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양그룹 계열 3곳 법정관리…4만여명 투자손실
동양·동양레저·동양인터내셔널 발행 CP 및 회사채 투자자 투자금 보호 방안
동양그룹이 30일 (주)동양과 비상장 계열사인 동양레저, 동양인터내셔널 등 3개 계열사에 대해 법정관리(기업회생 절차)를 신청하면서 이곳에 돈을 묻은 투자자 일부 손실이 발생할 것으로 보인다.
이날 만기인 동양그룹 계열사의 회사채와 기업어음(CP) 1100억원 규모나 된다.
이번 사태를 초래한 곳이 '동양레저'와 '동양인터내셔널'이란 점에서 두 계열사의 법정관리는 이미 예상됐다.
결국, 회사채 발행 계획 오리온의 지원이 무산됨에 따라 이날 만기를 막을 자금 확보에 어려움을 겪자 이같은 결정을 내린 것으로 분석된다.
최수현 금융감독원장은 이날 긴급 기자 브리핑을 열고 "동양레저, 동양인터내셔널이 발행한 CP와 동양이 발행한 회사채에 투자한 투자자의 경우 일부 손실이 발생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최 원장은 "다만, 금감원의 감독대상인 동양증권, 동양자산운용, 동양생명보험 등 계열금융사의 고객자산은 동양레저 등의 기업회생절차 개시 신청에도 불구하고 관련 법규에 따라 안전하게 관리돼 있다"고 진화에 나섰다.
이달 29일 현재 동양증권이 판매한 동양레저와 동양인터내셔널 발생 CP 규모는 4586억원에 이른다. 투자자는 1만3063명이며 대부분 개인투자자(99.2%)다.
같은 기간 현재 동양증권이 판매한 동양 발행 회사채 규모는 8725억원으로서 투자자는 2만8168명에 달한다. 화새채 투자자 역시 개인이 대부분이다.
법정관리 신청이 된다면 동양그룹 3개 계열사에 대한 대출 등 여신과 회사채, CP 등 모든 채권채무는 즉시 동결된다.
동양그룹은 지난 2010년 이후 주채무계열 선정대상 기준에 해당하지 않아 재무구조개선 약정 등 은행의 관리대상에서 제외됐다.
앞으로 동양증권을 통해 판매된 동양레저와 동양인터내셔널 발행 CP와 동양 발행 회사채에 투자한 투자자에 대한 투자금의 지급시기나 지급금액은 향후 기업회생절차에 따른 법원의 결정에 의해 정해질 예정이다.
금감원은 이미 지난 23일부터 동양그룹 계열금융사에 대해 특별적검반을 투입해 고객재산 보관 상태 등에 대한 집중점검을 실시하고 있다.
이날부터 추가인력을 투입해 특별점검반을 특별검사반으로 전환하고 관계기관과 협의해 고객자산 보호에 만전을 기할 계획이다.
금감원은 동양증권 등에 대한 검사를 통해 불완전판매 등 법규위반행위가 발견되는 경우 관련규정에 따라 엄중 조치할 예정이다.
또한 '불완전판매신고센터'를 설치해 운영 중에 있으며, 투자자들의 분쟁조정신청에 대해서도 적극 지원할 예정이다.
김건섭 금감원 부원장은 "동양그룹의 계열사 지분관계가 복잡하기 때문에 불완전판매로 인한 금액 산출이 어렵다'면서 "이미 법정관리를 신청한 상태이기 때문에 법원의 결정에 따라 정해질 예정이다"고 설명했다.
또한 "투자자가 불완전판매를 통해 불이익을 받았다고 불완전판매신고센터에 신고하면 최대한 검사 조치를 통해 드러난 사항에 대해 손해배상 등 최선의 지원을 다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최 원장은 "동양그룹 일부 계열사의 기업회생절차 신청에도 불구하고 동양증권 등에 예치된 고객자산은 안전하게 보호돼 있다"며 "금융상품 중도해지에 따른 손해를 입지 않도록 유의해 주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이번 동양그룹 계열사 3곳의 법정관리 외에도 우량 계열사 조기 매각과 기업회생 절차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동양그룹은 앞으로 '산 넘어 산'이기 때문이다. 다음달 동양그룹의 CP만기 도래액은 4800억원이며 11월 3000억원 규모의 CP 만기가 돌아오고 풋옵션 행사로 회사채 자금 620억원 가량도 필요하다.
여기에 12월 CP 1200억원, 회사채 700억원의 만기가 돌와오게 되면 연말까지 총 1조1000억원이 넘는 실탄을 확보해야 한다.
주채권은행에서 그룹 차원의 지원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하지만 동양그룹은 주채무계열 관리대상에서 제외된 만큼 은행권의 전폭적인 지원은 쉽지 않다.
산업은행은 앞으로 동양그룹의 계열사 역시 기업회생 절차를 밟을 가능성이 커짐에 따라 동양시멘트에 대한 지원을 위해 채권단 공동관리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산은의 경우 동양그룹은 주채무계열이 아니고 주채권은행도 아닌만큼 적극지원에 나서는 것이 부담이다. 실제 동양그룹 계열사 가운데 (주)동양과 동양시멘트 2개사에 불과하다. 두 곳의 합해 4000억원 규모다.
산은 관계자는 "동양그룹의 다른 계열사들이 법정관리를 신청하게 되면 동양시멘트의 경영 리스크가 있다는 판단 아래 공동관리나 개별관리 등 다각적인 지원을 검토하고 있는 중"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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