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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잊힌 1순위’ KT 장재석…샌드위치 세대 설움 날릴까


입력 2013.10.12 11:50 수정 2013.10.12 11:55        데일리안 스포츠 = 이준목 기자

1순위 지명 불구 부진·부상·무관심 설움

약체 평가 KT 운명 장재석 활약에 달려

장재석 ⓒ 부산 KT

장재석(22·부산 KT)은 잊힌 1순위다.

장재석은 지난해 10월 프로농구 신인드래프트에서 동기들 중 가장 먼저 지명을 받고 KT 품에 안겼다. 당시로서는 큰 영광이었지만 동시에 장재석에게는 마음고생의 시작이기도 했다.

따지고 보면 당시 드래프트는 '낀 세대'의 불운이었다. 한국프로농구(KBL)이 신인드래프트 일정을 변경함에 따라 그해 1월과 10월 두 번이나 신인드래프트가 열렸고 관심이 분산될 수밖에 없었다.

특히 장재석처럼 10월에 열리는 드래프트의 첫 대상자가 됐던 2009 학번들은 실제로 프로 데뷔 연도는 같았지만 이미 프로팀에 입단해 착실하게 시즌 준비를 마친 1월 드래프트 멤버들에 비해 체력과 적응도에서 현저히 차이가 날 수밖에 없었다.

실제로 지난해 프로농구에서 강세를 보인 것은 김시래(울산 모비스·현 창원 LG)와 최부경(서울 SK) 같이 1월 드래프트를 통해 입단한 2008학번 선수들이었다. 이들은 지난해 팀의 호성적에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며 핵심선수로 활약했다.

장재석은 시즌 초반 짧은 출전시간에도 인상적인 활약을 보이며 전창진 감독의 호평을 받았다. 그러나 상승세는 오래가지 못했다. 충분한 준비 없이 합류한 프로무대에서 장재석은 체력과 몸싸움이 받쳐주지 못했고 부상까지 겹쳐 2군을 들락날락거려야 했다.

시즌 성적은 35경기에 출전해 5.3득점 3.1리바운드. KT는 플레이오프에도 탈락하며 부진한 시즌을 보냈고 장재석의 존재감은 그렇게 흐지부지 잊혀져갔다.

올해 프로농구에는 거물급 신인들이 또다시 대거 입성한다. 그중에는 장재석과 대학 시절 라이벌 구도를 형성하던 김종규도 있다.

김종규는 지난 8월 태극마크를 달고 성인대표팀 주전센터로 활약, 한국농구에 16년만의 농구월드컵 진출권을 안기는데 공헌하며 차세대 센터로 급부상했다. 상승세를 몰아 올해 신인드래프트에서는 창원 LG에 당당히 1순위로 지명된 김종규는 올 시즌 강력한 신인왕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김종규의 주가는 지금의 장재석과는 '급'이 다른 위치에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공교롭게도 장재석의 소속팀 KT는 지난 신인드래프트에서 23.5%의 높은 지명확률을 지니고도 정작 5순위를 얻는데 그치는 불운도 따랐다. 김종규를 지명할 가능성도 있었지만 정작 즉시전력감으로 거론된 대형신인들 중 한 명도 뽑지 못하고 한양대 출신의 유망주 이재도를 지명하는데 만족해야했다.

KT는 올 시즌 리빌딩의 시기를 맞이하고 있다.

중하위권 팀들은 저마다 전력을 보강했고, 상위권 팀들은 기존 전력을 유지하며 전반적으로 리그에 상향평준화가 이루어진 반면, KT만큼은 특별한 보강이 없었다. 특히 고질적인 약점으로 꼽히던 골밑은 노장 서장훈이 은퇴하며 이제 토종빅맨은 송영진과 장재석 정도만이 남았다. 전창진 감독은 "올 시즌도 쉽지 않은 해가 될 것"이라며 고민하고 있다.

KT의 위기는 역설적으로 장재석에게는 또 다른 기회이기도 하다. 전력보강에 실패한 KT는 그만큼 기존 젊은 선수들을 통한 내부 육성에 더 주력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높이의 열세를 안고 있는 KT에서 장재석의 성장여부가 곧 경쟁력이다.

지난 시즌 아쉬움에도 불구하고 장재석은 여전히 성장가능성이 높은 선수로 분류된다. 203cm의 큰 신장에 기동력과 유연성을 갖춘 장신 빅맨은 여전히 흔치않다.

관건은 건강과 자신감이다. 지난 시즌 부족한 준비기간과 프로의 압박감에 다소 주눅들어 있었다면 올해야말로 장재석에게는 진정한 의미의 데뷔 시즌이나 마찬가지인 셈이다. KT가 올 시즌 약체로 떨어질지, 아니면 강팀들을 울리는 다크호스로 부활할지는 바로 장재석이 코트위에서 보여줄 '독기' 여부에 좌우될 수도 있다.

이준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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