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때마다 말 바꾼 이종인 결국 "사업가로서 기회였는데..."


입력 2014.05.02 15:46 수정 2014.05.02 16:11        조성완 기자

"조류 상관 없다" 에서 현장서는 "상황 봐야지"

만능처럼 이야기하다 "이게 무슨 로봇이에요?"

이종인 알파잠수기술공사 대표가 25일 오전 전남 진도군 팽목항에서 바지선에 다이빙벨을 싣고 세월호 침몰 현장으로 나서기 전 누군가와 전화통화를 하고 있다. ⓒ데일리안 홍효식 기자
‘다이빙벨’을 두고 일어난 수많은 논란의 중심에 위치한 이종인 알파잠수기술 대표가 지난 1일 사고해역에서 자진 철수했다. 본인 스스로도 다이빙벨 투입은 실패였으며, 사업하는 입장에서는 좋은 기회였다고 일정부분 인정했다.

세월호 참사가 발생한 직후부터 다이빙벨 투입 여부를 둘러싸고 곳곳에서 찬반대립이 일어났다. 일부는 과거 천안함 폭침과 관련, 이 대표가 국정감사에서 얼토당토않은 발언을 한 점을 지적하기도 했다.

결국 해경의 반대에 부딪힌 이 대표는 지난달 21일 사고해역에서 철수했다. 하지만 같은 달 24일 실종자 가족들의 요구로 이 대표는 다시 현장으로 복귀했으며, 이후 2차례 바지선을 끌고 사고 해역으로 출동했으나 결국 실망감만 안겨줬다.

이를 두고 일각에서는 “예측 가능했던 결과”였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이 대표가 사고 발생 이후로 계속 앞뒤 맞지 않는 발언을 하면서 스스로 신뢰성을 깎아먹었다는 지적이다.

“유속에 상관없이 20시간 정도 연속으로 작업할 수 있다” 하지만 결과는?

이 대표는 지난달 16일 종편채널 ‘MBN’과의 전화 통화에서 “지금 선체로 들어가는 것 자체가 위험하고 구조자들이 (선체 안으로) 들어가면 십중팔구 못 나온다”며 “물 속에서 구조작업을 벌이는 것은 시간 제한이 있고, 6000~7000t급 여객선이기 때문이 방과 방 사이의 거리가 좁고 미로처럼 연결돼 있어 구조 작업이 힘들다”고 설명했다. 사실상 처음부터 쉽지 않은 상황을 인정한 셈이다.

하지만 같은 달 18일에는 종편채널 ‘JTBC’ 뉴스9에 출연해 “다이빙벨은 지난 2000년에 제작돼 유속에 상관없이 20시간정도 연속으로 작업할 수 있는 기술”이라며 “수평이동을 하면 어떤 조류의 영향을 거의 안 받는다”고 주장했다.

21일 사고 해역을 방문한 자리에서도 “4톤 이상의 다이빙벨 무게로 인해 조류가 강할 때도 벨이 뒤집어지지 않는다”고 강한 자신감을 보였다.

하지만 작업시간에 대해서는 “구조작업에 투입될 경우 40분정도 잠수작업을 펼칠 수 있다”고 말했다. 불과 3일전 “유속에 상관없이 20시간정도 연속으로 작업할 수 있는 기술”이라고 한 발언이 뒤집힌 것이다.

4일 뒤 25일에는 출항 직전 ‘SBS라디오’에 출연해 “물에 한번 들어가면 선체 내에 들어가는 거를 40분에서 길게는 1시간 20분까지 선체 내에 머물 수 있게끔 도와주는 장비가, 벨이 가는 거니까, 그러니까 그 작업 결과는 불 보듯 뻔하죠”라며 수색작업에 큰 성과가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작업 시간도 기존에는 무작정 40분이라고 설명한 것에 비해 ‘선체 내에서 머물 수 있는 시간이 40분에서 길게는 1시간 20분’이라고 보다 자세하게 규정했다.

조류에 대해서도 “이 장비가 다이버가 들어가고 나오고 할 때 소위 조류 변환에 따라서 피난처로 쓰는 것이다. 피난처로 쓰는 건데 무슨 안전성을 이야기를 해요”라며 조류의 영향을 받을 것이라고 주장한 사람들에 대해 “(다이빙벨에 대해) 모르는 사람들이고, 안전성을 논할 자격도 없는 사람들”이라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이것보다 어떻게 보면 더 열악한, 어려운 곳에서 세 번을 쓴 것이다. 더 깊고, 여러 가지. 연습이 많이 된 것이다. 소조기, 대조기 이런 이야기하는 건 생각을 안 해요”라며 사고해역에 다이빙벨을 투입하는데 전혀 문제가 없다고 주장했다.

반면, 이 대표는 같은 날 SBS라디오 출연 직후 팽목항 현장에서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는 ‘밤샘 작업도 가능한가’라는 질문에 “가능한데 이걸(크레인) 나 혼자 조종해야 되는데 내가 깜박 졸았어. 밑에서는 올리라고 했는데 내가 졸았어. 어떻게 되겠어?”라며 밤샘작업은 현실상 불가능하다고 해명했다.

예상 작업 시간에 대해서도 “현장상황을 봐야지. 최대한 효과적인 작업을 할 것”이라며 섣부른 판단을 피했다. 조류 등에 전혀 영향을 받지 않는다는 기존의 입장에서 한발짝 물러선 것이다.

다이빙벨 1차 투입을 실패하고 귀항한 26일에는 날씨와 조류 등이 작업에 영향을 끼쳤음을 일부분 인정했다. 이 대표는 “어차피 거기(언딘)에서 배를 세팅하게 해줬어도 날씨가 나빠서 일반 다이버도 (수색작업을) 하기 힘들다. 오늘 내일 철수를 해서 잠수 작업도 힘들다”고 해명했다.

27일에는 “풍랑에서도 이기고? 이게 무슨 로봇이에요? 그런 이야기 한 적 없어요”라며 기존에 자신이 한 발언을 전면 부인했다.

재출항을 앞둔 28일, 이번에는 바지선 고정 등 기본적인 작업만 완료되면 조류에 상관없이 작업이 가능하다고 주장했다.

이 대표는 “이거(다이빙벨)만 들어간다고 되는 게 아니잖아. 조류, 줄 잡는다 그러잖아. 줄 잡는 건 사람이 해야 되니까 그것도 미리 해놔야 하잖아. 정조 때 그것도 해야 되고. 그런 준비작업이 된다면 이제 조류와 관계없이 사람이 들어갈 수 있지”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사고 해역에서 이 대표는 2차례 다이빙벨을 투입했지만 이렇다 할 성과를 내지 못하고 결국 지난 1일 자진 철수했다. 팽목항에 도착해서도 바지선에 남아있던 이 대표는 결국 2시간 만에 모습을 드러냈다.

이 대표는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사용해본 결과 이 작업에 쓰였으면 좋겠다 해서 각고 끝에 거기 가서 사용하게 됐고. 사용한 결과 수색자, 가족 수색을 못했다. 그래서 다이빙벨을 사용한 거는 실패”라고 인정했다.

‘20시간 수색이 가능하다고 했지 않았나’라는 질문에는 “20시간 연속적인 작업이 가능하다고 했다”면서도 “20시간, 그 수심에서 사람이 들어가서 어떤 초인도 견딜 수가 없는거야. 그래서 20시간이라는 것은 1조가 한시간 또는 한시간 반씩 연속으로 작업할 수 있다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 대표는 ‘교대를 해야 하는데 잠수사를 3명밖에 안 데리고 들어갔다. 처음부터 20시간 계획은 하지 않았는가’라는 질문에는 “그건 맞다. 그렇게 할 수 없었다. 왔을 때 자원봉사 다이버들이 하는 데로 많이 수배될 줄 알았다. 그런데 자원봉사 온 사람들이 그 시도할 때는 그렇게밖에 안 됐다”고 해명했다.

“제게는 사업하는 사람으로서도 그렇고, 뭘 입증할 수 있는 좋은 기회였다”

이와 함께 이 대표가 밝힌 자진철수 이유는 실종자 가족들의 가슴에 깊은 상처를 남겼다.

그는 “우리가 나타나서 어떤 공을 세웠을 때 어떤 분란이나 그 사람들 사기 저하. 내가 그 사람들하고 따로 아는 사이거나 갑자기 뭐 문제가 되는 건 아닌데 모든 걸 포기하고라도 그게 더 중요할 것 같아서 그랬고”라고 설명했다.

“가족으로서 자식 잃은 똑같은 마음으로 (구조작업을) 나갔다”던 이 대표가 자신들이 기존 수색대원들의 공을 가로챌 것을 우려해 철수했다는 것이다.

이 대표는 ‘맹골수도는 조류가 세서 해경도 고급장비를 안 썼다. 그런데도 무리해서 다이빙벨을 들고 온 이유는 뭔가’라는 질문에는 “제 장비는 써봤으니까. 그 조류에도 할 수 있다는 건 저한테는 증명된거지 않나. 내가 쓰던건데”라고 답했다.

재도전 의사에 대해서는 “다시 도전할거면 제가 이렇게 이런 취급을 받고, 가족들한테 야단을 맞고 이렇게 할 리가 없죠”라고 말했다. 사실장 재도전을 거부한 것이다.

이 대표는 ‘일찍 빠졌어야 하는 것 아닌가’라는 질문에는 “시도도 안 해봤고, 가능성도 못 봤고, 사람들이 기대도 했고, 그래서 꼭 하려고 했다”며 “그리고 제게는 이 기회가 사업하는 사람으로서도 그렇고. 뭘 입증하고 입증 받을 수 있는 좋은 기회잖아요”라고 해명했다.

이어 “정부에서도 보장을 했고 경제적으로. 그러면 사람을 돈 주고 사서 얼마든지 할 수 있는 상황이 될 수 있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그런 결정을 하게 된 거는 그거와 다 맞바꾸는 거죠. 그리고 제가 오해 아니 질타를 받고 여러 가지 사업하는데도 앞으로 문제가 있을 것이고...”라고 말했다.

조성완 기자 (csw44@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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