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개 낀 충청권 '한치 앞이 안보인다' 혼전에 혼전
대전 박성효 충남 안희정 앞서지만 '안심 못해'
충북과 세종은 "투표함 뚜껑 열어봐야..."
6.4 지방선거를 2주 앞두고 충청권 표심이 요동치고 있다.
대전에서는 박성효 새누리당 후보, 충남에서는 안희정 새정치민주연합 후보가 독주 양상을 보이는 가운데, 충북과 세종에서는 한치 앞도 내다볼 수 없는 혼전이 이어지고 있다.
KBS, MBC, SBS 등 방송 3사가 지난 17부터 사흘간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충북에서는 윤진식 새누리당 후보(33.0%)와 이시종 새정치연합 후보(39.1%)가, 세종에서는 유한식 새누리당 후보(39.6%)와 이춘희 새정치연합 후보(40.1%)가 각각 6.1%p, 0.5%p 차 접전을 벌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대전에서는 박성효 후보(45.0%)가 권선택 새정치연합 후보(22.7%)를 22.3%p 차로, 충남에서는 안희정 후보(45.3%)가 정진석 새누리당 후보(30.4%)를 14.9%p 차로 각각 앞섰다.
이번 여론조사는 방송 3사가 의뢰해 리서치앤리서치(대전), TNS코리아(충북), 밀워드브라운미디어리서치(충남·세종)가 조사를 맡았다.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대전·충남·세종 각 ±3.5%p, 충북 ±3.4%p였으며, 조사는 대전·충남·세종 각 802명, 충북 815명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충청에서 승리한 정당이 선거에서도 승리…민심의 '바로미터'
충청권 표심은 과거부터 선거의 ‘바로미터’로 불렸다. 최근 들어서는 충청에서 승리하는 정당이 선거에서 이긴다는 말이 나올 정도로, 정국의 조정자 역할을 톡톡히 해왔다. 국토의 중심이라는 지리적 특성도 있지만, 전통적으로 충청은 특정 정당보다 정치적 성향과 인물에 따라 투표하는 성향이 강하기 때문이다.
과거 충청권은 보수정당의 텃밭이었다. 김종필 전 총재가 창당했던 자유민주연합의 뿌리이기도 한 충청권은 자민련이 한나라당에 통합된 뒤에는 이회창 전 총재의 자유선진당을 지지했다.
그렇다고 모든 선거 결과가 일치하지는 않는다. 2010년 지방선거에서 충북과 충남은 민주당 후보를, 대전은 무소속 후보를 각각 택했다. 기초단체장 선거에서는 한나라당이 8개, 민주당이 9개, 선진당이 14개 지역에서 각각 승리를 거뒀다. 광역단체장 선거와 기초단체장 선거 결과가 전혀 다르게 나타난 것이다.
이후 2012년 19대 국회의원 총선거에서는 충청권 18개 의석 가운데 새누리당이 9곳에서, 자유선진당이 3곳에서 승리를 거뒀고, 18대 대통령 선거에서도 박근혜 당시 새누리당 후보가 문재인 민주통합당 후보를 광역단체별로 0.3~13.9%p 차로 앞섰다.
주목할 점은 충청권에서 승리한 정당과 전국단위에서 승리한 정당이 일치한다는 사실이다. 한나라당과 민주당이 접전을 벌였던 2010년 지방선거 때에는 여야가 광역단체장과 기조단체장을 고르게 나눠가졌으며, 2012년 총선과 대선 때에는 충청권에서 앞섰던 새누리당이 승리를 가져갔다.
이 때문에 이번 지방선거에서도 충청권의 표심에 따라 승자가 갈릴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세종, 오차범위 내 초박빙…18대 대선 땐 세종 득표율과 전국 득표율 일치
충청권에서도 가장 전망이 불투명한 곳은 지난 2012년 7월 17번째 광역자치단체로 출범한 세종특별자치시다.
세종에서는 19대 총선과 18대 대선 때 누가 당선돼도 이상하지 않을 만큼 치열한 접전이 전개됐다. 특히 18대 대선에서 세종의 표심은 여야 후보의 대선 득표율과 거의 일치했다. 당시 박 후보는 세종에서 51.9%(전국 51.6%)를 얻어 47.6%(전국 48.0%)를 득표한 문 후보를 4.3%p(전국 3.6%p) 차로 눌렀다.
이번 지방선거에서도 세종시장 선거는 한치 앞도 분간하기 어려울 만큼 혼전으로 흘러가고 있다.
대전일보와 리얼미터가 지난달 5일부터 이틀간 실시한 여론조사(표본오차 95% 신뢰수준에 ±4.4%p)에서 유 후보(48.1%)는 이 후보(40.5%)와 오차범위 내 접전을 벌였으며, 대전 KBS와 한국갤럽이 지난 9일과 10일 실시한 조사(표본오차 95% 신뢰수준에 ±4.4%p)서도 40.7%대 36.3%로 비슷한 양상을 보였다.
또 중도일보와 리얼미터가 지난 14일부터 이틀간 실시한 조사(표본오차 95% 신뢰수준에 ±4.4%p)에서는 유 후보가 44.6%, 이 후보가 48.6%의 지지율을 각각 기록했다.
후보간 지지율 격차는 조사기관에 따라 4.0%p에서 7.6%p까지 차이를 보였지만, 오차범위를 벗어나지는 않았다는 점에서 향후 치러질 본선에서도 득표율 차 5%p 안팎의 치열한 접전이 전개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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