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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C카드로 정보유출 막아? 퍽이나...희망사항일 뿐"


입력 2014.03.12 09:38 수정 2014.03.12 10:39        윤정선 기자

발급되는 IC카드 대부분 마그네틱 겸용…사실상 복제 가능

해외에서 IC칩 복제된 사례 있어, 영구적 대안될 수 없어

IC카드 복제 관련 동영상(유튜브 관련영상 캡처)

금융당국이 카드사 고객정보 유출 대책의 하나로 IC카드 단말기 보급을 내세운 가운데 보안전문가는 IC카드가 해결책이 될 수 없다고 입을 모았다. 또 현재 발급되는 IC카드는 'IC칩이 있는 마그네틱(MS)카드'라며 복제가 쉽게 가능하다고 지적했다.

12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당국은 올해 안으로 정보유출 위험성이 높은 포스(POS)단말기를 사용하고 있는 일반·대형가맹점에 대해 IC단말기 전환을 유도할 계획이다.

더불어 금융당국은 여신전문금융업법을 개정해 오는 2016년부터는 모든 가맹점에서 IC카드 결제를 의무화하고 MS카드를 이용한 결제는 중단한다는 방침이다. 2년 안에 MS카드를 사용하지 못하게 한다는 구상이다.

금융위원회 관계자는 "계속되는 개인정보 보안사고로 IC카드 전환을 추진하게 됐다"며 "카드 이용자에겐 카드 복제가 불가능한 IC 결제를 유도하고, 가맹점에는 IC 결제가 가능한 단말기로 전화하도록 대책을 마련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금융당국은 지난달부터 IC칩이 부착되지 않은 카드로 현금인출기(ATM)를 이용할 수 없도록 했다. 보안이 취약한 MS카드 사용처를 줄여나가 IC카드 전환을 유도하겠다는 판단에서다.

금융당국이 IC카드 전환에 열을 올리는 이유는 보안 때문이다. 특히 최근 카드사 정보유출 이후 2차 피해로 의심되는 사례들이 실제로는 MS카드 복제로 인한 피해로 알려지면서 IC카드 전환을 늦출 수 없게 됐다.

IC카드는 단순히 데이터를 저장하는 것뿐만 아니라 암호화도 된다. 이는 IC칩 안에 프로세스가 내장돼 있고 저장용량도 MS카드보다 상대적으로 크기 때문이다.

하지만 보안전문가는 IC카드 앞에 붙는 수식어 '복제가 불가능한'에 대해 사실이 아니라고 금융당국에 일침을 가한다.

IC카드에 내장되는 IC칩. ⓒ데일리안
카드사 보안부서 관계자는 "해외에서 IC카드 복제 사고 발생하고 있다"며 "보안수단이 마련되면 이를 뚫는 것도 나오기 마련이다. IC카드 앞에 따라다니는 '복제가 불가능한' 수식어는 희망사항일 뿐이다. IC카드 전환이 영구적인 보안대책이 될 수 없다"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그는 "현재 발급되는 IC카드는 모두 MS카드 겸용이다. IC칩이 달린 카드라도 MS카드처럼 복제가 가능하다는 얘기"라고 덧붙였다.

실제 대부분의 IC카드 뒷면에는 마그네틱선이 함께 있다. 카드사는 IC카드로만 결제할 수 있는 가맹점이 부족해 MS결제도 가능하게 겸용으로 만들었다.

결국, IC카드 복제가 안 된다는 말은 칩을 복제할 수 없다는 말이지 카드를 복제할 수 없다는 건 아니다. 반쪽짜리 보안대책이다.

대형 카드사 관계자는 "IC카드 결제가 가능한 가맹점이 제한적이다 보니 마그네틱선을 넣지 않을 수 없다"며 "가맹점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 이상 IC카드는 정확히 말하면 'IC칩이 달린 MS카드'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전체 카드 가맹점 220만곳 중에 IC카드 결제가 가능한 곳은 약 110만곳에 불과하다. 가맹점 둘 중 하나는 IC 결제가 안 된다는 얘기다. 카드사가 IC칩만 있는 카드를 만들 수 없는 현실적인 이유다.

금융감독원 관계자는 "IC결제 보안이 효과적으로 작동하기 위해선 카드 보급도 중요하지만 단말기 보급이 더 중요하다"며 "앞으로 카드사뿐만 아니라 밴(VAN)사에 대한 관리·감독을 강화해 IC단말기가 차질 없이 보급되도록 할 계획"이라고 대답했다.

윤정선 기자 (wowjota@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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