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 금융결산]증권업 '보릿고개' …'실적↓·인력감축' 울상
경기침체로 투자자 증시 탈출 가속화, 수익급감 실적 부진
경기침체 여파로 투자 여력이 없는 투자자들의 증시 탈출이 가속화되면서 올해 증권업계는 수익급감과 실적 부진 등으로 보릿고개가 지속되고 있다.
2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올해 코스피의 누적 거래대금은 24일 장마감 기준 976조8900억원으로 집계됐다.
2007년부터 2012년까지 5년간 1000조원을 항상 상회하던 거래대금은 올해 1000조원을 밑돌며 부진한 모습이다.
증시의 거래대금 부진은 곧바로 증권사의 실적 부진이라는 결과를 초래했다. 위탁매매 비중이 높은 증권사의 수익구조상 거래대금 부진은 수수료 급감으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게다가 증권사들은 '업황 부진'에 따른 실적하락과 채권금리 쇼크라는 이중고로 어려움이 가중됐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3월 결산법인인 대우증권은 지난 2분기 연결기준 당기순손실이 52억4800만원으로 5년만에 분기 적자를 기록했다.
현대증권은 지난해 흑자에서 올해 235억8300만원으로 영업손실을 내며 적자전환했다. 삼성증권과 우리투자증권도 지난해보다 실적이 절반 수준으로 줄어들었다.
삼성증권의 순이익은 전년 대비 68% 감소한 209억5400만원, 우리투자증권의 당기순이익도 128억200만원으로 지난해보다 64%가 줄었다.
대부분의 증권사들이 올해부터 3월에서 12월법인으로 변경하면서, 9개월 동안의 실적만 집계하기 때문에 수익 규모는 평년대비 대폭 줄어들게 됐다.
증권사들의 실적악화는 자연히 지점 감축과 구조조정이라는 수순을 밟았다. 삼성증권이 대규모 구조조정을 단행한데 이어 한화투자증권과 KTB투자증권, SK증권 등이 희망퇴직·연봉삭감 및 사업구조 개편에 나섰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62개 증권사의 전체 임직원 수는 지난 9월 말 공시 기준으로 4만1223명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보다 1868명(4.3%) 감소한 수치다.
증권업황 침체는 내년에도 지속될 전망이어서 '혹한기'를 맞고 있는 증권사들의 감원 칼바람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관측된다.
엎친데 덮친격으로 동양사태와 중소형 증권사들의 주문실수 등이 잇따라 발생하면서 증권업 신뢰도 저하에도 '비상등'이 켜졌다.
최근에는 주문 사고를 낸 한맥투자증권이 파산 위기에 처하면서 가뜩이나 어려운 증권업계에 부담이 가중됐다.
업황의 불황이 지속되면서 증권사 매물들도 쏟아져나왔다. 아이엠투자증권과 이트레이드증권, 리딩투자증권 등 중소형 증권사들을 비롯해 현대증권, 동양증권 등이 시장에 매물로 나와있다.
최근 시장에 매물로 나왔던 우리투자증권의 우선협상대상자로 NH농협금융지주가 선정되면서 증권업계 합종연횡의 불을 지폈다.
한국거래소와 금융투자협회도 업황 침체 여파로 인해 내년도 예산을 10~30% 줄이기로 하는 등 허리띠 졸라매기에 나섰다.
이외에도 중소기업의 인큐베이팅을 위해 출범한 코넥스 시장이 지난 7월 1일 공식 출범되며 중소형 기업들의 자금줄로서의 기대를 높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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