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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 금융결산]은행권, 잇단 비리·수익률 감소 '몸살'


입력 2013.12.26 11:54 수정 2013.12.26 14:18        목용재 기자

악화된 여론, '금융윤리' 확립 고삐 죈 금융당국에 낀 은행권

ⓒ연합뉴스

2013년은 은행권에 있어서 다사다난한 1년이었다. '저금리 시대'에서 은행의 주 수익원인 예대마진의 축소로 인한 수익성 악화와 각종 비리까지 불거지면서 여론의 은행권에 대한 지탄이 이어졌다.

금융감독원(원장 최수현) 등 금융당국도 '동양사태'로 뭇매를 맞은 후 은행권의 공공성과 도덕성 등 '금융윤리' 확립을 위해 은행권에 대한 감시 고삐를 바짝 죄고 있는 모양새라 은행권은 금융당국과 악화된 여론 사이에 끼어 '등 터진 새우' 마냥 험난한 한 해를 보냈다.

이 때문에 각 은행권들은 계획됐던 송년회를 취소하거나 규모를 축소하고 연봉 동결, 성과급 반납 등 몸을 최대한 낮추고 있는 상황이다. 금융당국의 시중 4대 은행들의 비리·내부통제 부실 등에 대한 전반적인 검사는 여전히 현재 진행형이다.

이 같은 상황을 반영하듯 올해 금감원이 부당·부실 영업 및 비리와 관련해 징계한 국내 은행 임직원은 424명이다. 이는 1997년 IMF 외환위기 이후 최대 규모다.

'비리의 온상'된 은행권…금융당국, 국민·신한 "여전히 검사 중"

26일 금감원 관계자에 따르면 우리은행(은행장 이순우)과 하나은행(은행장 김종준)에 대한 금감원의 검사는 일단락됐지만 현재 공식적인 검사 발표를 위한 준비 작업에 들어간 상태다. 하지만 국민은행(은행장 이건호)과 신한은행(은행장 서진원)에 대한 금감원의 검사는 여전히 진행 중이다.

올해 은행권에 대한 지탄이 쏠린 곳은 단연 국민은행이다. 국민은행에 대한 금감원의 검사는 국민은행 도쿄지점에서 부당대출 사실이 적발된 9월께부터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다.

도쿄지점에서 20억 원 이상의 뭉칫돈이 국내로 흘러온 정황, 도쿄지점 간부들이 일본 현지 은행에 차명계좌를 만든 정황, 1700억 원이 넘어서는 부당대출, 국민주택채권 위조·횡령 의혹, 보증부대출 가산금리부과 실태 등 각종 비리가 금융당국에 의해 포착됐다.

이 가운데 일부 비리행위는 어윤대 전 KB금융지주 회장의 비자금 조성을 위한 것이라는 의혹으로 이어지면서 조사의 초점이 모아지고 있는 상황이다.

특히 지난 16일 국민은행 도쿄지점 현지직원이 사망한 채 발견된 것이 도쿄지점 불법대출이나 어 전 회장의 비자금 조성 의혹과 연관돼 있다면 그 파급력이 상당할 것으로 예측된다.

연이어 불거진 각종 비리 사태에 대해 이건호 은행장은 지난달 27일 오후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대국민 사과'를 발표하면서 내부통제를 강화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국민은행은 이건호 은행장을 위원장으로 하는 경영쇄신위원회를 가동했다.

신한은행은 김기식 민주당 의원이 지난 10월 국정감사에서 신한은행이 정치인 계좌를 불법 조회했다고 주장하면서 금감원의 특별 검사를 받고 있는 상황이다.

김기식 의원에 따르면 신한은행은 지난 2010년 4월부터 같은 해 9월까지 야당 중진의원과 정·관계 주요 인사들의 고객정보를 지속적으로 불법 조회했다.

아울러 김 의원은 같은 기간 동안 20만 건 안팎의 고객정보 조회가 이뤄졌다는 점을 지적했고 이에 금감원은 정확한 사실 확인과 신한은행의 내부통제의 적절성도 함께 들여다보고 있는 상황이다.

일단락된 하나·우리 검사…금융당국 "조만간 결과 발표"

하나은행과 우리은행에 대한 검사는 현재 일단락된 상황이다. 금감원은 공식 발표를 위해 검사 자료를 정리 중에 있으며 우리은행의 경우 내년 3월 정도 공식 검사 발표가 있을 예정이다. 하나은행에 대한 종합검사 결과도 조만간 발표될 것으로 보인다.

우리은행의 경우 '파이시티 사업' 신탁상품 판매에 대한 불완전판매 민원이 제기되면서 금감원이 10월 중순 약 2주 동안 특별 검사를 진행했다.

2007년부터 판매되기 시작한 이 상품은 당시 수익률이 좋아 고객들의 반응이 좋았지만 2010년 무렵 수익률이 급락하면서 문제가 됐다. 우리은행 측은 파이시티 사업이 어느 정도 일단락됐다는 입장이지만 금감원은 피해자들의 추가적인 민원이 접수돼 검사에 들어간 것이라고 설명했다.

지난 10월 국정감사에서는 우리금융의 부실여신이 과다하다는 점도 도마 위에 올랐다. 우리금융 임직원들이 부실책임 묵인과 불합리한 전결권 운영 등 구조적인 문제에 원인이 있다는 지적이었다.

전·현직 임직원들의 부실책임에는 '파이시티'와 '중국 화푸센터'의 대출부실 등 정권비리 의혹과 연결되 PF대출 부실도 상당 수 포함돼 있다는 지적도 제기된 바 있다.

하나은행의 경우 지난 10월 정기 종합검사가 진행되던 도중 김승유 전 하나금융지주 회장이 미술품을 사들여 비자금을 조성했다는 의혹이 제기돼 미술품이 비자금 조성의 목적으로 수집됐는지 여부에 대한 검사가 추가로 이뤄진 케이스다.

금감원은 하나은행이 보유하고 있는 미술품 4000여 점의 보유 경로, 보유 목적 등에 대해서도 조사를 진행했지만 미술품이 비자금 목적으로 수집됐다는 의혹에 대해선 ‘무혐의’로 잠정 결론을 내린 것으로 알려졌다.

순이익 감소추세의 은행권의 고민…점포 줄이는 등 구조조정 나서

올해 은행권의 또다른 고민은 점점 축소되고 있는 순이자마진(NIM)이었다. 국내 은행들의 NIM은 2009년 2분기 이후 최저치를 기록하면서 은행들의 시름이 더욱 깊어졌다.

지난달 금감원이 발표한 ‘국내은행의 3분기 영업실적’에 따르면 시중은행들의 이자이익은 전년동기 대비 9000억 원이 감소했다. 이자이익에서 자본조달을 제외한 NIM도 1.81%에 그쳐 세계금융위기 당시인 2009년 2분기 1.72%를 기록한 이후 최저수준으로 떨어졌다.

국민은행의 경우 순이자손익이 지난 2012년 1분기 1조4890억을 기록한 이후 지속적인 하향 추세를 보이면서 2013년 3분기엔 1조2550억 원으로 급락했다.

신한은행의 2013년 3분기 당기순이익도 전년동기 1조4430억 원에 비해 4000억여 원이 낮은 1조900억 원을 기록했다. 우리은행의 2013년 3분기 수익도 864억 원을 기록, 전년동기대비 41.7%가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하나은행도 2013년 3분기 당기순이익을 5760억 원을 기록, 전년 동기 6322억보다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은행권에서는 재정축소를 위해 점포와 인력을 줄이는 등의 구조조정에 착수한 상황이다.

이미 지난 2013년 상반기 시중 18개 은행이 각 지점을 통폐합하면서 10여 개의 점포가 줄어든 상황이고 2013년 하반기와 내년 상반기까지는 약 70여개의 점포가 통폐합을 거쳐 축소될 예정이기 때문에 일각에서 은행권 인력 구조조정의 '칼바람'이 시작됐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목용재 기자 (morkka@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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