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실적' 겹악재 맞닥뜨린 증권사 '설상가상'
증권사 실적 쇼크 잇따라…5개 대형 증권사 실적 '처참'
증권사들이 대외 악재 여파로 연일 낙폭을 키우는 주식시장과 거래규모 감소로 인한 실적 하향화 등 겹악재에 신음하고 있다.
4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12월 결산법인으로 변경한 증권사들 대부분이 지난해 최악의 실적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3월 결산이었던 증권사들이 12월 결산으로 변경하면서 사업기간이 축소돼 매출액과 영업이익이 줄어든 탓도 있지만 녹록치 않은 시장 상황이 겹치며 증권사들의 적자행진이 이어졌다.
업계의 우두머리격인 국내 빅5 대형 증권사들의 실적도 처참하기는 마찬가지다. 우리투자증권, 삼성증권, 한국투자증권, 현대증권, KDB대우증권 등은 지난해 영업이익, 당기순이익이 급감하며 실적악화 쓰나미에 휩쓸리고 있는 모양새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우리투자증권은 영업이익이 79.5% 줄어든 224억1061만원으로 전년보다 79.5% 감소했고, 당기순이익은 81.7% 줄어 160억773만원을 기록했다.
삼성증권도 지난해 영업이익이 386억8860만원을 기록해 전년대비 83.69% 급감했다. 같은 기간 당기순이익은 110억3431만원으로 전년비 93.26% 줄었다.
한국투자증권도 지난해 영업이익은 전년대비 59.0% 줄어 1014억1472만5000원을 기록했고, 당기순이익은 839억9895억8000원으로 55.8% 감소했다.
KDB대우증권은 대형 증권사들 중에 유일하게 적자로 돌아서며 322억원의 순손실을 냈다. 현대증권은 올해 324억3000만원의 순손실로 지난해에 이어 2년째 당기순손실을 기록했다.
지난해 금융권을 뒤흔들었던 동양사태 여파에 동양증권도 유동성 위기로 자산 손상이 부각되며 적자를 면치 못했다.
동양증권은 지난해 증권사들 가운데서 순손실 폭이 가장 컸던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영업손실은 2173억6410만원을 기록해 전년 대비 597.0% 감소해 적자를 지속한데 이어 당기순손실도 3181억6762만원으로 적자행진을 지속했다.
이는 중간에 결산월이 변경되면서 불가피하게 이익 규모가 줄긴 했지만 증권가를 휩쓸고 있는 실적 부진 공포는 쉽사리 사그라들지 않고 있는 모양새다.
증권사와 마찬가지로 거래수수료에 의존하는 한국거래소도 직격탄을 맞았다.
한국거래소는 지난해 영업이익이 반토막나며 통합거래소로 출범한지 10년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거래소의 지난해 영업이익은 350억원 수준에 그쳐 전년대비 52% 급감했다.
하지만 실적 악재 여파로 빨간불이 켜진 증권업계의 수익 개선은 쉽지 않을 것이라는게 전문가들의 견해다.
윤태림 한국신용평가 수석애널리스트는 "올해 테이퍼링 전격 단행에 따른 유동성 축소, 금리상승 등에 따른 투자심리 위축, 콜머니 규제를 포함한 금융당국의 규제 강화 등 영업에 불리한 환경을 감안할 때 증권사의 실적 개선 가능성은 높지 않다"고 진단했다.
이어 "최근 증권사들이 자산관리와 IB부문 등 수익원 다변화 노력에도 수익구조의 다변화는 여전히 미흡한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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