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3월 최고인민회의는 김정은식 국가기구 선포?
북한이 오는 3월 9일 제13기 최고인민회의 대의원 선거를 실시한다고 8일 발표해 당과 군에 이어 국가기구에서도 세대교체 작업이 이뤄질 것으로 전망된다.
조선중앙통신은 이날 “헌법 제90조에 따라 최고인민회의 제13기 대의원 선거를 주체 103년(2014년) 3월 9일에 실시한다"고 보도했다.
북한의 최고인민회의는 우리의 국회에 해당하는 기구로 국방위원장,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 내각 총리, 최고재판소장 등의 선거, 또 이들을 소환하는 권한과 헌법 수정, 예산의 심의·승인, 조약의 비준 등의 권한을 갖고 있다.
지난 2009년 3월8일 제12기 대의원 선거가 실시되었고 대의원의 임기가 5년이라는 점에서 이번 13기 선거는 정상적으로 열리는 셈이다.
북한은 지난 12기 대의원 선거에서 중앙선거위원회 구성을 발표하고, 김정일 후보자 추대 선거자대회를 개최했으며, 김정일 대의원 선거 입후보 공개서안 발송했다고 북한 매체가 보도한 바 있다.
당시 총 투표율 99.98%에 찬성률 100%로 김정일을 포함한 대의원 687명이 선출됐으며, 김정일은 제333호 선거구에서 100% 찬성으로 당선됐다.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처음 대의원 후보자로 추대된 것은 1998년 제10기 대의원 선거 때이다.
통일부는 “이번 선거에서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이 대의원 후보자로 추대될 지 여부와 김정은 체제의 권력기구·인사 개편 등에 관심을 두고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전했다.
12기 최고인민회의 대의원 선거에선 중앙선거위원회 구성을 발표하고, 김정일 후보자 추대 선거자대회 개최, 등이 이뤄졌다고 북한 매체가 보도한 바 있다.
이와 관련해 정성장 세종연구소 수석연구위원은 “이번 선거에서 고령의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과 양형섭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회 부위원장을 교체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정 수석연구위원은 “당과 군에 이어 국가기구에서도 세대교체를 통해 ‘김정은의 사람들’이 국가기구를 장악하게 될 가능성이 높아보인다”면서 “박봉주 총리가 과거 2000년대 중반 내각 관료들의 연소화를 추진했던 전례에 비추어볼 때 관료들을 대거 교체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정 수석연구위원은 세대교체 못지않게 당과 군 중심의 국정운영 체계가 바뀔 수 있을지에 주목했다.
그는 “지금의 국가기구체계가 당과 군대를 중심으로 운영되는 데에 김정일의 사고가 반영돼 있지만 김정은은 집권 초기부터 김일성식 통치 방식을 대거 도입한 만큼 당시의 국가기구체계를 상당 부분 복원하는 새로운 국가기구 체계를 세울 가능성도 있다”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그는 “최고인민회의 13기 1차회의가 개최되면 김정은이 신년사에서 농업을 특별히 강조했던 점에 비추어볼 때 농업 분야 예산이 대폭 증액될 것으로 전망된다”며 “박봉주가 총리를 맡고 있었던 2005년 농업 부문 예산은 전년도에 비해 29.1%, 2006년에는 12.2% 증가한 바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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