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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한도전 출격에 벌벌…'가요계 응답하라'


입력 2013.11.04 09:35 수정 2013.11.04 09:47        김명신 기자

음원 발표 논란 속 국내 전 차트 독식

가요계 메가 히트곡 부재 문제 심각

'무한도전' 자유로 가요제 발표곡이 국내 전 음원차트를 점령했다. ⓒ 방송캡처

예고된 참사(?)였나. ‘무한도전’ 가요제 음원이 공개되자마자 음원차트가 요동치고 있다.

일곱 멤버들의 발표곡을 비롯해 단체곡까지 8곡이 줄세우기는 기본으로, 국내 전 음원차트를 싹쓸이 했다. 이에 기존 가요계를 휩쓸고 있었던 인기곡들이 와르르 무너져 내렸고 10위권 밖으로 밀리는 수모(?)를 겪고 있다. 가요계 관계자들이 우려했던 상황이 현실화된 셈이다.

‘무한도전’에서 2년만에 선보이는 가요제가 올해도 어김없이 돌아온다는 소식에 가요계는 바짝 긴장한 모습을 보였다. 일각에서는 앨범 발매 예정일을 조정하는 등 ‘무도 피하기’ 꼼수를 노린 가수들도 있다는 귀띔까지 이어질 정도였다.

물론 ‘무한도전’의 가요제 발표곡들이 기존 가수들의 곡들보다 월등히 뛰어나다거나 그런 것은 아니지만 분명한건 ‘이슈몰이’에 강하다는 점을 꼽고 있다. 본업이 가수가 아닌 ‘개가수’로 볼 수 있는 이들의 신곡에 그 신선함과 더불어 ‘무한도전’이라는 막강한 파워 속 인기독주는 분명 예상됐던 바다.

때문에 가요계 독식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컸고 그 결과는 음원차트를 통해 여실히 드러나고 있다. 2일 방송을 시작으로 음원이 본격적으로 공개된 가운데 '무한도전-자유로 가요제' 곡들이 음원차트를 ‘올킬‘하고 있다.

방송직후 공개된 곡은 총 8곡으로, 음원 사이트 실시간 차트에서 1위부터 8위를 모조리 휩쓸고 있다. 박명수와 프라이머리 ‘거머리’의 ‘I Got C'를 필두로 지드래곤과 정형돈의 ’형용돈죵‘의 '해볼라고', 하우두유둘 유재석과 유희열, 김조한의 '플리즈 돈 고 마이 걸(Please Don't Go My Girl)', 노홍철과 장미여관의 ’장미하관‘의 '오빠라고 불러다오' 등이 그 뒤를 이으며 초강세를 보이고 있다.

더욱 눈길을 끄는 대목은 멜론, 벅스, 소리바다, 네이버 뮤직, 다음 뮤직 등 주요 음원 사이트에서 실시간 차트 1위부터 8위를 차지, 줄세우기를 하고 있다는 점과 트러블메이커, 성시경, 케이윌 등 상위권에서 맹위를 떨치던 곡들이 모두 8위권 밖으로 밀려났다는 점이다.

비주류의 음원 돌풍, 가요계 민폐인가

비단 ‘무한도전’만일까. 예능은 아니지만 드라마 OST의 행보 역시, 소위 잘 나가던 노래들도 OST 등장에 와르르 순위가 밀리는 모양새다. 드라마 배경으로 등장한 곡이 새 앨범으로 발표한 곡보다 더 주목을 받는 경우가 비일비재 하다.

tvN ‘응답하라 1994’ OST의 수록곡이나 등장곡들의 돌풍 역시 가요계 관계자들은 분명 곱씹어볼 문제다. 서태지와 아이들의 ‘너에게’를 리메이크한 성시경표 ‘너에게’는 오픈과 동시에 국내 주요 9개 음원 차트에서 1위로 우뚝 섰다.

기존 브라운아이드소울의 '얼웨이즈 비 데어', 트러블메이커의 '내일은 없어', 케이윌의 '촌스럽게 왜이래', 박지윤의 '미스터리', 아이유 '분홍신' 등 기존 가수들의 신곡들을 가볍게 제친 기록이다.

서태지와 아이들이 지난 1993년 발매한 정규 2집 '서태지 앤 보이즈2' 수록곡들 역시 기본적으로 바탕에 깔리며 큰 관심을 이끌어내고 있다. 로이킴의 ‘서울 이곳은’ 등 발표곡들의 인기 역시 강하다. ‘응답하라 1994’ 뿐만 아니라 전작인 ‘응답하라1997’ 수록곡들을 역시 가요계 순위를 장악하며 오랜 기간 인기를 모은 바 있다.

가요계의 주류를 장식하는 음악들은 아이돌의 곡들이 많고 분명 인기 역시 높다. 하지만 우려의 목소리도 높다. 버스커 버스커가 등장했을 당시 우려됐던 부분으로 지적됐던 부분과 흡사하지만 ‘들을 노래가 없다’는 가요 팬들 역시 분명 존재한다. 때문에 버스커 버스커의 인기 독주가 가능했고 이번 역시 신선한 곡들에 관심이 쏠리고 있는 현상이라는 분석이 우세하다.

가요계 관계자들은 ‘아이돌’이나 주류 장르의 음악이 성공하는 것에 초점을 맞추고 그 외 다른 장르나 분야의 곡들이 차트에 등장하는 것을 민감하게 보는 시선이 있다. 때문에 ‘거대 방송’이나 ‘거대 드라마’니 볼멘 소리를 한다. 그렇게 따지면 거대 기획사를 비빌 언덕 삼아 라이브도 안되는 아이돌의 등장은 어떤 시선으로 봐야 하는 것일까.

가요계가 성공한다는 것은 다양한 장르의 곡들이 두루 사랑을 받는 것이라고 본다. 독주가 아닌 상생이 기본이라는 점에 이견이 있는 사람이 있을까. 하지만 ‘그 이기심’이 문제일 터다. ‘무한도전’의 음원 돌풍에 표절이나 저속한 음악이라는 지적을 하는 일각의 시선들이 안타까울 따름이다. 돈벌이로 음악을 선보인 것이 아님에도 ‘순위 올킬‘에 그들이 음원 시장을 교란하고 있다는 주장은 진정 가요계를 살리는, 가요계를 걱정하는 발언일까.

개그맨을 의식하고 경쟁하는 가수들에게 대중은 이런 시선을 보내지 않을까. "홍홍홍~."

김명신 기자 (sini@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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