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진숙 후임 이주영 내정이 일석 사조인 이유
부처 장악력에 야당과도 원만 PK 불만 다독이고 당내 선거 정리까지
12일 공석이던 해양수산부 장관에 내정된 이주영 새누리당 의원은 “우리는 박근혜정부의 성공을 위해 무한책임을 진 사람이기 때문에 어디에 있든지 최선을 다하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 의원은 이날 ‘데일리안’과의 통화에서 “국정 공백을 최소화해야 된다는 차원에서 임명을 받은 것이고, (청문회도) 성실하게 준비를 잘 하겠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 의원은 ‘해수부장관 임명에 대해 언제 통보를 받았는가’라는 질문에는 “오늘 오전에 정홍원 국무총리로부터 연락을 받았다”고 답했다.
정치권에서는 이 의원의 해수부 장관 임명을 두고 청와대는 물론, 새누리당 입장에서도 한숨을 덜었다는 평가를 내리고 있다.
정치권의 개각 요구와 지역사회의 불만은 물론 출신 지역과 전문성, 부처 장악력, 야당의 현미경 검증까지 고려해야 하는 상황에서 이 의원은 이를 모두 만족시키는 최적의 인물이기 때문이다.
우선 이 의원이 해수부 장관에 임명되면서 들끓던 PK(부산·경남)지역의 민심을 안정시킬 수 있는 계기를 마련했다.
박근혜 대통령이 윤진숙 전 장관을 임명할 당시 PK지역에서는 부정적인 여론이 팽배했다. 윤 전 장관이 부산 출신이기는 하지만 부산 내 정치적 입지와 사회활동 경력 등을 고려할 때 지역적 대표성을 갖추지는 못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특히 해수부의 부산 유치 실패 불발 이후 정부에 대한 부산의 비판여론이 6·4지방선거를 앞두고 여론조사 결과로 도출되면서 정부로서도 더 이상 두고 볼 수는 없는 상황에 놓이게 됐다.
경남 마산 출신으로 고향을 지역구로 둔 이 의원은 16대 국회에서 국회에 입성한 뒤 내리 4선을 이어오고 있다. 특히 과거 경상남도 정무부지사를 지내 PK지역의 이해관계를 대변하기 위한 정무감각도 지니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부처 장악력 면에서도 이 의원은 최적의 인사다.
윤 전 장관은 임명 전 중앙부처의 4급 과장과 소통하는 직위에 머물렀다. 하지만 갑작스레 장관에 임명되면서 임명 초기부터 그가 부처 공무원들로부터 장관으로 인정받지 못하고, 조직을 장악하지 못한다는 이야기가 나돌았다.
반면 이 의원은 당내 주요당직을 거치면서 내공을 쌓아왔다.
그는 과거 한나라당(현 새누리당) 수석 정책조정위원장, 인권위원장, 정책위의장, 대선정책상황실장 등 주요 당직은 물론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위원장과 사법개혁특위 위원장을 맡았다. 현재 새누리당의 싱크탱크인 여의도연구소 소장으로 조직을 이끌고 있다.
지난 18대 대통령 선거에서는 새누리당 대선캠프 특보단장을 맡아 역할을 훌륭하게 소화했다. 특히 박 대통령의 대선 공약을 만드는 데 직접적으로 관여하면서 대통령의 국정 철학에 대한 이해도도 누구보다 높다고 할 수 있다.
박근혜정부 인사의 최대 난적으로 꼽혔던 인사청문회도 무난한 통과가 예상된다. 당초 윤 전 장관의 경질로 인해 후임 해수부 장관에 대한 야권의 ‘현미경 검증’이 예고됐지만, 이 의원은 야당 내에서도 ‘합리적 인사’로 평가받고 있다.
도덕성 부분은 해마다 이어지는 공직자 재산 등을 통해 수차례 검증된 측면이 있으며, 4선의 경륜과 안정감에 따라 청문회 대처도 용이할 것으로 보인다.
새누리당의 입장에서는 원내대표 출마가 예상되던 이 의원이 해수부 장관 임명을 받아들이면서 다소 숨통이 트인 상황이다.
5월로 예정된 원내대표 선거에서 후보간 경쟁이 가열될 경우 자칫하면 한달 간격으로 치러지는 지방선거까지 영향을 미칠 소지가 다분한 상황이었다.
하지만 이 의원이 해수부 장관으로 방향을 틀면서 당 지도부 입장에서는 한숨을 돌리는 것과 동시에 원내대표 출마 의지가 강력한 남경필 의원을 향해 경기도지사 출마를 더 압박할 수 있게 됐다.
당내 한 관계자는 이날 ‘데일리안’과 만나 “같은 원내대표 출마자였던 이 의원이 뜻을 접고 방향을 선회하면서 남 의원도 마냥 원내대표만을 고집할 수는 없게 됐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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