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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장 시어머니에 맞서는 '슈퍼갑' 장모


입력 2013.10.13 09:49 수정 2013.10.13 10:04        김명신 기자

안방극장 속 시월드 vs 처월드 '점입가경'

막장 어머니상 그리며 시청자들 공분

시간을 초월하고 안방극장 단골 소재는 단연 '시월드'였다. 여전히 드라마 속 처절한 시집살이는 여성 시청자층의 공분을 사며 시청률을 좌지우지 하고 있다. 그 여파는 예능까지 이어져 '시집살이'를 배경으로 한 프로그램들이 줄을 이어 등장하고 있다.

얼마 전 높은 시청률로 막을 내린 '백년의 유산' 속 막장 시어머니 캐릭터는 전무후무한 '갑 엄마'를 그려내며 수많은 '욕'을 양산해냈고 그 바통을 이어 MBC '오로라공주', SBS '결혼의 여신' 역시 슈퍼갑 시집살이로 시청자들의 공분을 사고 있다.

예능에서 역시 JTBC '대단한 시집'이나 채널A의 '웰컴 투 시월드' 등 적나라한 시월드와 달라진 며느리들의 갈등을 그려내며 케이블 채널의 시청률 확보에 일조(?)하고 있다.

하지만 최근 들어 독보적이었던 '시월드'에 당당히(?) 도전장을 내고 나선 '처월드'의 행보가 심상치 않다. 독한 시집살이 보다 처절한 처가살이를 담은 장모-사위 갈등은 공분 넘어 또 다른 분노를 양산하고 있는 모양새다.

시월드 보다 더 독한 처월드? "현실 반영 공감 얻어야"

SBS '자기야'가 대폭 개편을 통해 선보인 '자기야-백년소님'은 사위가 처가에서 하루를 보내며 벌어지는 일들을 담아내고 있다. 함익병과 장모의 티격태격 처가살이와 천하의 상남자 김보성의 눈물, 남재현의 신데렐라 버전 처가살이 등 세 남자의 울분어린 처가살이는 공감과 눈물을 선사하며 시청자층을 확보하고 있다.

실제의 모습을 담은 '처월드'로 시선을 모으고 있는 '자기야-백년손님'과는 달리, KBS 주말극 '왕가네 식구들'은 막장(?) 장모를 중심으로 사위들간의 처절한 갈등을 그려내며 갑론을박이 한창이다.

시월드를 대변하는 '결혼의 여신'과 '처월드'로 뭇매를 맞고 있는 '왕가네 식구들'이 시청자들의 공분을 사고 있다. ⓒ SBS_KBS

사회적으로 맞벌이 부부가 증가함에 따라 육아에 따른 처가의 도움을 받게 된 부분도 많아지는 분위기 속 '고부갈등' 못지않게 '장서(장모 사위) 갈등' 역시 심각한 문제로 부각되고 있는 현 세태를 꼬집은 부분이다.

물론 매번 '나쁜' 시어머니와 '당하는' 며느리 속 울분을 토하며 보던 시청자들에게 '처월드'는 다소 짜릿한(?) 묘미를 선사한다는 점에서 의미를 줄 수도 있지만 너무나 처절하게 그려지는 사위와 '못된' 장모의 갈등 역시 보기 편한 부분은 아니다.

더욱이 '왕가네 식구들' 속 장모 이앙금(김해숙)은 지극히 '돈'에 의해 사위를 차별하는 속물형 인간으로 내비쳐져 씁쓸함마저 자아내고 있다.

'희생하는 엄마'가 당연시화 그려지던 안방극장에서 조금 빗겨갔다고 해서 '이상한 엄마'로 그려지는 브라운관 속 현실이 안타까울 지경이지만, '더 독해야' '더 못돼야' 시청률을 올릴 수 있는 상황 속 그려지는 '이상한 장모'의 모습은 개탄스러울 따름이다.

시월드에서 당한 며느리에게 혹독한 처월드를 당하는 사위의 모습은 분명 통쾌함을 줄 수는 있다. 드라마나 예능을 즐겨보는 시청자층이 여성인 점을 감안할 때 분명 높은 시청률은 보장된다고 볼 수 있다. 하지만 그 역지사지에만 급급할 것이 아니라 보다 현실을 반영한 공감 캐릭터와 스토리 전개는 진정 어려운 부분일지, 꼭 '못된 시어머니' 반대 편에는 '막장 장모'가 있어야 할 지 곱씹어볼 필요가 있어 보인다.

김명신 기자 (sini@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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