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기 기업은행장 선임, '안개 속'
차기 기업은행장의 선임이 오리무중이다. 이달 27일 조준희 기업은행장의 임기가 끝나는데 아직 윤곽조차 드러나지 않고 있다.
23일 금융당국에 따르면, 차기 기업은행장과 관련해 청와대 보고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기업은행장은 금융위원장의 제청을 받아 대통령이 임명하게 된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아직 청와대에 차기 기업은행장 제청을 하지 않았다"면서 "현재로선 보고 계획이 정해지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어 "조만간 보고하지 않겠느냐"는 반응을 보였다.
신제윤 금융위원장도 이날 은행연합회 2층 국제회의장에서 열린 '서민금융의 날' 행사를 마치고 기자들과 만나 "확정된 바 없다"고 잘라 말했다.
현재 차기 기업은행장 선임을 둘러싸고 내부 출신과 모피아 낙하산 등 하마평이 쏟아지고 있다.
금융권에서는 차기 기업은행장 인선이 늦어질 수 있다는 해석과 이미 인선 작업을 마쳤지만 현 정부의 깜짝 인사발탁 성향에 따라 함구하는 것 아니냐는 분석이 동시에 나온다.
금융권 관계자는 "청와대 비서관 교체도 내부에서 모를 정도로 비밀리에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기업은행장의 인선과정에서 불거진 '모피아', '관치금융' 등의 역효과가 나올 수 있어 쉬쉬하는 것 아니냐는 시각이 지배적이다"고 말했다.
실제 박근혜 정부는 창조경제를 이루기 위해 정책금융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있으며 산업은행을 정책금융의 맏형으로 내세웠다. 그만큼 실물경제를 뒷받침하기 위해 정책금융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는 판단이다.
특히 중소기업의 '손톱 밑 가시'를 제거하고 우리 경제의 대동맥이라 불리우는 중소기업 키우기에 있어서 기업은행의 역할은 산은과 궤를 같이한다.
그렇다고 정부의 입장에 서서 맥을 같이 하는 낙하산을 앉히는 것도 부담이다. 가뜩이나 글로벌 경기 침체 속에 금융권의 실적 악화로 골머리를 앓고 있는데 전문성이 부족한 낙하산 인사를 앉혔다가 불안만 가중시키는 꼴이 될 수 있다.
다른 관계자는 "전쟁에서 장수를 바꿔선 안된다는 외국 속담처럼 불안한 미래가 뻔히 보이는데 낙하산 인사를 앉혀서야 되겠느냐"면서 "정부 정책에 따라 움직이는 공공기관은 그렇다 치더라도 은행마저 모피아 실세들로 차지하는 것은 금융이 처해있는 현 주소를 간과하는 셈"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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