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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모부 죽인 김정은에 북 주민들 반응이...


입력 2013.12.17 09:28 수정 2013.12.18 09:46        김수정 기자

대북 소식통들 "겉으론 동요없으나 속으론 불만 고조"

"공포정치 지속될 경우 군 간부들 분란 가능성도"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유훈을 지켜 김정은 제1위원장을 단결과 영도의 유일중심으로 받들고 결사옹위할 것을 다짐하는 조선인민군 장병들의 맹세모임이 16일 금수산태양궁전광장에서 진행됐다고 조선중앙통신이 16일 촬영보도했다.ⓒ연합뉴스

북한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의 고모부인 장성택이 12일 처형된 것과 관련, 16일 현재까지 북한 내부의 동요 움직임은 감지되지 않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북한 당국이 ‘장성택 숙청’사태 이후 촉발될 수 있는 고위 간부들의 반란에 대비해 일반 주민들에게까지 “철저한 내부 단속에 나섰다”는 대북소식통들의 전언이 이어지고 있다.

북한 내부에 정통한 소식통은 16일 ‘데일리안’과의 통화에서 “장성택의 실각이 확정되기 전에는 북한 주민들 대부분이 이번 사건을 전혀 모르고 있었지만 12일 장성택의 처형 모습이 대대적으로 공개되면서 일부 주민들 사이에서도 의견이 갈리고 있다”고 밝혔다.

소식통은 이어 “아직은 북한 주민들의 변화 움직임이 가시적으로 드러나는 것은 아니지만, 이미 간부들 사이에서는 김정은에 대한 불만의 목소리가 암암리에 나오는 것도 사실”이라며 “이런 기류들이 일부 주민들에게도 조금씩 퍼져나가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그는 그러면서 “이 때문에 북한 당국도 만에 있을 내란에 대비해 ‘장성택 숙청 정당화’ 등 대대적인 여론몰이에 나섰다”며 “가령, 주민들에게 외부 영상물을 보지 않겠다는 자아비판서(일종의 자수서)를 강요하는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장성택에 대한 비난도 연계해서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북한 당국은 앞서 8일 열린 당 중앙위원회 정치국 확대회의에서 장성택을 ‘반당 반혁명적 종파’ 혐의로 숙청시킨 뒤 나흘 만에 ‘국가전복 음모’ 등 온갖 죄목을 붙여 처형시켰다.

북한은 또 장성택에 대해 '부화'(부적절한 남녀관계), 외국 도박장 출입, 추잡한 사진자료 유포 등 자본주의 풍조에 빠졌다고 비난하기도 했다.

소식통은 “현재 북한은 외부 영상을 일절 접해보지 못한 일부 주민들에게도 무조건적으로 반성문 형태의 글을 쓰게 하는데, 이번 장성택 사태 이후 이 작업에 더욱 박차를 가할 것”이라며 “장성택의 죄목에 외부 영상, 사진 유포 등이 포함된 것처럼 주민들에게도 자수서를 강요해 직간접적인 공포정치를 자행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정은 '공포정치'에 간부들 반기들 가능성 있어"

이에 대해 또 다른 소식통 역시 “장성택 처형 이후 현재까지 눈에 띄는 북한 주민들의 변화 움직임은 없어 보인다”며 “북한 주민들은 김 씨 일가 외에 다른 고위 간부들에겐 별다른 관심이 없을 뿐더러 이들을 죽였다고 해서 크게 요동치진 않는다”고 설명했다.

다만, 그는 “아마 북한은 장성택 실각 이후 당분간 체제안정을 위해 대내외적으로 일종의 ‘공포정치’를 보여주되, 별다른 변화의 모습을 보이지 않다 수개월 내 새로운 권력층을 전면에 내세울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대북전문가 상당수도 현재 북한 주민들의 동향과 관련, ‘눈에 띄는 동요는 없다’는 입장을 보이는 반면, 향후 이 같은 김정은의 막무가내 식 ‘공포정치’가 계속해서 이어진다면 북한 엘리트 간부들 사이에서 분란이 일어날 가능성도 적지 않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박영호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우리 국민들도 과거 독재 정치에 대한 불만을 직접 행동으로 표출하기까지는 시간이 걸렸다”며 “특히 오랜 기간 김 씨 일가의 통치아래 혹독한 사상교육 받아온 북한 주민들의 경우, 일부는 장성택 처형문제에 문제의식을 가질 수 있지만 그것을 행동으로 보여주기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전했다.

박 연구위원은 또 “북한 당국도 만에 있을 불만의 목소리를 잠재우기 위해서라도 더욱 ‘공포정치’를 부각시킬 여지는 충분하다”면서도 “하지만 북한 엘리트들 일부에서는 분명히 김정은의 폭군정치에 반기를 들 가능성도 적지 않다. 사실 김정은이 ‘공포정치’를 내세운 만큼 북한 내부가 불안정하다는 것을 방증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그는 “물론 앞으로도 북한은 내부 단속에 심혈을 기울이겠지만 반대 세력의 부상도 배제할 수 없다”며 “김정은의 공포정치가 계속될수록 북한 체제 붕괴 가능성도 점차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강조했다.

한편, 김정은은 장성택 처형소식이 13일 공개된 이후에도 연이어 공식 행보를 이어가며 대외적으로 체제 안정성을 전면 부각하고 나섰다.

조선중앙통신은 16일 김정은 제1위원장이 313군부대 산하 8월25일수산사업소와 김국태 노동당 검열위원장 빈소를 방문했다고 보도했다. 김정은은 앞서 14일에도 인민군 설계연구소를, 15일에는 마식령스키장 건설 현장을 방문하는 등 확고한 체제다지기에 나섰다.

김수정 기자 (hohokim@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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