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국 남재준 국정원장 사과 "참담하고 책임 통감"
14일 오전 국정원 청사서 대국민 사과…질의응답없이 퇴장
야권 "특별검사제 도입하고 남 원장 사퇴해야" 입장 표명
[기사추가 : 2014.04.15. 11:05]
남재준 국정원장이 14일 서울시 공무원 ‘간첩사건 증거조작’을 국정원 직원이 주도한 것으로 드러난 것과 관련, “국민 여러분께 심려를 끼친 데 대해 머리 숙여 사과한다”고 사죄했다.
남 원장은 이날 오전 10시 서울 내곡동 국정원 청사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국민의 생명과 국가의 안위를 책임지는 정보기관으로서 임무 완수를 위해 각고의 노력 다했으나 일부 직원들이 증거위조로 기소되는 있을 수 없는 일이 발생한데 대해 원장으로서 참담하고 책임을 통감한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북한의 미사일 발사와 NLL도발, 4차 핵실험 위협이 이어지고 있고 다량의 무인기에 방공망이 뚫린 엄중한 시기에 국가 안보 중추기관인 국정원이 이렇게 흔들리게 돼 참으로 비통한 마음”이라며 “수사관행 혁신을 위한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하고 고강도 쇄신책 마련, 엄격한 자기통제 시스템 구축 등을 통해 환골탈퇴 하겠다”고 강조했다. 다만, 남 원장은 이날 향후 자신의 거취에 대한 언급은 하지 않은 채 추가적인 질의응답 시간 없이 사과문만 낭독한 직후 자리를 떠났다.
한편, 전날인 14일 검찰은 간첩사건 피고인 유우성(34)씨 항소심 재판과정에서 드러난 증거조작 의혹에 대한 수사결과를 발표했다. 이날 검찰은 국정원 대공수사국 이모(54·3급) 처장을 포함한 직원 3명과 협조자 1명을 구속기소하고 자살을 기도한 권모(50·3급) 중국 선양총영사관 영사를 시한부 기소중치 처분했다.
또한, 이날 수사결과가 발표된 후 정보 및 대공수사를 담당하는 국정원 서천호(53) 2차장도 사의를 표명했다.
야권은 이번 사건에 대해 특별검사제를 도입하고 남 원장이 사퇴해야 한다며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김한길 새정치민주연합 공동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 모두발언에서 “검찰이 국정원의 벽을 넘지 못한 채 허송세월했다. 몸통은 손도 대지 못하고 깃털만 뽑았다”며 “이제 더 이상 특검을 미룰 수 없게 됐다. 특검만이 답”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아무리 막장드라마라고 할지라도 결말은 권선징악으로 끝나기 마련”이라며 “박근혜 대통령은 남 원장을 문책인사하고 특검을 수용함으로써 국정원에 대한 개혁의지를 국민께 입증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전병헌 원내대표 또한 “한마디로 이번 검찰 수사 결과는 남 원장을 살리기 위한 신종 꼬리자르기였다”며 “남 원장은 지금이라도 대통령과 국정원을 위해 스스로 자진사퇴하는 것이 옳지 않은지 성찰해야 한다”고 쏘아붙였다.
뒤이어 박광온 새정치연합 대변인은 국회에서 브리핑을 갖고 “남 원장은 부하 직원에게 책임을 미루고 자리를 지키겠다는 그 자세만으로도 이미 국가정보기관의 수장으로서 자격상실”이라며 “남 원장은 더 이상 자신과 국정원의 명예를 더럽히지 말고 당장 자리에서 물러나야 한다”고 비판했다.
이정미 정의당 대변인 또한 국회 브리핑을 통해 “남 원장은 그 스스로가 쇄신대상이다. 국정원 쇄신의 첫 단추는 남 원장의 책임을 묻는 것”이라며 “아랫선 몇 명 감옥 보내고 사임시키는 비열한 수준으로 국민들의 분노를 자극하지 말라. 박 대통령의 결단만 남았다”고 직격했다.
반면 새누리당은 국정원의 잘못을 지적하면서도 남 원장의 사퇴 촉구 등 ‘국정원 흔들기’에 대해서는 반대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민현주 대변인은 서면 브리핑을 통해 “어떠한 경우에도 국정원 활동은 정도(正道)를 걸어야 한다. 국정원을 비롯한 정보기관은 이를 명심해 다시는 국민께 심려를 끼치는 우를 범해서는 안 될 것”이라며 “정치권 또한 이번 사건을 정쟁에 이용해 사건의 본질을 훼손시키거나 단순히 국정원을 흠집내기 위한 공세 수단으로 이용하는 일이 없어야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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