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몽준 "박원순 지원? 안철수 서울시장 출마하라"
정몽준 새누리당 의원은 24일 안철수 새정치민주연합 공동 창당준비위원장이 전날 박원순 서울시장에 대한 지원의사를 밝힌 것과 관련, “당당하지 못하다”며 안 위원장이 직접 서울시장 선거에 출마할 것을 촉구했다.
정 의원은 이날 오전 같은 당 서울시장 선거 경선 상대인 김황식 전 국무총리의 선거사무소 개소식에 참석해 “안 위원장이 당당하게 (정치를) 하려면 신당의 서울시장 후보로 출마하는 게 도리”라며 이같이 밝혔다.
정 의원은 “박 시장은 지난 2011년 보궐선거에서 안 위원장 덕분에 당선됐다”며 “안 의원도 금년 초 (인터뷰에서) ‘이번에는 박 시장이 양보할 차례’라고 분명히 이야기하지 않았는가”라고 주장했다.
그는 “(안 위원장이) ‘나는 중앙정치를 해야 하니까 서울시장 선거에는 못 나간다’고 하는데 (이 같은 주장은) 설득력이 없다”며 “안 의원은 ‘자기 한 말에 책임을 다 진다’고 하는데 이번에 새정치민주연합 서울시장 후보로 나와서 박 시장과 경선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그렇게 하지 않고 박 시장보고 (서울시장을) 하라고 한다면 그것은 서울시민의 선택권을 배제하는 것이다. 바람직하지 않다”면서 “새정치는 시민들에게 선택의 기회를 주는 것인데 그것을 봉쇄하는 것은 구태정치”라고 지적했다.
정 의원은 박 시장을 향해서도 “서울시장 선거 출마자들에게 시의 업무보고가 있어야 한다”고 날을 세웠다.
그는 “(서울시가) 정보를 다 독점하고 우리가 이야기하면 ‘모르고 하는 말’이라고 하는데 나중에 보면 박 시장이 다 틀렸다. 국토부에서 (경전철 계획을) 퇴짜를 놨다”며 “자꾸 페어플레이는 하지 않는데 이는 바람직하지 않다. 업무보고를 하는 게 순리”라고 주장했다.
정 의원은 ‘서울시의 업무보고를 받으면 다른 후보들과도 공유할 것인가’라는 질문에는 “당연히 하겠다”면서 “서울시의 업무는 다양하기 때문에 내가 요청하는 것은 정말 빙산의 일각이다. 서울시가 종합적으로 업무보고를 몇 시간 해주면 되지 않겠는가. (업무보고를) 안하겠다는 건 상식에 맞지 않다”고 꼬집었다.
적진에서 견제구 던지는 정몽준-이혜훈, ‘마이 웨이’ 고수하는 김황식
한편, 정 의원을 비롯해 새누리당 경선 주자인 김황식 전 총리와 이혜훈 최고위원은 이날 다양한 방법을 통해 전방위적으로 신경전을 벌였다.
우선 정 의원과 이 최고위원은 김 전 총리의 선거사무소 개소식에 직접 참석해 덕담과 함께 견제구를 날렸다. 상대의 본진에서 직접 공세를 가한 것이다.
정 의원은 축사를 통해 “화려한 나비는 태어나기 위해 애벌레라는 과정을 거쳐야 한다”며 김 전 총리가 정치 새내기인 점을 지적했다.
이 최고위원도 “어제 김 전 총리가 발표한 공약을 보니 한양역사문화 특별구가 있던데 내가 지난주 발표한 한류 메카랑 어쩌면 이렇게 닮았나 생각했다”며 “후래자삼배(後來者三盃, 술자리에서 늦게 온 사람에게 권하는 석 잔의 술)를 꼭 지키시라”고 꼬집었다.
이 의원 측은 이날 오전 논평을 통해서도 “정 의원은 주식 백지신탁과 ‘버스요금 70원 발언’, ‘2002년 대선 투표일 전날 단일화 파기’ 등의 아킬레스건을 갖고 있고, 김 전 총리는 ‘4대강 대독총리’, ‘군 면제 병역의혹’ 등의 문제가 있다”고 두 후보를 동시에 공격했다.
이어 “결국 이 최고위원은 새누리당의 ‘6.4 서울대첩’을 승리로 이끌기 위한 가장 강력한 후보임에 틀림없다”면서 “검증받은 정책통, 경제전문가, 단 한 번도 구설에 오르지 않은 청렴함, 중도표심 확장성 젊은 추진력과 역동성은 이 최고위원만이 갖고 있는 장점”이라고 강조했다.
이에 대한 반격으로 김 전 총리 측은 최근 여론조사에서 김 전 총리의 지지율이 출마 선언 이후 꾸준히 상승하고 있다는 점을 거론하며 ‘마이 웨이 전략’을 취했다.
김 전 총리측 유성식 대변인은 이날 논평을 통해 “이슈의 전파시간 등을 감안할 때 이번 주 들어 변화 흐름이 나타나지 않을까 예상했으나 그 속도가 훨씬 빠르다”면서 “이는 김 전 총리의 호소력이 그만큼 강하다는 증거”라고 주장했다.
이어 “지금까지 그랬던 것처럼 항상 낮은 자세로 시민과 당원들에게 진정성을 갖고 다가간다면 그리 오래 걸리지 않아 지지율 반전이 일어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주) 데일리안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