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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약 파기? 누가 그래?" 박대통령 속도 조절론


입력 2013.09.25 16:02 수정 2013.09.25 16:28        김지영 기자

청와대 "재정상황 고려한 공약 순차적 집행, 공약 파기 아니야"

기초노령연금 축소를 둘러싼 논란으로 박근혜 대통령이 코너에 몰려 있다.

당초 박 대통령은 65세 이상 모든 국민에게 월 20만원 이상의 기초연금을 지급하겠다고 공약했으나, 최근 정부는 상위 30% 노인을 지급대상에서 제외하고, 국민연금 가입기간에 따라 기초연금 액수를 차등 지급키로 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야권은 ‘공약 파기’라며 연일 정부에 맹공을 퍼붓고 있다.

하지만 재정상황을 고려해 공약정책을 순차적으로 집행하는 것이 공약 후퇴·파기라는 주장에 대해선 동의할 수 없다는 것이 청와대 내부의 시각이다. 박 대통령의 대선공약은 애초 5년 임기를 기준으로 제시된 것인 만큼, 재정여건에 맞춘 초기단계의 정책만으로 공약 후퇴를 결론짓는 것은 성급하다는 것이다.

더욱이 오는 26일 발표가 예정된 정부 안은 정책의 최종 모습이 아니다. 향후 세입규모와 지하경제 양성화 성과에 따라 기초연금 지급 대상은 얼마든지 확대될 수 있다. 이번 안은 정부가 현재 여건에서 감내할 수 있는 최선책이라는 게 청와대와 정부부처, 여당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박근혜 대통령이 25일 오전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제3차 무역투자진흥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아울러 야당이 촉구하고 있는 부자감세 철회 논의도 현 시점에선 적절치 않다는 게 청와대의 입장이다. 야권은 벌써부터 ‘증세 없는 복지’의 실패를 단정하며, 복지공약의 재원 마련을 위해선 증세가 불가피하단 논리를 펴고 있다. 하지만 아직까진 새 정부의 재원 마련 대책의 성패를 판단하기도 이른 상황이다.

물론 박 대통령이 복지재원 마련 방안으로 제시했던 지하경제 양성화는 전두환·노태우 전 대통령의 추징금 미납분 추징 외에 현재까지 이렇다 할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

그러나 현 정부의 세수·재정 부족을 새 정부의 탓으로 몰아가는 건 지나친 비약이라는 지적이다. 올해 신고된 법인세, 종합소득세 과세표준은 전년도 수입 기준이고, 2014년도 예산안 또한 이를 기준으로 편성된다. 지난해 일부 종목의 경우 2년 전 경기와 세입규모가 당해 예산안에 반영되는 것이다.

특히 올해 정부가 절감한 예산의 구체적인 액수는 내년 결산국회에 가서야 확인이 가능하다. 이 때문에 정부의 예산 절감분, 즉 이월예산 규모에 따라 2015년 이후 재정이 늘어날 수도, 복지 부분 지출규모가 확대될 수도 있다. 이를 고려할 때 올해 재정이 부족하다고 해서 내년 세수 부족을 단정할 순 없다.

여기에 청와대는 최근 재정 확보 대책의 우선순위를 조정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지금까지 지하경제 양성화에 초점을 맞췄다면 당분간은 불요불급한 지출을 줄이는 데에 방점을 찍겠다는 것이다. 정부가 내년도 예산안에서 SOC(사회간접자본) 부분을 대폭 삭감키로 결정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더불어 외국인투자촉진법을 비롯한 주요 경제 활성화 법안들이 국회를 통과하면 국내 시장에 대한 외국 기업의 투자가 늘어 내수 활성화는 물론 새로운 기업이 만들어지고, 일자리가 느는 등의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또 정부의 목표대로만 된다면 법인세, 소득세, 부가세 등 다양한 종목에서 세원이 확대된다.

결국 박 대통령의 복지공약은 2015년도 예산안 제출 시점에서야 제 모습을 갖출 것으로 보인다. 이때까진 지난해 급격히 악화된 내수경기의 영향으로 재원 마련에 어려움을 겪을 수밖에 없다.

한편, 박 대통령은 오는 26일 국무회의를 주재해 기본노령연금 등 복지공약에 대해 입장을 밝힐 것으로 전해졌다. 이 자리에서 박 대통령은 일부 공약이 수정된 것과 관련해 국민에 양해를 구하고, 정상적인 국정과제 이행을 위해 공약의 속도 조절이 불가피함을 피력할 것으로 보인다.

김지영 기자 (jyk@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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