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영익 국사편찬위원장이 국정감사에서 ‘위증’을 한 것을 두고 야당의 거센 ‘자진사퇴’ 공격을 받았다.
31일 열린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 확인 국정감사에서 야당은 유 위원장이 지난 국정감사에서 아들병역 기피의혹을 비롯한 불법증여 의혹, 독재 미화 발언 등에 대해 위증한 혐의로 고발할 것이라며 자진사퇴를 촉구했다.
윤관석 민주당 의원은 유 위원장이 한동대학교에서 대안교과서를 강의교재로 사용한 것을 거론, “유 위원장은 지난 국감에서 ‘(강의교재로) 사용하지 않았다’고 했다. 그러면서 모 언론사 인터뷰에서 ‘자신은 위증을 할 인물이 아니다’라고 했다”며 “그런데 본인의 자리 하나를 유지하려고 아들 문제까지 거짓말을 한 것이 드러났다”고 꼬집었다.
이어 “‘역사편향 위원장’, ‘거짓말 위원장’이다”라며 “역사편향인사가 정통성을 세울 수 없다. 국회를 위증한 사람이 공직을 업무할 수 없다. 즉각 사퇴하고 국감장에서 퇴장하는 것이 옳은 처신”이라고 말했다.
같은 당 김상희 의원은 “대안 교과서와 관련된 명백한 위증이 있다”며 “유 위원장은 지난 4일 야당위원의 질의에 ‘그 교과서는 제가 쓰지 않았다’고 했다. 그런데 학생들의 강의계획서에 보면 명백하게 교과서가 명시돼 있다. 또 고등학교 교과서를 대학 강의 교재로 사용하는 것에 대한 문제제기가 있자 ‘프린터로 강의했다’는 증언이 있었다”고 주장했다.
김 의원은 “유 위원장은 국회에 참석한 날이면 어김없이 위증과 거짓말, 말 바꾸기를 하고 있다. 순간의 위기를 모면하기 위해 들통 날 거짓말을 남발하고 있다”며 “오늘 유 위원장은 그대로 변명으로 일관하며 이 자리에 나와 있는 것은 유감”이라고 지적했다.
이에 서남수 교육부 장관은 “유 위원장이 ‘실언을 했다’고 인정을 했다”고 해명했다. 그는 “처음 받아보는 국감장에서 계속되는 질문에 대해 답변을 하다 보니 ‘실언을 했다’고 했는데 ‘각별히 유념하겠다’는 답변을 받았다”고 밝혔지만 오히려 날선 질타의 빌미가 됐다.
우원식 민주당 의원은 “실언이 아니라 진심에서 나온 것이 아니냐. 그렇게 거짓말을 하면서 어떻게 우리 아이들에게 역사를 가르칠 수 있겠느냐”면서 유 위원장을 향해 “(국감장을) 나가라”고 말했다. 유 위원장이 부동의 자세로 아무 반응을 보이지 않자 우 의원은 “나가세요, 안 나가시냐. 자격이 없으니 나가라”며 언성을 높여 신학용 위원장의 제지를 받기도 했다.
유 위원장은 아들 명의의 3억대 빌라에 대한 불법 증여와 관련해 “이모들이...”라며 해명을 하려고 했으나, “28살에 3억이 넘는 집을 어떻게 취득했느냐. 처음에는 아들의 자금이라고 답했다가 미국에 있는 이모들이 도와줬다고 하는데 모든 책임을 비겁하게 이모들에게 돌리고 있다”는 우 의원의 추궁에 말문을 잇지 못했다.
우 의원이 “상식적으로 아버지가 대학 교수인 조카에게 미국에 사는 이모들이 집을 사주느냐”고 묻자, 유 위원장은 “집안의 특수한 사정이 있어서 그렇게 됐다”고 답했다.
이와 함께 야당은 역사교과서 논란과 관련 서 장관이 책임을 지고 사퇴할 것을 주장했다.
우원식 의원은 “역사교과서 채택과 역사교육 문제로 큰 혼란을 야기하고 있다. 내년 1월에 사용하는 도서는 해당학기 전에 주문이 완료돼야 하는데, 이런 혼란이 생기면 언제 교과서를 채택하느냐”고 “다음 학기 역사교과서는 어떻게 되느냐. 이에 대한 책임을 져야한다”고 추궁했다.
우 의원은 이어 “교학사 교과서를 위해 나머지 교과서를 희생시킨 책임을 묻지 않을 수 없다. 혼란을 일으킨 책임을 지고 장관은 사퇴해야한다”고 말했다. 우 의원의 발언이 끝나자 야당 의원들은 일제히 준비해온 팻말을 들어올렸다. 펫말에는 ‘교과서 사태 책임지고! 교육부 장관 사퇴하라!’고 쓰여 있었다.
결국 역사교과서를 둘러싼 교육부에 대한 감사는 여야의 공방으로 번졌다.
염동렬 새누리당 의원은 “야당은 교학사 외 7종 교과서에 대해서는 한 마디도 언급하지 않는데 이것이 균형 잡힌 생각인가 하는 분노를 금치 못했다”고 말하자, 야당은 즉각 반발했다.
하지만 ‘분노’라는 발언이 빌미가 됐다. 야당은 ‘분노’라는 용어선택은 부적절했다고 지적하며 시정을 요구했다. 이에 염 의원은 “교학사 문제를 통해 7종 교과서도 잘못 됐다는 것을 알았다”며 “그런데 한 마디도 (지적하지) 않는 것에 대한 분노가 있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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