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을 줄 모르는 윤진숙의 '인기' "그만 즐기시죠"
<기자수첩>국민 가슴 두번 멍들게 하고 정권 신뢰도 추락시키고
“심각하지 않은 것으로 생각했는데...”
지난 3일 여수 기름유출 현장을 방문한 윤진숙 해양수산부 장관의 말실수가 논란이다. 사태에 대한 안일한 인식을 고스란히 보여준 발언이라는 비판이 잇따랐다. 윤 장관은 지난 4일 jtbc ‘뉴스9’에 출연해 자신의 언행이 자주 구설에 오르는 데 대해 “인기 덕분이라고 생각하고 있다”는 황당한 답변을 내놓았다.
윤 장관의 경솔한 언행은 이번뿐 아니다. 지난해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유출로 일본산 수산물 안전 문제가 불거졌을 때 윤 장관은 “과학적 관점에서 보면 현재로서는 별문제가 없다고 생각한다”고 말해 여론의 공분을 샀다. 결과적으로는 수산물에 대한 인식이 악화돼 국내 어민들과 수산업 종사자들만 피를 봤다.
가장 답답한 쪽은 언론을 통해 윤 장관을 접하는 국민이다. 한 나라의 장관이라는 사람이 인사청문회 때 “몰라요 큭큭”을 연발하던 모습을 1년 내내 보여주고 있으니 국민은 속이 미어터질 지경이다. 여기에 부처 내에서도 조직을 장악하지 못하고, 일부 직원들로부터 따돌림을 당하고 있다는 이야기도 나온다.
윤 장관의 언행이 개인의 문제로 끝나면 그나마 다행이다. 장관에 대한 신뢰도는 부처에 대한 신뢰도, 나아가 정권에 대한 신뢰도와도 직결된다.
최근 현오석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카드사 정보유출 사태와 관련, “금융소비자도 정보를 제공하는 단계에서부터 신중해야 한다. 우리가 다 정보 제공에 동의해줬지 않느냐”는 실언으로 야권에 공격의 빌미를 제공했다. 실언에 대한 비판은 경질 요구로 이어졌고, 이는 곧 내각 개각론으로 확대됐다.
이제 막 집권 2년차에 돌입한 박근혜정부의 입장에서 개각론은 가장 곤혹스러운 요구 중 하나다. 본격적으로 국정과제를 추진할 시기에 국정운영 동력을 상실할 수도 있으니 말이다. 박근혜 대통령이 경질론에 시달리는 현 부총리에 대해 ‘레드카드’ 대신 ‘옐로카드’를 꺼내든 이유도 같은 맥락으로 해석할 수 있다.
앞서 김기춘 대통령 비서실장도 지난달 2일 기자회견에서 “지금은 경제회복의 불씨를 살려서 지속적인 경제발전을 도모하고 엄중한 안보 환경 속에서 국가 안보를 공고히 지켜 나가야 하는 중대한 시기다. 따라서 내각은 추호도 흔들림이 없이 힘을 모아 국정을 수행해야 할 때”라면서 개각 요구를 일축했다.
하지만 내각 수장들의 부적절한 언행이 계속될수록 개각을 요구하는 목소리는 높아진다. 이번 윤 장관의 말실수에 대해서도 민주당을 비롯한 야권은 윤 장관에 대한 문책을 촉구했다. 전형적인 정권 흔들기다.
이 같은 상황이 박 대통령으로서는 더없이 난감할 수밖에 없다. 장관을 교체할 경우 국정운영 계획에 차질이 생기고, 실수를 눈감아준다면 비난의 화살이 청와대로 쏠린다. 장관 한 명의 실언이 빚어낸 초대형 참사다. 당장은 눈에 띄지 않더라도 정권에 대한 신뢰도는 녹이 쇠를 좀먹듯 조금씩 깎여나간다.
장관은 개별 행정부처의 우두머리인 동시에 국무회의의 구성원이다. 또 소관 분야에 있어서 임명권자인 대통령을 보좌한다. 이런 장관의 입이 깃털처럼 가벼워서야 되겠는가. 더욱이 고려 없는 언행으로 대통령과 정권의 국정과제 이행을 가로막아서야 되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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