트너’가 됐다.

이후 2012년 당시 7석을 갖고 있던 통진당은 89석을 갖고 있던 민주당을 흔들기 시작했다. 민주당의 몸집은 통진당의 10배 이상이었지만, 야권 과반수 의석을 얻겠다는 목표에 혈안이 돼 다른 것은 보이지 않았다. 반면 통진당은 잃을 게 없었다. 이를 활용한 통진당은 연대 협상에서 55곳의 지역구 중 민주당으로부터 무공천 지역 16곳을 얻어냈다. 연대 합의문에는 자당 정책의 핵심인 한미자유무역협정(FTA)과 제주해군기지 건설 반대 등을 넣었다.

통진당에 끌려다니던 ‘거대한 덩치’의 민주당은 4.11총선 당일 뼈아픈 결과를 맞는다. 통진당은 당초 목표였던 20석을 이루진 못했지만, 지역구 7명, 비례대표 6명까지 13석을 건져 7석에서 두 자릿수로 의석수가 뛰어올랐다. 야권연대를 통해 야권이 유력한 지역구서 민주당의 양보를 받았기 때문에 가능한 결과였다. 민주당은 127석을 달성으로 새누리당의 152석에 무릎을 꿇었다.

통진당은 이때부터 ‘제3당’으로 유명세를 타기 시작했고, 민주당은 ‘남 좋은 일’만 시킨 모습이 됐다. 민주당 내부에선 총선 패배에 대한 잡음이 나오기 시작했다. 다만 통진당의 기쁨도 오래가진 않았다. 비례대표 부정경선 및 종북 사태로 수난을 겪기 시작했다. 이때 민주당에게도 ‘종북 불똥’이 튀었다. 민주당과 통진당 간 야권연대는 ‘부정선거’와 ‘종북’만을 남긴 채 이때부터 서서히 무너지기 시작했다.

조소영 기자 (cho11757@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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