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하기

카카오톡
블로그
페이스북
X
주소복사

연예인들이 도박에 빠지는 특별한 이유


입력 2013.11.13 11:13 수정 2013.11.13 11:43        김헌식 문화평론가 (codessss@hanmail.net)

<김헌식의 문화 꼬기>부정기적인 목돈 수입 돈 가치에 둔감해져

무분멸한 도박 상세 보도 일반인들 따라하기 루핑효과 주의해야

불법도박 혐의로 검찰조사를 받은 스타들이 줄줄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연루된 스타들의 소환이 임박한 것으로 알려져 파문이 예상되고 있다. ⓒ 데일리안DB
잊을만하면 불거져 나오는 연예인들의 도박 연루 문제 사회적 파장을 낳고는 한다. 연예인들의 도박 중독은 그들이 겪고 있는 환경적인 요인과 심리적인 요인 때문이라고 일컬어진다. 예컨대, 그들이 심리적으로 스트레스와 과중한 부담감이 존재하고 그 과중한 부담감과 스트레스를 마땅히 해소할 수 있는 방안이 마땅히 없다는 점이다.

불안한 미래 전망은 우울증과 공황 장애를 낳는다. 그들은 다른 이들과 달리 괴로워도 슬퍼도 웃기고 웃어야 한다. 비록 미디어 주목을 통해 현재는 화려해보이지만, 그 수명 주기가 가장 짧을 수 있다. 물론 그런 이유로 들어 탈선이 합리화 될 수는 없을 것이다.

그런데 도박은 돈이 없는 사람들이 하는 것 아닌가. 한 번에 돈을 많이 벌수 있다는 기대감이 있기에 위험을 무릎쓰고 도박에 달려들겠는데, 그렇다면 유명인들은 돈을 많이 버는 데 왜 도박에 빠지는 것일까. 도박을 하려면 자금이 필요하고 그러한 자금이 확보 할수 있는 사람일 수록 도박에 취미를 붙이기가 쉽고, 그것이 도박 중독에 이를 수 있다.  

무엇보다 경제심리 관점에서 부정기적인 수입을 갖거나 한번에 수입을 취하는 직종에 있을 수록 도박에 빠질 가능성이 높다. 프리드먼의 항상소득가설에 따를 때는 일정한 수입이 있으면 계획을 세워 지출할 수 있지만 그렇지 않은 수입이 많을수록 갑자기 부정기적으로 수입이 들쭉날쭉하는 이들은 충동적 구매와 갑작스런 지출을 감행 하기 쉽다.

목돈을 한 번에 만지면 그 돈을 단 번에 쓰기 쉽다. 또한 생각하지 못했던 행사나 공연, 협조,  촬영 등으로 갑자기 들어온 돈은 돈의 가치가 크게 느껴지지 않아 도박이나 복권, 소비에 쉽게 사용될 수 있다. 

그런데 지금의 도박 논란에서는 예전과는 다른 풍경을 확인할 수 있다. 이전의 도박사건과 지금은 패러다임이 좀 다르다. 1997년 개그맨 황기순의 도박 사건은 카지노였다. 2002년 주병진, 2003년, 2010년 신정환, 2009년 김준호, 2010년 이성진 그리고 강병규 등은 카지노같은 도박 때문에 물의를 일으켰다. 도박 자체도 문제지만 주변 지인들에게 도박으로 진 빚을 갚지 않아 파장이 더 컸다.

그러나 지금의 도박 사건들은 물리적인 공간에서 일어나는 도박이 아니다. 김용만에 이은 이수근, 탁재훈, 앤디, 토니 안, 붐 등은 모두 인터넷 스포츠 도박 사이트를 이용했다. 왜 연예인들은 이러한 인터넷 사이트를 이용하는 것일까. 예전에는 카지노가 일반화 되지 않았기 때문에 소수만이 할 수 있었다.

하지만 이제 좀 더 일상화 되었고, 인터넷 시대에는 특정 공간에 자신을 노출해야 하는 연예인들은 쉽게 눈에 띌 소지가 많았다. 해외에 있는 카지노도 대중 노출이 쉽게 되었다. 따라서 많은 사람들에게 알려진 연예인들에게 불리한 점이 많다.

따라서 사람들에게 노출이 되지 않는 인터넷 도박 사이트를 이용하는 것이다. 회원제이고 점조직화 되어 있으며, 사이트의 서버는 해외에 있기 때문에 당국의 단속도 쉽지 않다. 이 사이트들은 연예인들에게는 비밀을 보장해주면서 일탈을 만끽하는 공간이 된다. 

물론 연예인들이 전부 그러는 것은 아니다. 개인적인 차이가 존재한다. 이전에는 돈이 많이 있는 연예인들에게 브로커들이 접근하기도 했다. 다른 건전한 여가 방안이 모색되어야 하는 것은 물론이다. 

그러나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이 불법 도박 사이트가 연예인들에게만 해당되는 것이 아니라는 점이다. 한국의 불법 도박은 75조원 규모로 알려지고 있다. 인터넷의 경우에는 신분 노출이 안되기 때문에 그 숫자와 규모를 짐작하기 쉽지 않다. 대체적으로 절반 정도에 약간 못미치는 액수가 불법 도박 사이트에 해당할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2011년, 전북 김제의 어느 밭에서는 110억대의 5만원권 뭉치였고, 그것은 불법 도박사이트 2년치 수수료였다.  이번달에는 가맹점 4800개를 거느리고 9000억원대의 수익을 챙긴 도박 사이트 운영자가 검거됐다. 

무엇보다 이번 도박 사이트에서 드러났듯이 연예인들은 항상 도박의 표적이 된다는 사실이다. 그들의 이름을 이용할 수 있고 취약한 환경에 있기 때문에 위험 요인이 상존한다. 또한 그들은 강한 내집단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지인들을 끌어들여 휩쓸릴 수 있다. 이번에 발표된 도박 수사는 과거형일 수 았지만 앞으로도 얼마든지 연루될 수 있다.

도박이 일상 깊숙히 일반 시민들에게도 뿌리깊게 내려앉았고, 그 대표적인 것이 바로 인터넷 도박 사이트이다. 그렇기 때문에 특정 연예인들만의 문제가 아니다. 그들이 하면 연예인들이기 때문에 같은 행위를 해도 크게 문제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특정인들이 스트레스와 정신 장애를 해소하기 위하여 도박을 활용하는 것은 용인될 수 없을 것이다.

사회적 영향력을 생각해 책임을 묻을 수 밖에 없지만, 불법도박사이트를 어떻게 법적, 제도적으로 대응할 것인지 고찰해야 한다. 불법 도박사이트를 제도화 하려는 움직임이 그간 있어왔지만, 이에 대해서 아직 사회적 중지가 모아지지 않고 있다. 인터넷 게임도 중독물로 간주하려는 법적인 움직임이 있는 상황에서 어쨌든 도박 사이트 같은 인터넷 디지털 공간에서 이루어지는 탈선적인 행동들이 연예인들을 매개로 확장 되는 일이 없어야 한다.

여러 매체에서 이번 불법 도박 사이트의 구체적인 게임 내용과 운영 메커니즘을 무분별하게 담아낸 것은 이런 면에서 바람직하지 않았다. 새로운 도박의 방식이 유명인들의 사건을 통해 확장되는 루핑 효과에 주의해야 한다. 무엇보다 우리 사회가 도박을 하지 않으면 살 수 없는 사회심리구조를 갖게 된 것은 아닌지 모를 일이다,

글/김헌식 대중문화평론가

김헌식 기자 (codessss@hanmail.net)
기사 모아 보기 >
0
0
관련기사
김헌식 기자가 쓴 기사 더보기

댓글 0

0 / 150
  • 최신순
  • 찬성순
  • 반대순
0 개의 댓글 전체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