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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한길의 승부수, 신의 한수? 악마의 독배?


입력 2014.03.04 09:29 수정 2014.03.04 09:49        조소영 기자

리더십 회복과 내 편 확보는 '득'…새롭게 촉발될 계파 갈등은 '독'

김한길 민주당 대표가 지난 2월 28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이야기하고 있다. ⓒ데일리안 홍효식 기자

민주당과 새정치연합의 통합은 김한길 민주당 대표에게 득(得)일까, 독(毒)일까.

답은 ‘일단’ 득이다. 김 대표는 2일 민주당과 안철수 무소속 의원 측 새정치연합과 통합을 발표하면서 ‘야권의 영웅’으로 부상했다. 그간 민주당에게 새정치연합은 민주당의 텃밭을 뒤흔드는 눈엣가시면서도 야권승리를 위한 제1기반이라는 점에서 불가근불가원과 같은 존재였다. 김 대표는 통합을 통해 여야 일대일 구도를 만들면서 당의 이러한 고민을 해결했다.

3일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김 대표는 통합을 이뤘다는 공로로 동료 의원들로부터 박수세례를 받았다. 리더십을 인정받은 것이다. 계파를 막론하고 김 대표를 향한 칭찬의 말들이 쏟아졌다. 이날 의총에서는 ‘문재인 구원등판론’, ‘3월 원내대표 교체 요구’ 등으로 김 대표의 리더십을 공격했던 목소리는 찾아볼 수 없었다.

사실상 무계파로 분류되는 김 대표는 지난해 5.4전당대회에서 선출된 뒤 친노(친노무현)를 비롯해 486운동권 그룹 등 당내 다양한 계파로부터 여러 번 리더십 공격을 받아왔다.

목소리 높은 각 계파들 사이에서 전대 당시 공약한 계파통합이 뜻대로 이뤄지지 않았던 것은 물론 일부 강경파에서 강하게 주장한 국가기관의 대선개입 문제에 관한 특별검사제 도입이 천막당사와 24시간 국회운영본부라는 고육지책에도 성과가 나지 않아 애를 먹었다. 경기 화성갑과 경북 포항남·울릉 등에서 치러진 10.30재보궐선거는 모두 ‘새누리당의 텃밭’이긴 했지만, 야당 후보가 그야말로 완전히 무너지면서 동료 의원들로부터 신뢰를 잃었다.

6.4지방선거를 맞이해 중도층을 겨냥해 내놓은 햇볕정책 수정이라는 ‘우클릭 전략’은 당내 분란만 일으켰다. 이후 직·간접적으로 ‘김한길 지도부’의 사퇴를 요구하는 모임들이 생겨났다. 최재성·강기정·오영식 의원 등이 주도하는 혁신모임과 시민사회와 486그룹 출신이 중심이 된 초·재선 의원 모임 ‘더 좋은 미래’ 등이다. ‘더 좋은 미래’에서는 조기 선거대책위원회 발족과 5월로 예정된 원내대표 선거를 3월로 앞당기자고 했고, 앞서 친노에 속하는 정청래 의원은 ‘문재인 구원등판론’을 내세웠다. 하지만 통합 발표는 이 모든 걸 불식시켰다.

결과적으로 ‘내 편’을 만드는 계기도 됐다. 김 대표는 ‘비노의 대표주자’로 당선됐으며, 정체성은 ‘중도 좌’라고 볼 수 있다. 그러나 당내에서는 친노가 제1계파이고, 당 정체성은 일부 운동권 강경파 등이 주도해 ‘좌’로 잡고 있다. 반면 새정치연합의 수장인 안 의원은 지난 대선 당시 민주당 후보였던 문재인 의원과의 단일화에 대한 앙금이 남은 탓에 반(反)친노이며, 정체성은 ‘경제는 진보, 안보는 보수’로 ‘중도’라는 점에서 김 대표와 닮았다.

하지만 장기적으로 봤을 때 ‘독의 영향’도 무시할 수만은 없다. 예상치 못했던 새정치연합과의 통합 충격이 당내 무수한 계파 간 투쟁을 일시적으로 봉합시켜놓기는 했지만, 안 의원 측을 받아들이는 통합 과정에서 신당의 주도권을 잡기 위한 엄청난 세력 다툼이 일 수 있다. 이 때문에 김 대표의 ‘득’에는 ‘일단’이라는 전제가 붙는다.

일각에서는 민주당 내 제1계파인 친노와 이 친노를 탐탁지 않게 여기는 친안(친안철수) 세력을 비롯한 비노 간 갈등을 잠재우지 못할 경우, 분당 가능성까지 제기된다. 이렇게 되면 지난 2007년 노선 갈등으로 열린우리당을 뛰쳐나와 중도개혁통합신당, 중도통합민주당 등을 만든 김 대표의 전력이 부각되면서 ‘당 브레이커’라는 달갑지 않은 별명을 얻을 수도 있다.

아울러 126명이 속한 제1야당이 소속 의원이 단 2명인데다 창당도 하지 않은 세력과 5대5라는 평등한 조건에서 신당 창당 협상을 한다는데 대한 불만의 목소리도 나온다. 당 지지율 하락을 비롯해 인재영입 등으로 난항을 겪어 하락세이던 안 의원에게 인공호흡기를 달아줬다는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는 향후 안 의원에 대한 여론이 악화될 경우, 김 대표를 향해 안 의원을 ‘끌어들인 죄’를 물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조소영 기자 (cho11757@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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