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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환, 8년 전 앨범 중단하려 했던 이유는?


입력 2014.03.30 10:27 수정 2014.03.30 19:10        부수정 기자

4년만에 새 앨범 '폴 투 플라이-전' 앨범 발표

음원차트 휩쓸며 이선희 등과 '원조' 파워 과시

데뷔 25년을 맞은 가수 이승환이 4년 만에 팬들 곁으로 돌아왔다. ⓒ 드림팩토리

"우물쭈물 말고 뛰어보는 거죠 포기의 용기로 / 날아요 날아요 날아올라요 폴 투 플라이(fall to fly) 날기 위해 내게 날개가 있다는 걸 알기 위해 / 견뎌요(거친 바람이 달려든대도) 맞서요(거센 비에 휩쓸린대도)" ('폴 투 플라이')

데뷔 25년을 맞은 가수 이승환이 4년 만에 팬들 곁으로 돌아왔다. 이승환은 28일 서울 방이동 우리금융아트홀에서 새 앨범 '폴 투 플라이-전(前)' 발매 기념 쇼케이스를 열고 폭발적인 가창력으로 무대를 장악했다.

이날 오후 8시부터 약 1시간 동안 진행된 쇼케이스에는 팬 1200여 명이 객석을 메워 그의 화려한 컴백을 축하했다.

이승환은 11집 타이틀 곡 '너에게만 반응해'를 비롯해 '폴 투 플라이', '내게만 일어나는 일', '사랑하나요', '기다릴 날도 지워질 날도', '물어본다', '어떻게 사랑이 그래요' 등 총 7곡의 노래를 열창해 뜨거운 환호를 받았다. 또한 '폴 투 플라이' 후편을 살짝 공개하기도 했다. 아직 정식으로 녹음 되지 않은 믹스곡이지만 부드러운 느낌의 전편과는 다른 느낌으로 기대감을 불러 일으켰다.

초반 선글라스를 끼고 무대에 나타난 그는 쇼케이스 중반에 선글라스를 벗고 검은 뿔테 안경을 꼈다. 모공이라곤 찾아 볼 수 없을 만큼 뽀얗고 고운 피부. 누가 그를 50대라고 생각할까.

이승환은 "8년 전에 다시는 앨범을 내지 않겠다고 다짐했었다"며 "하지만 그러기에는 내 창의력이 너무 뛰어나다"고 재치 있는 입담을 선보였다. 이어 "이번 앨범에는 50대가 할 수 있는 음악 중에 가장 젊은 음악이 담겼다"며 "외국에서도 들어보지 못한 저만의 장르를 시도했다"고 자신감을 내비쳤다.

그에게 이번 11집은 특별하다. 준비 기간 3년, 녹음 비용 3억8000만원, 녹음 시간 1820시간, 참여 뮤지션 202명 등 앨범 제작 스케일이 이전 앨범과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다. 수록곡 10곡 중 8곡을 작곡, 작사해 싱어송라이터로서 입지를 강화했다.

"사실 이번 앨범을 성공시킬 수 있을까라는 생각에 굉장히 떨려요. 편안하게 노래를 부르고 싶은데 무대에 서 있는 지금도 긴장이 됩니다. 이번 앨범에는 제가 가진 모든 걸 아낌없이 퍼부었어요. 수명이 2년 단축된 것 같은 기분이 들 정도로 신경 써서 만들어서 자식 같은 느낌이 들어요. 음악인생 25년 만에 후회가 남지 않는, 완성도가 있는 노래라고 자부합니다. 제 진심과 노력이 널리 퍼졌으면 하는 게 솔직한 바람이죠."

데뷔 25년을 맞은 가수 이승환이 4년 만에 팬들 곁으로 돌아왔다. ⓒ 드림팩토리

이승환은 '비상을 위한 추락'이라는 앨범 전체의 주제가 담긴 곡 '폴 투 플라이'에 각별한 애정을 드러냈다. 모던 록 계열이지만 아날로그적 감성과 일렉트로닉적 접근 방식을 화학적으로 결합시킨 실험적인 노래다. 이승환과 황성제는 불과 3분만에 노래를 만들었다고 한다.

이승환은 '폴 투 플라이'에 대해 "우리가 살고 있는 사회가 꿈과 희망을 이룰 수 있는 공정한 곳인가라는 물음을 던지고 있는 곡"이라며 "이에 대한 해답은 여러분에게 맡긴다"고 설명했다.

타이틀 곡 '너에게만 반응해'는 봄기운이 가득한 따뜻한 곡으로 한번만 들어도 쉽게 따라 부를 수 있는 멜로디와 중독성 있는 가사가 특징. 뉴욕에서 변호사로 활동 중인 이소은이 피처링에 참여했다.

이소은 외에 래퍼 MC메타, 배우 이보영 등 다양한 인물들이 목소리를 보탰다. 특히 도종환 시인이 작사를 맡은 곡 '함께 있는 우리를 보고 싶다'는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을 기리며 부른 것으로 알려져 화제를 모았다. 이 노래의 음원 수익금은 한국백혈병어린이재단에 기부된다. "내가 좋아하는 사람을 위해 노래를 불렀기 때문에 좋은 일에 쓰여졌으면 좋겠다"는 그의 얼굴에 미소가 번졌다.

'어린왕자', '공연의 신', '지존' 등 그에게는 스타를 상징하는 다양한 수식어가 따라 붙는다. 하지만 그는 스타보다는 음악하는 사람으로 남고 싶다고 했다.

"아시다시피 권위적이거나 못된 어른들처럼 군림하는 걸 싫어합니다. 메이크업을 안 하거나 머리 스타일도 대충하고 나가면 동네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사람일 뿐이에요. '스타'라는 수식어가 가장 어색하고 불편해요. 오래도록 음악하는 사람으로 살고 싶은 게 저의 꿈입니다."

이승환의 팬은 다양한 연령층을 자랑한다. 이날도 20대부터 중장년까지 많은 팬들은 그와 함께 노래하며 열광했다. 이날 이승환의 오랜 팬이라고 밝힌 한 여성은 "20년 전이나 지금이나 한결 같은 모습을 보여줘서 좋다"고 말했다.

이런 팬들이 있었기 때문일까. 이승환은 지금까지 노래를 부르며 가수로서의 삶을 살아온 원동력으로 주저없이 팬을 꼽았다. "25년동안 나처럼 할 말 다하고, 하고 싶은 거 다하고 산 사람 없을 거예요. 저는 참 행복한 가수예요. 모두 팬 여러분들 덕분입니다. 저의 든든한 '빽'이 돼줬으면 좋겠어요."

부수정 기자 (sjboo71@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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