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야 예능의 몰락? 종편의 반격인가
평일 11시 시간대 예능들의 잇따른 시청률 몰락
케이블 채널 예능들은 '화제-시청률' 승승장구
심야 시간대 예능 프로그램의 몰락일까. 아니면 종편 채널의 반격일까. 주간극 못지 않게 높은 시청률을 과시하며 지상파 3사의 효자 역할을 톡톡히 했던 심야 예능 시청률이 저조하다 못해 "볼 게 없다"는 굴욕적인 반응까지 이어지고 있다.
전체 시청률에서 단연 드라마의 선전이 우세하지만 그에 못지않게 주간 심야 시간대 예능이 거둬들인 성적표는 만만치 않았다. 오히려 월화, 수목극 보다 높은 시청률로 단연 '방송국을 벌어먹이게 하는' 역할을 톡톡히 해왔다. 주말 예능에 못지 않은 성적표로 드라마 끝난 후 예능이 시작하기 전까지 광고 완판 효과를 누리는 등 최고의 황금기를 누렸던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주말 예능도 잘해야 10% 후반 정도며 주중 심야 예능은 그야말로 반토막 수준으로 추락했다. SBS '정글의 법칙' 정도가 10%대를 유지하고 있는 정도로, 그마저도 시간대가 주중 드라마 시간대인 점을 감안하면 만족스럽지만은 않은 기록이다.
심야 예능 프로그램 20%대는 옛말이 된 셈이다. 고작 7% 수준이나 돼야 1위를 지킬 수 있다. 극단적인 예로 SBS '화신'의 경우, 5%대 미만의 성적표로 '생방송'까지 단행했지만 결국 폐지 됐다.
현재 방송 중인 예능들을 보면, 시청률조사회사 닐슨코리아의 집계결과 지난 21일 방송된 KBS2 예능프로그램 '대국민 토크쇼 안녕하세요'가 전국기준 7.7%의 시청률로 1위에 올랐다. SBS '힐링캠프, 기쁘지 아니한가'는 6.4%로 겨우 2위로 체면치레 했다.
22일 방송된 KBS2 '우리동네 예체능' 역시 불과 7.0%로 화요일 밤 정상을 차지하는 기쁨을 만끽했다. '화신' 폐지 후 새롭게 투입된 SBS '심장이 뛴다'는 3.3%에 그쳤다. 23일 방송된 MBC '황금어장-라디오 스타'는 7.6%, SBS '짝'은 6.3%에 그쳤다.
오랜기간 목요일 밤 예능을 장악하고 있는 KBS2 '해피투게더3' 역시 시청률 8.6%를 기록하며 동시간대 1위를 차지, 그나마 지난 주에 비해 0.9%포인트 상승한 것으로 7%대를 벗어나지 못했다. SBS '자기야'는 7.0%, MBC 드라마페스티벌 '잠자는 숲 속의 마녀'는 3.1%를 기록했다.
나홀로 10%대를 유지하고 있는 SBS '정글의 법칙'은 결방, MBC '나혼자산다'는 7.7%로 집계됐다.
사실 드라마의 영향도 컸지만 얼마 전까지만 해도 평일 오후 11시 역시 '황금 시간대'로 군림했다. 지상파 3사는 야심차게 선보이는 예능들을 이 시간대 배치했고, 다음날이면 어김없이 높은 시청률을 반영하듯 온라인을 장악했다.
하지만 이 마저도 신통치 않다. 겨우 토크쇼의 전멸 속 '라디오 스타'만이 출연 스타들의 '입담' '폭로'에 힘입어 온라인 검색어 정도에 오르는 수준이다.
결국 지상파 심야 예능에 대한 시청자들의 반응이 예전 같지 않다는 것을 의미하기도 하고, 반면 드라마와 마찬가지로 케이블 예능의 잠식이 꼽힌다.
tvN의 경우, 개국 7년만에 각종 예능 프로그램 시청률 상승세를 이끌어내며 높은 관심을 모으고 있다. '푸른거탑'을 필두로 'SNL 코리아' 등 화제리에 방영 중이며 Mnet 역시 '슈퍼스타K5', '엠카운트다운' 등 그리고 JTBC '썰전', '마녀사냥' 등의 선전이 눈길을 끈다.
지상파 심야 시청률이 전체적으로 하락하고 있는 가운데 케이블이 '자극적' 설정을 뛰어넘어 양질의 콘텐츠를 양산하면서 점점 '지상파 약 VS 케이블 강' 분위기를 연출하고 있다. 이에 따라 일각에서는 시청률 비교 역시 무의미할 것이라는 전망도 내놓고 있다. 결국 시청률 저조는 당분간 계속될 것이라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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