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감 선거 '안갯속' 후보도 몰라요
6.4지방선거와 동시에 실시되는 교육감 선거 판세는 아직까지 '안갯속'이다.
선거일이 3주 앞으로 다가오고 있지만 아직까지 떠오르는 정책 이슈가 없어 각 후보들은 선거전략을 짜는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 지난 교육감 선거에서 무상급식 정책이 선거판을 뒤흔들었던 상황과 대비된다.
무엇보다 유권자들이 출마자와 공약을 제대로 모르는 상태에서 투표가 이뤄지는 '깜깜이 선거'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최근 실시된 교육감 여론조사에서 '모름-무응답' 비율이 모든 지역에서 30%를 웃돌아 선거구도 조차 예측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자칫 이번 교육감 선거가 인물-정책대결이 아닌 좌우 진영싸움으로 끝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중앙일보 조사연구팀과 한국갤럽이 13일 서울 유권자 8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서울시 교육감 선거에서 고승덕 변호사(21.0%)가 1위를 기록했고, 문용린 현 교육감(13.6%)과 진보 진영 단일후보인 조희연 성공회대 교수(4.1%)가 뒤를 이었다.
보수진영 두 후보가 진보진영 단일후보를 크게 따돌리고 1,2위를 기록했지만, '모름-무응답'이 53.0%에 달해 실제 '표심'을 가늠하기 어렵다는 지적이다. 아직 선거전이 달아오르지 않은데다 지방자치단체장에 비해 상대적으로 관심이 떨어지는 교육감 선거의 속성상 '인지도=지지율'이 되는 현상이 나타난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분석했다.
동아일보-R&R 조사(유·무선전화 임의번호걸기, 13일 유선전화 RDD. 만19세 이상 성인 700명씩 조사. 95%신뢰수준 오차범위±3.7%p)에서는 문용린 교육감이 21.2%로 선두를 차지했고, 고승덕 변호사(19.9%)와 조희연 교수(6.0%)가 뒤를 이었다.
교육감 선거 코 앞인데 '모름 무응답' 50% 넘어…'깜깜이 선거' 우려
한국일보가 코리아리서치에 의뢰해 13일부터 이틀간 실시한 여론조사(전화면접조사 방식. 만19세 이상 성인. 서울지역 704명, 경기지역 703명. 95%신뢰수준에 오차범위±%3.7%p)에서는 고 변호사가 29.9%로 1위를 기록했고, 문 교육감은 17.6%, 조 교수는 8.3%를 얻었다.
경기교육감 선거에는 보수진영 후보 7명이 난립한 가운데 진보진영 단일 후보인 이재정 전 통일부장관이 12.1%로 앞서 갔고, 최준영 전 한국산업기술대 총장(11.0%)이 뒤를 이었다. 이 역시 '모름-무응답' 비율이 39.8%에 달해 향후 후보단일화 결과 등에 따라 판세가 요동칠 것으로 예상된다.
아울러 위클리오늘과 폴리시앤리서치가 지난 12일부터 이틀간 경기도 성인남여 15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유선전화 면접방식. 표본오차 95% 신뢰수준에 오차범위±2.53%p) 여론조사에서 보수진영 경기교육감 후보 가운데 조전혁 명지대 교수가 가장 경쟁력이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조 교수는 57.9%로 압도적인 1위를 기록했고, 김광래 경기도의회 교육위원(20.8%), 최준영 전 한국산업기술대 총장(9.9%)이 뒤를 이었다.
'진보진영 이재정 후보와의 양자대결에서 누가 가장경쟁력 있다고 여기느냐'는 질문에 대해서도 응답자의 55.1%가 조 교수를 꼽았고, 김 후보는 23.6%, 최 후보는 12.0%, 석 후보는 9.3%를 기록했다.
이에 따라 '교육 대통령'을 뽑는 선거가 유권자들의 무관심으로 투표율이 극히 저조해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후보 개인에 대한 인지도는 물론 교육감 선거 자체에 대한 유권자들의 관심이 낮아 자칫 ‘로또 교육감선거’가 재현될 것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후보자의 당락 역시 투표율이 결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문가들은 전망했다. 통상 투표율이 낮으면 조직력이 우세한 진보 단일후보가 유리하지만, 투표율이 높으면 막판 세 결집에 강한 보수후보가 유리하다는 것이 '교육감선거 공식'이다.
교육계 관계자는 "교육감 선거는 투표일이 더 가까워져야 윤곽이 드러날 것"이라며 "유권자들은 아직까지 후보자에 대한 기본 정보도 모르겠지만, 유세가 시작되면 판단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정책 공약대결이 아닌 좌우 이념대결 구도로만 보면 안된다"고 덧붙였다.
©(주) 데일리안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