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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오, 박 대통령 향해 '방민지구심어방천'


입력 2013.09.11 11:22 수정 2013.09.11 14:27        백지현 기자

최고중진연석회의서 '국민의 입을 막는 것은 빗물을 막는 것보다 더 위험'

이재오 새누리당 의원이 11일 오전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최고중진연석회의에서 박근혜 대통령을 비판하는 발언을 마친뒤 종이에 ‘국민의 입을 막는 것은 냇물을 막는 것 보다 위험’이라고 쓰고 있다.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이재오 새누리당 의원이 11일 오전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최고중진연석회의에서 박근혜 대통령을 비판하는 발언을 하고 있다.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새누리당 중진 의원들은 11일 꼬인 정국을 풀기위해 박근혜 대통령이 갈등해결에 적극 나서야 한다고 성토했다.

이재오 의원은 이날 오전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최고중진연석회의에서 “야당이 천막치고 두 달을 넘게 버티는데 당에서 알아서 하라고 하는 것은 한계가 있지 않느냐”며 “한계가 있으면 누가 나서야 하느냐. 정치권에서 갈등 해결의 책임이 있는 사람은 대통령”이라고 꼬집었다.

이 의원은 “대통령이 귀국하면 여당 대표를 만나 사정을 듣고 또 야당 대표를 만나 사정을 들어 갈등의 해결방안을 마련해야 한다”며 “(민주당이 요구하는 핵심이) 국정원 개혁인데, 국정원은 국회로 넘기고, 정국현안을 들어 적극적으로 꼬인 정국을 풀 생각을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지금 새정부가 출범한지 7개월 째 들어서는데 언제부터인가 화해, 상생, 통합 등 이런 말들이 사라지고, 대립과 갈등이 사회에 자리 잡고 있다”면서 “정치권이 갈등의 계기를 마련해선 안 된다. 화해, 상생과 같은 조짐이 안 보이고 대립과 갈등의 구조로 치달으면 여권의 책임이 크다”고 지적했다.

이 의원은 특히 “우리도 야당을 10년 하면서 김대중 대통령 나오라고 하고 본회의장 농성도 하지 않았나. 야당한지 몇 년 됐다고 다 까먹나. 야당이 잘못한 건 국민들이 다 아는거고. 지금은 야당과 싸워서 이긴다는 자세가 아니고 함께 하자고 생각하자”며 “여당 지도부도 아닌 것은 아니라고 하고 못 푸는 것은 못 푼다고 이야기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 의원은 여당의 단독국회 소집과 관련, “여당이 걸핏하면 단독국회를 한다고 하는데 단독국회가 뭐냐”며 “국민이 모처럼 가뜩이나 살기 어렵고 체감경기도 형편없는데 지금은 적어도 추석 밥상에 여야와 청와대가 힘을 합쳐 정치라도 좀 시원하게 해야 한다. 만약 이 분위기가 추석을 넘겨서까지 계속되면 그 이후에는 훨씬 더 심각한 사태가 올 것”이라고 말했다.

이 의원은 아울러 ‘방민지구 심어방천(국민의 입을 막는 것은 빗물을 막는 것보다 더 위험하다)’이라는 성어를 들어 “대통령과 지도부가 이 말을 한 번 새겨달라”고 당부했다.

정몽준 의원도 “어제 오후 천막에서 농성하고 있는 민주당 김한길 대표와 만났다”며 “제1야당 대표가 비가 새는 천막에 기거하는 모습이 보기 좋지 않고 우리 정치가 언제까지 이렇게 해야하느냐”고 말했다.

이어 “민주당은 현재 여야간 물밑대화가 이뤄지지 않고 있다고 주장하는데 그렇다면 우리 정치가 심각한 위기에 처한 것”이라며 “국민에게 새누리당이 열심히 대화하려는 노력이 부족한 것으로 비춰지는 것은 아닐지 우려된다”고 지적했다.

정 의원은 “지금 야당의 요구를 수용하면 앞으로 계속 문제가 생긴다는 우려가 있는 것도 사실이고 야당이 나가있는 것도 잘못”이라면서도 “국민들은 집권여당의 적극적 역할을 기대한다. 새누리당 의원들이 모두 나서 야당과의 대화를 적극적으로 중재하고 청와대도 우리당에서 설득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이와 함께 이인제 의원은 “야당 대표가 여권의 최고 정치지도자인 대통령과 영수회담을 하자는 것은 무리가 아니다”며 “(대통령도) 야당의 주장도 경청하고 충분히 공감을 이룰 수 있는 부분은 공감을 이뤄, 야당이 국회로 돌아와 정기국회를 마무리 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 의원은 “국정원 개혁에 대해서는 정부 여당이 더 확고한 비전과 목표를 국민에게 이야기하고 야당을 잘 설득해 끌고 가야 한다”며 “오늘 박 대통령이 귀국하면 지도부가 대통령을 만나 뵙고 신속한 대화를 통해 야당이 국회에 들어올 명분을 만들어 줘야한다”고 말했다.

정우택 최고위원도 “대통령과 야당이 대화를 통해 (난국을) 타계하는 큰 정치를 보여야 한다”며 “충분히 (민주당이 주장하는 것을) 듣고, 대통령도 통치권자로서 들어줄 수 없는 것은 분명히 이야기함으로 타결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 최경환 원내대표는 이날 회의에서 “꽉 막힌 정국을 풀기 위해 형식에 구애받지 않고 정치권과 박 대통령의 회담이 성사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며 “민주당도 작은 정치 계산에 매달리지 말고 통 큰 결단을 해 달라”고 주문했다.

백지현 기자 (bevanila@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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